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 후기

글쓰기의 정원 2주차 후기

작성자
탁소봉
작성일
2018-04-03 02:01
조회
99
글쓰기의 정원 2주차 수업 후기입니다.

먼저 책을 읽고 요약하는 방법에 대한 선민 선생님의 당부가 기억에 남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 먼저 나는 어떤 관점으로 이 책을 읽어볼까? 라는 화두를 설정해야 책이 읽혀진다고 조언하셨습니다. 토론 중에 나온 각자의 키워드(자급자족, 발전, 사용가치, 노동 등)를 가지고 계속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며, 주제는 나중에 얼마든지 바뀔 수 있지만 시작점이 있어야 한다는 것.

또한 요약할 때 주로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내용을 요약하게 되지만, 중요한 내용이 적은 분량으로 이면에 기술된 경우도 있으니 차지하는 분량에 상관없이 내용상 나아가고자 하는 바에 중점을 두고 요약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수업은 한명씩 돌아가며 단락별 요약문을 발표하고, 궁금한 부분을 질문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장에서는 노동에서의 성차에 관해, 2장에서는 언어에 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은 살아오면서 당연하게 여겼던 생각들이 당연하지 않다고 말하는 책의 내용에 펀치를 맞은 듯 어리둥절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회 통념에 고정된 관념을 가지고 있고 불편한 문제는 임기응변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임금 노동자로서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이 능력의 척도라고 믿으며 추구하기만 했지 임금 노동의 부정적인 파급효과나 상품집약적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많이 벌지도 못하면서...). 그리고 주로 여성에게 강요되는 그림자 노동이 존재하며, 폄하되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유급 노동에 더 집중하면서 무급 노동은 최소화하거나 다른 사람(주로 남편)에게 떠넘기며 지냈습니다. 사실 평생 ‘여자가 할 일’에서 도망다니며 살았는데 최근 출산, 육아로 새로운 세계가 열리긴 했습니다. 또한 언어에는 문법이 있는 게 당연하고, 배움이란 제도권 교육 안에서 정해진 커리큘럼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라는 관념에 크게 의문을 가진 적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무감하게 지내던 와중에 책을 읽고 수업을 들으며 내 사고의 얄팍함이 느껴지니 왠지 부끄러운 생각이 들고, 한편으로는 내 생각이 다 잘못되었단 말이냐 싶은 반항심도 들었습니다. 감정적 동요가 왔다는 건 좋은 징조 같습니다. 수업 내용을 조리있게 정리하기엔 능력이 부족하여 그냥 제가 느낀 바를 적었습니다.
전체 1

  • 2018-04-03 10:21
    감상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당연하다고 지나갔던 문제들을 들춰보는데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반항심'도 생기고요 ㅎㅎ 저도 감정적 동요나 내 안의 균열이 드러나는 느낌이 쳐오면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 화두를 소중하게 집어들고 배워가고자 합니다. 수업 중 열띤 토론의 와중에도 후기 정리하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