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절탁] 수업후기

작성자
수영
작성일
2015-08-01 15:58
조회
779

 

흥미로운 질문도 많고, 생각할 것들도 많았습니다.... 아래는 고냥 생각나는 것들을 주저리주저리......^.^/

래미샘과 쿤우샘 합류로 토론도 활기가 더 생겼습니다. 래미샘은 청소년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서, 니체가 말하는 '야생성'을 지금의 청소년들의 이모저모와 관련해 풀어보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쿤우샘은 예술에 대한 갈증(!)을 밝히면서 니체를 통해 예술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다고- 앞으로 어떤 식으로 생각이 전개될지 여로모로 기대됩니다-!

  

니체를 읽는다는 것, 뿐만 아니라 하나의 텍스트를 읽고, 그것을 떠난다는 것은 뭘까. ‘니체씨를 떠나라’고 했는데, 우리는 어째서 하나의 텍스트도 제대로 떠나지 못하는 것일까. 이런 질문들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리송하지만 니체보다 강한 힘의지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니체를 떠날 수 없을 것이라고요.
하나의 텍스트를 읽고, 하나의 사유가 시작되는 것은 일종의 폭력적인 경험이라 합니다. 기존의 사유가 깨지고, 기존의 방식이 의문에 붙여지는 경험들인 것이겠지요. 사유는 자연스럽게, 자발적으로 시작되지 않는다고! 이와 같은 사유란 대체 뭘까요... 어쨌든 하나의 폭력으로서 니체가 다가오지 않는 이상 우리에게 니체는 또 하나의 알음알이로 남게 될 것입니다.
채운샘은 니체 텍스트야 말로 한 사람의 인생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이 맥락에서 말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이런 점에서 보자면 우리는 니체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미궁이고, 무궁무진한 것으로서 한 사람을 우리가 ‘이것이다’라며 완전하게 표상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요. 하지만 바로 이 점에서 니체 읽기의 어려움과 즐거움, 또 니체를 만나는 길이자 떠날 수 있는 길이 생기는 것은 아닐.....지?! 나에게 미궁이자 때로는 광인처럼 다가오는 누군가를 맞이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어떤 능력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결국 매번 실패할 자유, 내가 믿던 것이 완전한 것이 아님을 맞닥뜨리는 힘인 것 같습니다. 몰락을 경험하며, 또 다시 우상을 만들지 않을 수 있을지, 매번의 붕괴를 겪으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인지, 이런 이야기들을 했는데요. 어쩌면 다른 것이 아니라 이 실패의 위험을 감수할 자유, 이런 것이 니체가 말하는 긍정인 것일까... 싶기도요.=.=
이 날 수업에서 채운샘이 말한 ‘배움’이나 ‘사유’의 이미지는 굉장히 위험스러운 것이었습니다. 극도의 고통을 동반하지 않을 수 없으며, 어찌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는 것. 우리의 공부가 지지부진하다면 어쩌면 충분히 무너질 힘이 없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또 한편.... 강하게 그런 것이라면 안배우고 살면 안되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예술' (19, 20, 24번 글 관련)


‘아름답다’는 것은 뭘까요. “‘아름다움 그 자체’는 단지 말에 불과하며, 개념도 되지 못한다.”(p.157)고 니체는 말합니다. 무엇인가가 진짜 아름다워서 ‘아름답다’고 여기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무언가 ‘아름답다’라 느끼는 것은 자기 나아가 인간 종의 어떤 힘의 느낌에 기반합니다. 엄밀하게는 힘의 상승의 느낌이라고. 힘의 상승 속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면, 반대로 퇴화와 쇠퇴, 위험과 무력을 상기시키는 것을 우리는 ‘추하다’는 판단합니다.
예술은 추한 것을 다루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술이 추한 것을 다룰 때, 이는 ‘그것은 추하다!’는 것을 다시 말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예술은 삶의 수없이 많은 추한 것, 강한 것, 의문시되는 것도 역시 등장시킨다-이렇게 해서 예술은 삶 대문에 괴로워하는 것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닌가?”(162) 아닙니다. 오히려 예술 - 적어도 니체가 24번 글(p.161)에서 말하는 비극적 예술가는 삶에서 제거되어야 할 상태로 혹은 그 자체 비극적인 것으로 ‘추한 것’을 말하려는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가 보여주는 것은 다름 아닌 끔찍한 것과 의문스러운 것 앞에서의 공포 없는 상태가 아닌가? - 그 상태 자체가 지극히 소망할 만한 것이다:”(p.163) 삶이라는 데서 눈돌리지 않는 것, 미/추의 극단에서 그것이 결국 삶에서 대립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간파하는 데까지 이르는 것, 그것이 예술가의 안목인 것 같았습니다.

  

끝으로, '사건'


“내 자유 개념. - 한 사태의 가치는 가끔은 그 사태에 의해 달성되는 것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사태로 인해 지불되는 것에 의해, 그 사태가 우리에게 치르게 하는 값에 의해 그 가치가 결정된다.”

수업 때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었는데, 인상적이었으나 쉽게 이해되지는 않았습니다. 새롭게 알고 배우고하는 것은 결국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고수하고 있던 것이나 자신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 누리고 있었던 것들이 와해되는 경험들 속에서 우리는 무엇인가를 하나 새로 배우게 되는 것이고 결국 그 경험들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우리에게 자유인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음, 고냥 구절을 같이 읽고 음미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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