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 후기

'마음' 2주차 후기

작성자
박준상
작성일
2018-06-17 20:28
조회
143
나쓰메 소세키 『마음』 2주차 수업에서는 문학작품에 관한 본격적인 공부가 진행됐습니다.

오선민 선생님께서는 “예술작품, 특히 소설은 작가가 층층히 레이어를 쌓아두고 결론을 향해 다가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수업시간에는 작품이 담고 있는 레이어들을 하나씩 드러내면서 각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을 꺼내어놓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작품 내 등장하는 ‘죽음’과 관련한 문제였습니다. 『마음』에서는 많은 사람이 죽습니다. 하지만 죽음의 성격이 다릅니다. 일본 ‘메이지 천황’의 죽음 이후, 상실감 속에서 질환으로 자연사하는 아버지와 천황을 따라 순사하는 노기장군의 죽음은 시대와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K와 선생님은 ‘유서’를 남기고 죽습니다. 이들의 죽음은 발신자와 수신자 두 사람 관계에서만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이 대목에서 오 선생님께서는 스스로가 어떻게 『마음』을 읽으셨는지 들려주셨습니다. 화자인 ‘나’는 아버지의 아들이면서 선생님의 제자입니다. ‘나’는 아버지의 죽음이 다가오는 가운데 선생님의 죽음을 보기위해 기차에 오릅니다. 이 시대의 아들은 ‘천황과 노기, 아버지’의 세계를 택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에게 자신의 진실을 ‘병풍처럼’ 펼쳐 보여 달라고 요구하는 ‘나’는 ‘중성적인 존재’입니다. 이들의 첫 만남은 마치 ‘연애’처럼 시작되고, 책 속에서도 선생님은 ‘나’와의 관계가 “사랑에 이르는 단계”라고 직접적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둘 사이에 동성애적 구도가 있고, 책 속에는 ‘나’의 여성성을 드러내는 장면들도 곳곳에 등장합니다.

책 속의 인물들은 전개되면서 변화합니다. ‘선생님’의 경우 숙부에 대한 실망 이후에 K의 죽음을 통해 진정 변하게 됐습니다. K는 ‘전통적인 세계와 서양지식을 체화해야하는 의술’을 거부했습니다. K가 표상하고 있는 것은 근대 일본이 나아가려했던 세계(전통적 일본, 서구화)를 택하지 않은 인간입니다. 이 세계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세계이고, 선생님은 K의 세상을 거짓말과 소유욕, 욕심 등으로 죽이게 됩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식물’로 변합니다.

이 밖에도 피가 흩뿌려지는 장지문, 소세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성’, ‘나’의 외로움과 ‘선생님’의 외로움, 선생님은 왜 ‘나’에게 유서를 줬을까, 소세키 작품의 ‘연애 문제’, 왜 여자만 고유명사를 갖는지 등등… 작품 속에는 깨알 같은 설정들이 있고, 도반들은 이 것에 대해 하나하나 생각해보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모두를 멘붕에 빠지게 했던 것은... 왜 선생님이 '나' 때문에 죽었나였습니다. (죽지마..ㅠ)

모쪼록, 우리의 최종 목표는 ‘서평 쓰기’입니다. 그래서 오 선생님은 “모든 장면과 모든 인물이 다른 이유 속에서 상황이 설정되어 있고, 그것이 만나서 사건과 사건을 일으키다가 작품이 끝나고, 이 같은 작품을 읽고 나서 ‘이런 이야기를 한 번 해보고 싶어’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서평에서는 작품 안에서 우리가 발견한 의미가 우리 시대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기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전체 2

  • 2018-06-18 07:11
    신속한 후기 됴쿤요. 나츠메 소세키가 그의 세계를 바라보며 무엇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었는지를 읽어보세요.

  • 2018-06-18 11:03
    후기 잘 읽었습니다 깔끔하면서도 유쾌한 느낌이군요 ㅎㅎ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ㅎㅎ ^^ 복잡한 층위의 소설을 어떻게 찢고 들어가 어느 지점에 착안하여 줄을 세울까 고민이 되는군요 확실히 만만치 않습니다 다들 힘내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