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6월의 선물목록

작성자
김훈
작성일
2021-07-02 10:08
조회
350

<6월의 선물목록>


6월의 연구실 내 작은 변화를 하나 꼽으라면 퇴근 후, ‘꼬박꼬박’ 월수금에 공부하러 오시는 재복샘의 등장이겠죠.
직장이 일산, 집이 파주인 것을 감안하면 쉽지 않는 일임에도 말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 저는 재복샘과 부쩍 친해져서,
재복샘이 자신을 일컬어 '불통'이라며 연신 내뱉는 소리에 저도 '공감능력이 없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농을 쳤더랬습니다.
그리고 이래저래 살아온 이야기로 수다를 떨다보니 재복샘이나 나나 이십대에 IMF의 겪고 '나를 찾으라'는 책들이 즐비했던
서점의 베스트셀러를 기웃거렸던 세대였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를 찾으라는 책의 코너 옆으로 공감능력에 관한 책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지요. 한편 돌이켜 보면, 저는 그 베스트셀러들의 제목처럼 나를 찾고자 여행을 다녔고 공감능력을 없다며 그것을
얻으려고 애썼습니다. 정말 근본적인 문제는 나만을 생각하는 습에 있었음에도 엄한 것을 쫓아 정처 없이 살아왔던 셈이죠.


요즘 재복샘이 공부하러 와서 주역의 괘를 외우고 연구실 사람과 관계하면서 자신의 불통을 고치고자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동병상련이랄까요.' 저 또한 선물목록 작성에 일정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저의 불통을 고치는 중이었습니다. 샘들이 보내주시는
선물들이 연구실에 어떻게 쓰여지는지를 이해하게 되고 어떤 마음들로 오가는지를 마음속에 그려 보면서, 제 자신에게 골몰했던
습성을 조금은 벗어나 공동체 감각을 익혀가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도 많은 선물들을 보내주셨네요. 각각의 보내주시는 선물들을 작성하다보면 무엇하나 연구실에 대한 샘들의 각별한
애정이 느껴지지 않은 것이 없었답니다. 그와 같은 것을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내심 아쉬웠습니다. ^^



태미샘께서 6월의 첫 번째 선물로 커피원두를 선물로 주셨네요. 케냐.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3종류의 신맛, 탄맛, 단맛 등
골라 먹을 수 있는 원두였습니다. 마침 연구실에서 원두 그라인더와 핸드드립 기구들이 있었던 터라, 날이 더워져 낮에
꾸벅꾸벅 졸 때 커피한잔 내려서 마시는 호사를 즐기고 있답니다. 커피 한잔 마시고 싶은 샘들이 이 더운 날씨에 밖으로
나가지 않고 고급 진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었네요.~^^



명리학의 효신샘께서 세미나 하러 오시면서 냉면그릇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연구실에 냉면기 같은 큰 그릇이 없다며
세심하게 챙겨주셨네요. 그러지 않아도 나물이나 반찬거리가 많은 날은 비빔밥처럼 비벼먹는 샘들이 곧잘 있었는데,
큰 그릇이 생겨서 딱 안성맞춤입니다.~^^



문탁의 차명식 선생님께서 쓰신 <68혁명>의 북 토크를 하러 오시면서 더치커피, 천연비누, 벌레 기피제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더치커피와 천연비누는 너무 인기가 좋아서 금방 동나고요. 요즘 부쩍 늘어난 모기를 퇴치하기 위해 기피제가 유용하게 쓰이고
있답니다. 이 날 북 토크는 줌으로 20명 가까이 연구실에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이 참여한 가운데 2시간 동안 알지 못했던
68혁명의 관련된 이야기들을 배울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채운샘의 지인께서 제주산 애플망고를 선물로 보내주셨습니다. 깎아서 먹어보니 복숭아 같이 속살이 노란 것이 어마어마한
당도가 느껴지더군요. 비싼 과일로 알고 있었는데 역시나 였습니다. 식 후에 디저트로는 이만한 호사가 없었습니다.~^^



니체의 은옥샘께서 몇 달 전에 제주도 여행 중 갈치를 보내주셔서 맛있게 먹었더랬는데, 민호샘의 말에 의하면 제주도 가신 것도
아님에도 갈치를 선물로 보내주셨다는, 아무래도 니체팀 반장인 민호샘이 너무 맛있다고 보낸 갈치 먹방 인증샷의 효과가~!!
다들 대박 맛있겠다며 연구실 생선구이 장인 민호샘이 실력발휘를 해서 맛있게들 먹었답니다.^^



불교와 글쓰기의 미영샘께서 열무와 배추김치를 선물로 보내주셨습니다. 며칠 전에 주방에서 혜원샘에서 혹시
'김치 필요하지 않냐'라고 물어봐주시더니, 이렇게 마음을 내어주셨네요. 때마침 김치가 거의 떨어졌던 지라
얼마나 감사한 선물이었는지 모릅니다. ^^



요즘 퇴근 후 평일 월수금에 공부하러 오시는, 주역에 재복샘께서 수박을 선물로 들고 오셨네요. 그리고 요즘 주말에는
주역팀 달달 지옥을 마치시면 연구실 식구들과 축구를 즐기신 답니다. 그러면 밝게 웃으시며 "와~이거, 유럽파 리그인데요."
라며 과장된 농담으로 사람들을 빵 터지게 만드시고요. 음식 만들 때는 '뭐 할 거 없냐며', 도와주시기도 합니다.
이렇듯 규문에서 자주 뵐 수 있어 다들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특히 축구를 좋아하는 연구실 청년들이...^^



정아샘께서 나들이 세미나를 하시러 오시면서 맛 나는 김을 선물로 주셨네요. 마침 밥반찬으로 김이 없던 차에
‘딱’이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대망의 화요일에 영어&영성 세미나가 시작되면 튜터인 정아샘을 자주 뵐 수 있겠네요.^^



난희샘께서 이번에도 울릉도의 부지갱이와 곰취 장아찌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매번 울릉도 산 나물을 연구실에 공수해주시는
덕에 밥반찬이 풍성해지네요. 얼마 전에는 가을이 되면 울릉도 산 더덕이 최고라며 반찬으로 가져다 주신다기에 침이 꼴깍!
그 날이 오면 정말 입이 호사를 누리겠구나. 라고 상상해봤습니다. ^^



성역 세미나의 미현샘께서 손세정제와 핸드타올를 선물로 주셨네요.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다보면 손이 젖거나
더러워지는 경우가 많은데, 세심히 챙겨주신 선물~ 연구실 한 켠에 두고 설거지나 음식 조리 후
손을 닦는데 잘 쓰고 있습니다. ^^



부천팀 현숙샘께서 채운샘의 호출을 받으시고 먼 길 발걸음을 하셔서 수박과 마스크를 선물로 주셨네요. 수박은 시원하게
먹으라고 직접 일일이 화채로 잘라서 케이스에 넣어주셨답니다. 조만간 부천에 집을 팔고 목포로 내려가신다고 하시니,
자주 못 뵐 것 같아 많이 아쉬웠습니다. 작년에는 일주일 한 번씩 비기너스 세미나를 통해 뵈었는데 말이죠. ^^



민호샘이 친형 결혼식에 다녀오면서 아버님께서 주셨다면서 꿀과 와인을 선물로 들고 오셨네요. 마치 구운 떡이 있어
꿀 발라 먹었더니 정말 맛있더군요. 그리고 형 결혼식이 어땠냐고 채운샘이 묻자 결혼식 장면들이 담긴 동영상을 보여드리고
그 때의 감정들과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는 민호샘의 표정이 뭔가 즐거워보였습니다.  ~^^



니체의 경희샘께서 이번에도 어김없이 계란을 선물로 보내 주셨네요. 매달 꾸준히 보내주시는지라
경희샘의 계란이 냉장고 상단을 채우고 있는 동안에는 뭔가 냉장고가 그득해진 느낌이랍니다. ^^



주역팀의 호진샘께서 박대를 보내주셨네요. '박대'라는 바다 생선은 처음이라 너무 낯설어서 어찌 해먹나 알아봤더니,
바싹 구워서 먹는 거라 그러더군요. 역시나 이번에도 생선구이 장인 민호샘이 등장~!! 실력 발휘를 해서 저녁에
나들이 세미나 샘들과 연구실 식구들이 맛있게 먹었답니다. ~^^



미영샘께서 명리학 세미나를 하러 오시는 날 수세미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알록달록한 수세미가 어찌나
귀엽던지요. 두고두고 쓸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주역의 재복샘께서 바로 전날 주방에서 후추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선 잊지 않고 있다가 공부하러 오시면서
'짜잔'하고 주방 식탁에 올려놓으셨네요. 사달라는 소리를 한 적이 없는데, 세심하게 챙겨서 사가지고 오셨을
그 마음을 생각을 하니 감사했습니다. ~^^



나들이 세미나의 영님샘께서 직접 기르신 각종 야채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저번 달에도 가져다 주셔서 쌈이나
겉 저리를 해서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이번 달에도 식탁에 주신 야채가 올리니 얼마나 풍성하게 보이는지요.^^



전 니체팀 조율샘께서 매번 보내주시던 호두강정 대신 이번에는 신제품인 ‘메이플 너츠’를 보내주셨네요. 개봉해서
주말 세미나 간식으로 풀었더니 맛있다고 인기가~!! 금방 동이 나버렸답니다. 그야말로 손이가요. 손이가~
메이플 너츠였습니다. ^^



니체팀의 인영샘께서 보리굴비와 제주산 고등어를 한가득 선물로 주셔서 행복하게도 냉동실이 꽈~악 찼네요.
두고두고 밥반찬으로 식탁이 더욱 풍성하게 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집니다. 인영샘께서
"굴비는 렌지에 돌려서 바로 먹어도 되요."라고 말씀해주시던 기억이 나네요.~^^



성역의 경혜샘께서 오이소박이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사실 바로 전날 재복샘이 점심에 한 부추전을 먹고는
맛있다며 즉흥적으로 "오이소박이 보내줄까요?"하고 말씀하셨는데, 바로 다음날 부천으로 일리치 세미나 진행을 하러 간
건화샘에게 들려 보내주셨네요. 매번 경혜샘이 손수 만들어서 보내주시는 반찬들은 그 정성이,
그 맛을 보면 심상치 않다는 것이 느낍니다.~^^



감이당 이향원샘의 회갑떡이라며 채운샘께서 연구실에 선물로 들고 오셨네요. 마침 제가 영주에 내려가 있었던 터라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비닐에 곱게 씌워진 비주얼만 얼마나 맛있을지. 그리고 그 안에 터져서 입안에 씹힐 앙꼬 맛이
어떨지 상상이 갔습니다~^^



성역 세미나에 장청샘께서 감사하게도 콩자반을 선물로 주셨네요. 콩자반이라면 제가 작년에 집에서 해왔던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반찬이었습니다. 제가 영주에서 감자 캐고 있었던 터라, 주신 반찬은 바로
그 자리에서 먹어봐야 정말 맛있는데 말입니다.~^^



성역의 미현샘께서 갈근과 갈근피 그리고 보이차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날그날 차를 끓여주는 민호샘의 솜씨로
쓰여 질 귀한 차의 재료들이 되겠네요. 샘들이 보내주시는 이런 선물들 하나하나가 연구실 곳곳에 놓여서 쓰여 진다는
생각을 하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민호샘 아버지께서 감자를 선물로 보내주셨습니다. 얼마 전 하지였는데, 딱 하지 햇감자네요. 정말 맛있을 것 같이
동글동글 야무지게 생겼습니다. 사실 제가 영주에서 가져온 감자 한 박스와 정옥샘께서 가져온 한 박스해서 총 감자가 3박스로
연구실에 감자 풍년이~!! ㅎ 그래서 매일 같이 감자가 들어간 요리와 찐 감자 간식이 빠지지가 않네요. 혜원샘 왈
"아. 이제 감자 지겨워"라며 농을 하는 중에도 어떻게 하면 감자를 맛있게 소비할 수 있을까 궁리중입니다.~^^



태미샘께서 선물로 주신 굴비를 당일 바로 구워서 반찬으로 짜잔~!! 정말 비주얼 100점인 저것은, 아마도 규문의
생선구이 장인 민호샘의 솜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제가 없던 중에 구워먹어서 다소 아쉬움이 남았지만 다들
맛있게들 먹었다니, 웃고 떠들며 저녁 식사자리가 얼마나 즐거웠을지 머릿속에 상상이 갔습니다.^^



주역의 재복샘께서 6월의 마지막 선물로 듬직하게 쌀 선물을 몸소 들고 오셔서 주방 탁자 위에 올려놓으시더군요.
요즘 퇴근 후 공부하러 오시면서 뭐라도 사들고 오시길래, '그냥 빈손으로 오셔도 되요.'라고 말씀드렸는데, 이렇게 선물을
감사하게도 주시면서 "제가 안 나오는 날은 이 놈이 대신 할 겁니다."라고 설렁한 농담까지 하셔서 ‘씨익’ 웃었습니다.~^^


엊그제 연구실에서는 업체에 부탁해 에어콘 청소를 했는데, 기사분이 4시간에 걸쳐 정말 감탄할 정도로 완전 해체 후
깔끔히 청소를 해주셔서 에어콘에서 향긋한 냄새가 날 정도였답니다. 이제 샘들이 세미나 시간에 쾌적하게 공부를
하실 수 있겠네요. 그리고 장마철이 다가와 더 습해지고 더워질 연구실의 환경 개선 사업으로 선풍기도 몇 대 더 사기로
결정하고 다소 비싼 모기 퇴치제도 샀답니다. 다만 그 효과에는 의심이 가지만 말입니다. ㅎ


7월에는 연구실 내에 어떤 마음들이 오갈까요. 이번에는 주시는 선물 하나하나를 좀더 꼼꼼히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요즘엔 좀 밀려 썼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부하는 마음들이 풍성한 달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전체 2

  • 2021-07-04 09:47
    바다에서 온 것들이 넘치는 6월이었군요!
    지글지글 생선 굽는 일이 왜이리 설레는지... 그리고 재복샘과의 축구 역시 설렙니다
    벌써 신축년도 반이 갔고 또 더운 여름이 다가오니 이 음식들이 더 귀하게 느껴지네요 ㅎㅎ

  • 2021-07-06 20:29
    사진에서 슬슬 여름의 기운이 느껴지네요. 선물로 확인하는 계절! 늘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