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 후기

글정 시즌3 소설리뷰쓰기 1강 후기

작성자
유승연
작성일
2018-06-10 21:46
조회
167
글정 시즌3,

소설 리뷰쓰기 1강이 드디어 시작!!

글정 시즌2 서평쓰기가 마무리 되고 드디어 시즌3 소설 리뷰 쓰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시즌2 에서는 이반 일리치의 그림자 노동을 함께 읽으면서 8주 동안 수업을 했습니다. 각자 제출한 서평에 대해 서평 발표회에서 오선민 선생님의 개별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시즌3 시작 전에 채운샘께서 서평 총괄 피드백을 해주셨습니다.

서평총평 여전히 감을 못 잡고 있다!!

서평은 왜 쓰나? 여전히 감을 못 잡고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했던 글쓰기 방식에 젖어 있다. 서평은 한권의 책을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다. 나의 비평적 관점이 들어 있어야 한다. 비평적 관점은 비판하는 게 아니고 내가 다시 그 책을 재구축해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는 것이다.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를 몇 가지 포인트로 책을 소개해주는 것이 리뷰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서평을 쓸 때 공통적으로 주의할 사항을 설명하셨다.

1. 모든 글에는 독자가 있다.

우리가 글을 쓸 때 청소년인지, 30대인지, 40대인지, 여성인지, 기혼자인지 등 누가 내 애기를 듣는가가 중요하다. 나는 누구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가. 글쓰는 이의 포지션을 정하라! 독자가 없는 글은 없다.

2. 참고문헌은 왜 필요한가?

글정에서도 수업시간에 참고문헌을 찾고 읽으면서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다. 참고문헌은 배경이다. 책을 입체적으로 읽기 위해 참고문헌이 필요하다. 무조건 참고문헌을 밖에서 가져와 찾아서 읽으라는 것이 아니다. 참고문헌의 지도를 만들 것!. 무슨 말이냐면 이반 일리치는 친절한 사람이다. 그림자 노동 안에서도 누구로부터 이 책을 쓰기 위해 영향을 받았는지 깨알같이 잘 정리가 되어 있다. 이반 일리치는 이런 문제를 가져오기 위해 어떤 사람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어떤 책을 독해했는지가 잘 나와 있다. 그림자 노동에 깃들여 있는 10권의 책을 만나게 되고 목록으로 정리해보고 그런 지도를 가지라는 것이다. 이반 일리치 한 사람을 만나서 이반 일리치가 만난 10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참고문헌을 다 읽으라는게 아니라 그것을 노트에 적어놓고, 찾아보고, 번역된 책이 있으면 이름이라도 써 놓고 하면 다음에 책을 다시 읽게 될 때 새롭게 읽힌다는 말씀이다. 체운샘은 처음 공부를 시작하셨을때 『앙띠 오이디푸스』가 읽기 어려웠는데  그 시절의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책일 읽는 태도에 대해 아주 아주 강조하면서 말씀해주셨다.

한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작가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살아오고 겪어온 그 여정까지 함께 겪고 느끼는 것이다. 한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책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를 독해하는 게 아니라 그 과정까지 함께 겪는 것이라고 했다.(이 부분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다.)

3. 책의 포인트를 집어라.

여기부터 내 해석이다. 어떤 지점을 강조할 건가. 어떤 이유로, 어떤 맥락에서? 이반 일리치가 강조하는 것은 표면적으로 반복하고 있거나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할 때 중요하게 보이는 것이 있다. 그게 나의 해석인 것이다. 근원적인 지점과 만나야 한다. 책 포인트를 잡는다는 것은 챕터와 챕터와 관계을 잘 읽어야 한다. 아무리 챕터를 잘 요약해도 인과가 없으면 무슨 말을 했는가를 나열해놓은 것일 뿐이다. 이 책의 구성이 어떤지 밖에서 볼 줄 알아야 한다. 메타적 독해방식으로 하나로 꿸 수 있어야 한다.

4. 글이 자기를 벗어나지 못한다.

글이 자신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담론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자신과 자기 삶의 조건을 투시할 수 있는 언어의 부재다. 그래서 흔히 리뷰를 쓰라면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가지고 와서 쓴다. 리뷰는 이 책을 안 읽는 사람에게 소개해주는 글이다. 왜 읽어야 하는가를 말하는 게 바로 내 관점이다. 큰 그림으로 보아야 한다.

5. 사유하지 않는다 함은 무엇인가?  - 자신의 인식에 대해 회의하지 않는 것, 인식의 지평에 안주하는 것이다.

이것이 드러나는 방식은 이분법적 순환으로, 즉 문제가  아니라 답을 찾는데 몰두하기 때문이다. 이 답에서 저 답으로, 사유에는 훈련이 다시 말해 시간과 열정이 필요하다고 강조, 강조 하셨다. 결국 자기 자신과 자기 삶에 대해 질문하는 능력이 생기지 않으면 글이 좋아질 리가 없다는 말씀. 글만 배워서 되는 게 아니란다. 어떤 식으로든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소설 리뷰는 어떻게 쓰는가

시즌 3에서는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을 함께 읽고 리뷰를 쓴다.

일정은

1주/ 인트로 강의 : 채운샘

2주/ 핵심장면 분석하기, 5장면 핵심장면 뽑아서 이를 중심으로 작품의 문제의식 구성하기

3주/ 캐릭터 분석하기

4주/ 강의- 텍스트와 컨텍스트(오선민), 〈한눈팔기〉

5주/ 리뷰 맥잡기 - 〈나의 개인주의〉 함께 읽기

6주/ 관련된 참고텍스트 찾고 내용정리 & 리뷰 목차 쓰기

7주/ 초고쓰기

8주/ 최종발표

계속되는 채운샘의 열강,

하루에 2시간 이상만 공부에 시간을 내라. 다 할 수 있다!!! 선생님은 소설이든 영화는 작품 리뷰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셨다.

(1) 예술작품을 비평한다는 것은?

예술이 왜 필요한가? 문학을 왜 읽는가? 감각적인 것의 생산을 위해!

스피노자 & 니체에게 있어서 하나의 신체가 갖는 역량이란 보다 많은 방식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이란 수동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개념적인 책은 읽겠는데 소설은 못 읽겠어!라든가. 나는 클래식은 듣겠는데 트로트는 못 듣겠어 등의 말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 받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말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듣고 보고 느끼는 역량을 강화하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우리가 어떤 것을 배우는 것은 이처럼 많은 방식으로 영향을 받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다, 그런 신체를 만들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다. 어려운 것과 접속하려는 노력을 해라! 누군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영향 받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영향을 받아서 내 문제를 돌파하는 것은 능동적인 것이다. 그게 우리의 감수성을 고양시켜 주는 것이다.

작품비평은 자신의 영토를 확인하기 위함이 아니라 영토를 떠나기 위한 것이다.

인간이란 존재의 탐구의 일환으로 이를 통해 인간과 세계에 대해 다른 감성을 갖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작품을 읽으면서 자꾸만 자기 영토를 확인하려고 한다. 소설은 인간의 삶을 다룬다, 인간이 만든 각종 영토, 국가, 가족, 남녀 등 작품을 읽으면서 그 영토를 확인하려는 습관이 있다. 인간은 이렇게 살면 패가망신 하는구나 등 확인하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인간의 삶을 배워야 한다,

(2) 소설 리뷰를 쓰기 위해 몇 가지

◎ 주의사항

1) 줄거리 나열하지 말 것.

서사를 두서없이 늘어놓지 말 것, 아무 소용없다. 서사는 중요하지 않다. 서사는 뻔하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갈등을 겪는다. 그래서 살고 그래서 죽는다.... 결론도 뻔하다. 서사가 어떻다 저렇다가 왜 결론이 중요한 게 아니다. 결론에 집착하지 마라. 내버려두라. 대하소설이라하더라도 그 중간이 중요하다. 서사 느려놓지 말 것. 제발~

2) 인물에 감정이입하지 마라.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다. 나쓰메 소세키 소설이 주로 부부 이야기를 다룬다. 많은 여성들이 부인의 감정으로 이입이 된다. 여성의 한계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자신의 여성성, 모성성을 타자화해야 한다. 거기에 감정이입을 한다 감정이입하지마라 읽어도 배우는 게 없다. 자기에서 출발해서 자기로 끝나는 글쓰기 하지마라. 인물들에 대해 평가하지 마라. 소설에 나오는 어떤 삶도 특별하지 않다. 자꾸만 자기와 동일시하는 것은 자기 삶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기 연민에서 벗어나라. 인간의 삶의 조건을 보라.

3) 심판자가 되려하지 마라.

우리가 고전이라고 읽는 소설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찰이 들어있다. 나쓰메소세키 소설도 마찬가지다.  저런 것이 인간의 삶인가? 생각해라. 그것을 통찰해 끄집어 내야 좋은 작품 리뷰가 된다. 관계를 맺고 갈등이 있을때는 구체적인 양상이 있다. 부부의 갈등을 만들어내는 양상이 돈, 거리 등이다. 우리는 자꾸만 부부가 사이가 좋아야 한다는 이상을 갖고 있고  남편이 어떠한 행위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것은 논평자, 심판자의 위치다

◎ 인간의 실존에 대해...

인간이 관계를 맺고 욕망하는 방식에 주목해라. 이 거리를 통해, 이 거리로부터 자신을 보라. 이는 ‘객관적 포즈’를 취하라는 게 아니다. 그런건 없다. 자신을 타자화하라는 소리다.

◎ 작품에는 작품 나름의 형상화 방식이 있다는 것.

주제와 교훈이란 기껏해야 도덕적 판단에 불과하다. 문제는 주제가 아니라 그 소설에서 인간과 삶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하나의 행동, 하나의 소품, 하나의 대사 등등. 우리 자신은 정합적 논리로 살아가지 않는다. 시간과 공간, 관계 자체가 논리적이지도 단선적인 인간관계를 따라 움직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소설을 읽고 ‘이해할 수 없을’순 있지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틀렸다거나 이상하다고 심판해서는 안된다.

◎ 소설도 자기 시대를 갖는다.

좋은 작품은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진단한다. 때문에 소설의 맥락을 짚어야 한다. 시대의 전형적인 인물이 아니다 하나의 인물을 통해 그 시대의 징후를 포착해야 한다.

(3) 실전에 임하여

◎ 핵심장면 분석 -  줄거리가 아니라 ‘작가의 진단’과 연관해서 뽑아야 한다. 즉 인물과의 관계, 시대의 징후, 갈등상황. 시대속에서 인물의 포지션(주제화방식) 등을 주목하여 ‘사건’을 가려낼 것

◎ 캐릭터 분석 - 인물의 태도, 감성, 의식상태, 갈등에 대한 대응방식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장면을 통해(인물들의 무의식을 짚어낼 것)인물과 세계의 관계를 분석할 것. 그 인물에게 세계란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가. 세계는 그 인문에게 어떻게 개입해 들어가는가.

◎ 고전이란 모든 시대에 새롭게 해석될 수 있는 열린 지평을 갖는다.  인물의 관계맺기, 욕망, 행위양식, 사건 등 어떻게 인간을 보여주는지를 현재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 위의 세 가지가 되고 나면 소설을 좀더 입체적으로 독해하는 차원에서 다른 텍스트(소세키의 산문들, 연설문들, 소설로는〈한눈팔치〉를 읽고 리뷰의 맥을 잡는다.

◎ 글의 도입부(서론)는 말 그대로 도입이다. 작품을 읽은 내가 다른 독자들을 소설로 인도해주는 입구다. 입구에 모든 것을 다 풀러놓으려고 하지마라. 작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연결고리만 찾으면 된다.

튜터 오선민샘 당부말씀
  1. 핵심장면 5개 뽑되 장면마다 뽑은 이유를 글로 쓸 것, 장면 다섯 개에 중요한 이유가 있어야한다. 그 중 몇 장면은 같은 이유여야 한다.

  2. 2학기 숙제 마무리 못하신분은 워밍업겸 꼭 정리 해서 파일 올리기

  3. 다음주부터는 수업시간이 9시임. 매주 목요일 자정(12시)까지 숙제방에 숙제를 올려야 함

  4. 간식 등 준비조는 30분전에 와서 책상 등 준비하고 간식 세팅은 15분전까지 완료


이렇게 채운샘의 밀도있는 특강으로 소설 리뷰쓰기 1강이 모두 끝났습니다. 선민샘의 주문대로 더 강도높은 긴장감으로 소설 리뷰쓰기 출발해요

1강 간식은 탁지선샘, 노진우 샘 수고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글정은 우리 반장님의 수고로움으로 잘 진행되고 있네요
전체 4

  • 2018-06-12 09:05
    으랏차차! 나츠메 소세키와 함께 '감각능력'을 키우게 되겠군요! 결국 자기를 떠나기 위한 우리의 몸부림. 작품 속으로 풍덩 뛰어드신 다음, 가볍게 날아오르시길 바랍니다. ^^ '주의사항'은 매시간 필수!

  • 2018-06-12 10:17
    잘 정리된 정성스러운 후기 잘 읽었습니다 ^^ 그 시간 들었던 채운 선생님 말씀이 음성 지원되는 듯 하네요. 알찬 가르침들 많이 배운 자리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철학의 빈곤을 지적하신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았고, 깊이있는 철학 공부를 통해 사유와 언어를 만들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듯 싶습니다. 암튼 3학기도 우리 회장님 이하 선생님들 같이 열공, 즐공 하시죠 ^^~~

  • 2018-06-12 13:39
    존경하는 경석반장님! 글정은 반장님을 중심으로 분위기 좋게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반장님 최고예요!!
    매주 토요일 직업도, 나이도, 사는 곳도 제각각 다른 17명이 모여 2학기때 우린 이반 일리치와 함께 고되고도 어렵지만 참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이 참 행복하다는......
    이제 나쓰메소세키와 함께 만나요. 반장님 근데 부탁이있어요. 제가 반장님보다 소세키를 더 좋아한다고 질투는 마세요~~

  • 2018-06-12 15:07
    시간과 열정! 조삼모사하는 마음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 앞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