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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모어 타임, 라오스에서 여름을! -규문의 라오스 바캉스(1)

작성자
규문
작성일
2018-09-29 15:56
조회
316
명절 준비로 한창이셨을 지난 주, 규문 식구들은 라오스로 늦은 바캉스를 다녀 왔습니다.
규문에서 공부하는 7인의 멤버와 특별 멤버 (알고 보니 공주였던) 강평 삼촌, 이렇게 여덟이 함께 한 여행이었죠.
수도 비엔티안을 기점으로, 루앙프라방->방비엥->다시 비엔티엔으로 이어진 여정이었습니다.

라오스는 별다른 유적도 없고, 물가는 한없이 싸고, 길은 오로지 비포장 원 웨이뿐인, 그런 곳이었습니다.
사람 사는 곳이 어디나 그렇듯, 사람이 있고 시장이 있고 뛰노는 아이들이 있는,
그리고 흔치 않게도, 주인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알 수 없는 소와 닭과 개들이 어슬렁거리는,
게다가 한 도로에 자전거와 오토바이와 밴과 뚝뚝(택시)이 함께 질주하는.
시간이 아주 이상하게 흘러가는 라오스에서 자고 먹고 걷고 웃다가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이 때늦은 바캉스를 물심양면 지원해주신 분들과 한없는 부러움으로 저희를 바라보시던 분들을 위해, 사진 몇 장 투척합니다.

1. 루앙프라방에서의 소요

역사가 얼마 안 되는(따라서 유적도 얼마 없는) 라오스에서 루앙프라방은 단연 최고의 도시입니다.
아담하고 고즈넉하지요.
밤에 도착해서 아침 비행기로 루앙프라방에 도착한 규문 일당은 짐을 풀자마자 꽝시폭포로 달려갑니다.
많은 비로 물이 꽤 불어난 꽝시폭포에서, 민호를 비롯한 규문 청년들은 물놀이에 여념이 없습니다.


보이시죠? 왼쪽부터 민호, 혜원, 황지, 규창, 건화입니다. 실제는 보이는 것보다 깊지 않습니다.^^


 
물에 들어가기 직전, 큰그림을 브리핑하는 민호와 청년들. 그리고 단체 입수.



꽝시폭포 입구에는 곰이 있습니다. 밀렵꾼들에게서 구출한 곰이라고 합니다.
커다란 조형물로 만들어진 곰님을 배경으로 단체컷!


꽝시폭포의 남주는 단연 민호였습니다. 연구실에서는 눈을 씻고 찾을래야 찾을 수 없었던 민호의 능동성을 여기, 꽝시폭포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아놔...


꽝시폭포 상류에서 발견된 요정 건화. 이번 여행에서 건화는 '포토제닉한' 청년으로 재발견됩니다. 아래 사진을 보실까요?


루앙프라방 숙소에서 태국왕자로 분한 건화와 퇴폐미를 한껏 발산 중인 규창-민호 커플.

보면 볼수록... 더럽네요.
더럽혀진 눈을 정화하는 차원에서 다음 컷으로 점프합니다.


다음날 새벽, 탁발의식을 위해 밥을 사들고 거리에 늘어 앉은 모습입니다.
부처님은 참 대단하십니다.
탁발이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비생산적 행위를 통해 마을 전체를 먹여 살리고 계시니까요.
루앙프라방 전체가 부처님의 덕으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탁발을 마치고 찾은 식당. 마늘 프레이크를 듬뿍 얹은 이 국수는 여행 중 최고의 음식으로 선정되기에 이릅니다.
국수를 다 먹고 남은 국물에 말린 누룽지를 넣으면 흡사 누룽지탕처럼 되지요.
골목길을 걷다 보면 아래처럼 누룽지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루앙프라방을 가로지르는 남칸 강입니다. 전날 몽족 야시장에서 구매한 핫 아이템 '코끼리 바지'를 입고 있군요.


루앙프라방 최고의 명소인 왓씨엥통 사원입니다. '황금 도시의 사원'이라는 뜻의 이 사원은 16세기에 지어졌다는데, 라오스의 유적 대부분이 그렇듯 친절한 설명이 없습니다. 보존 상태도 그닥 좋지 않고요. 그 와중에 이 사원은 보존상태가 아주 좋고, 크지 않지만 아름답습니다. 남방 불교유적의 소소한 화려함이 살아 있지요.


사원의 메인 건물(말하자면 '법당')과 유리조각 장식이 아로새겨진 사원 여기저기에서, 자연스럽게 인위적인 단체컷!


일몰이 아름답다는 푸시산에서 내려다본 루앙프라방 전경입니다.


표정들이 살아 있죠? 그러나... 모두들 땀을 한 바가지씩 흘리고 더워 죽기 일보 직전입니다. 특히 더위에 취약하신 (알고보니 공주인) 강평 삼촌은 저 날 이후로 정신을 못 차리게 됩니다. 그 더운 여름도 모자라 여기까지 와서 더위 체험이라니... 행복해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ㅋㅋ


푸시산에서 내려와 저녁을 무지막지하게 먹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바로 옆 골목에 있는 먹자골목으로 향합니다.
만 오천 낍(이천원 정도?)을 내고 담을 수 있을 만큼 퍼담아 먹는 일명 '만낍식당'에서 라오맥주와 각종 안주를 흡입하게 되지요.
새벽엔 탁발 의식, 저녁엔 처묵처묵.
두서도 없고 생각도 없고... 우리의 여행이 우리의 일상입니다.

왓씨엥통 사원과 루앙프라방 시내를 소요하고 난 규문 일당은 루앙프라방을 떠나 방비엥으로 향하게 됩니다.
방비엥과 마지막날 비엔티안에서의 소요는 2탄에서 계속됩니다.
전체 4

  • 2018-09-29 18:41
    거나는 낯설고도 신비로운 표정. 퍼하핫! ^^

  • 2018-09-29 20:43
    푸시산의 계단들... 영화 쿵푸팬더에 나오는 명대사가 있었죠. "나의 오랜 적, 계단." 크~ 진정한 고수로 거듭나기 위해선 끝없는 계단을 올라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ㅋㅋㅋ
    푸시산 정상 사진이 멋진 것 같아요. 한쪽은 어둡고, 다른쪽은 밝은 게 뭔가 있어 보입니다. 사진을 보니 그때 그 더위가 또 그리워지네요. ㅎ

  • 2018-09-29 21:19
    민호의 능동성ㅋㅋㅋ건화의 표정도 아주 생기가 넘치네요ㅎㅎ 배경이 돋보이는 인물사진 잘 봤습니다~~^^

  • 2018-09-29 22:02
    민호, 물을 향해 뛰어내리는게 밀림의 야수가 따로 옶구만 ㅋ 건화는 태국 왕자가 딱이고, 강평옹주께서는 답지 않게 조신해 보이시는 게 왜이리 낯선지~~~!!!
    참, 혜원이도 저기에 있었구만. 난 규문에서 콩쥐처럼 밑빠진 독에 물 붓고 있는 줄 알았지 ㅋ 재미난 사진 더 올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