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n

11.21 공지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6-11-17 15:34
조회
320
지난 시간에는 처음으로 <인도철학사>를 읽고 함께 만났습니다.
저도 모르게 재미난 인도 신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지, 아니면 철학'사'가 아니라 철학서라 생각했던지, 초반에 좀 헤맸었어요. 그런데 와보니 다른 분들도...풋.

아무튼 이번에 읽은 1장 서론과 2장에서 주되게 하고 있는 이야기 중 하나는 거의 천 년 간 형성되어 온 베다 안에서 보여지는 인도 철학의  변천사입니다.
자연 숭배에서 시작해 신인동형에 기반한 신의 창조, 그리고 단일신교로의 움직임, 끝으로 장대한 일원론적 사유로 이어지는 긴 이행기가 소개되고 있지요.
사실 이는 전세계 모든 문화가 밟는 단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자연에 둘러싸여 어리둥절해 있었던 초기 인류의 이미지를 그려보는 건 우리에게도 어렵지 않지요.
하지만 인도 철학의 고유함도 분명 존재하는데, 채운쌤은 이를 설명하는 단어로 '영성'이라는 개념에 주목하셨죠.
2부 말미에 가면 라다크리슈난이 인도 사상에 대해 철학과 종교의 만남을 그 특징으로 드는데, 이것이 영성에 대한 설명이 되겠습니다.
몇 년 전 읽었던 백민석의 단편소설이 문득 떠올랐어요. 수많은 신들이 사는 나라, 하다 못해 혀 끝에 물고 있는 담배도 신이 되는 나라. 한편에는 역사를 초월해 흐르는 갠지스 강이 흐르고, 그에 바로 면해 인도의 역사를 상기시키는 오래된 건물과 현대식 싸구려 건물들이 층층이 쌓여 있는 나라.
오래 전에 본 어떤 다큐에서 본 갠지스 강은 바로 옆에는 화장 중인 시체를 두고 또 다른 편에 목욕하고 물 마시는 사람들을 품고 있는 장소였지요.
그때 느낀 으스스함은 아마도 살아 있는 것과 죽는 것, 시간의 바깥과 당장의 역사가 이렇게 맞물려 있다는 데에서 느낀 멀미가 아니었나 합니다.
채운쌤은 바로 이게 인도래요. 사람들이 세속을 떠나 수행하는 게 아니라 바로 집 옆의 강에서 종교적 체험을 하는 곳. 세속과 수행이 구분되지 않고, 종교적 체험과 철학적 탐구가 나뉘지 않는 곳.
여기서는 종교적 경험이 철학적인 것과 이분법적으로 구분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종교적 행위로 간주되는 명상은 인도인에게 있어 철학의 일부이며, 실상 그들에게 철학이란 마음의 전환을 가져오는 것에 다름 아니랍니다.(서론에서 소개된 샹카라의 <베단타 수트라>)
이를 표현하는 단어가 '영성'이래요. 인도는 한 마디로 영성의 나라입니다. 고행과 기도가 철학적 사유와 직결되는 곳.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직접 가서 온몸으로 영성을 느끼고 오소소 소름 돋는 경험을 해보고 싶지만... 음... ^^;

한 가지만 더 상기해보자면... 베다철학이 일원적 관념론이라는 이야기를 저자는 몇 번이고 반복하는데, 이때 그가 말하는 '궁극적 실재'가 어떤 것일지에 대해 앞으로 우리 각자가 좀 이리저리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저자에 의하면 베다 사상에서 관건은 내가 나로 그치지 않고 우주로 나아가는 것이랍니다. 이 말만 보자면 내가 나아가 합치되어야 할 어떤 것이 분명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우주라는 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것을 다르게 이해할 수도 있겠지요.
베다에서 말하는 '궁극적 실재'란 대체 무엇? 베다에서 '나'는 어떻게 간주되는지? '영성'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앞으로 물어야 할 게 아주 많네요 ^^ 책을 읽으며, 발제하며, 수업을 들으며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특히 불교 공부를 해오신 분들은 불교 사상과 연관지어 보면 아주 좋겠지요.

자, 다음 주는 3장부터 4장 9절까지 읽고 만납니다.
발제는 김호정 선생님과 우선이, 그리고 하동쌤께서 맡아주셨네요. 잘 부탁드려요.
발제를 맡지 않은 분들도 모두 각자 질문 준비해오시는 것 잊지 마시고요.
간식은 은하쌤께서 맡아주셨습니다.
이번 주 수업 후기는 현옥쌤이시죠. 어서 올려주시길~

자,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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