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강좌

<청소년 소생 가을학기> 6주차 수업 스케치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0-11-19 20:17
조회
145
어느덧 소생 가을학기 여섯 번째 시간이네요. 지난학기에 비해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겨울이 다가와서 그런 걸까요^^; 이번 시간에는 <열하일기>를 읽고 여행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박지원은 청나라에서 부단한 탈출(?) 시도를 하지요. 밤에 몰래 빠져 나오는 것은 기본이고 뒷간에 간다고 연막을 치는 기지까지 보이며 그가 일행을 탈출한 이유는? 조선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청나라의 지식인들과 교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실 연행단을 따라간 사람이 외국사람과 빈번하게 교류하고 말을 나누는 것은 권장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지원이 빈번하게 사람들과 교류하며 답답한 필담을 견뎌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박지원이 조선에서 앓았던 우울증과 관계가 있을지 모릅니다. 우울증을 주기적으로 앓았던 박지원은 그 답답함을 저자의 이야기를 수집하는 것으로 풀었다고 하죠. 그리고 여행길에 나선 연암은 조선과는 스케일부터 다른 세계를 만납니다. 오랑캐라고 여기며 업신여기고, 감히 북벌까지 주장할 정도로 소중화 사상에 '쩔어' 있던 조선 밖을 나와 청나라의 어마무시한 문믈을 접하고, 그곳의 지식인들을 만나니 연암도 한 번 놀아볼 만 한 물을 만났다고 생각한 것이죠. 연암의 필담은 밤새도록 계속됩니다. 또 그는 청나라의 엄청난 문물, 그와중에 판첸라마 앞에서 당황하는 조선 사신단의 태도도 놓치지 않지요.


청소년 팀은 박지원이 전하는 당대 최고의 문명을 낭송하는 것으로 6주차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가 사람들, 문물을 그리는 방식은 우리가 여행하는 방식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글을 발표하며 토론했지요. 이번 글쓰기의 주제는 '나는 여행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났는가?'입니다. 각자 짧지 않은 여행 경력(?)을 떠올리며 자신이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을 회상하는(혹은 상상하는?) 글을 써 왔습니다. 가령 여행 도중 만난 사람의 고민상담사 역할을 해줬다든가, 숙소 직원이 친절하게 말을 걸어줬다든가, 짧은 영어로 외국인과 대화하다가 오해가 생겼다든가...생각해보면 우리는 여행지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거나, 혹은 낯선 친구나 자신을 만나는 일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우리는 낯선 친구는 물론 생각지도 못한 자신을 발견하는 사람들의 여행기를 읽습니다. 여행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익숙한 것들의 낯선 면면들인지도요.


이번 시간 여행은 바로 박지원의 관점을 따라, 낯선 나, 낯선 친구들을 발견해보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창경궁으로, 성균관대로, 낙산공원으로 산책을 하면서 그렇~게 친구들과 수다를 떱니다. 가는 내내 친구들과 내 얘기, 남 얘기, 우리 모두의 얘기 등등을 이야기하지요. 그런데, 이 여행길의 끝없는 수다를 살펴보면 조금은 낯선 나, 낯선 친구들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마침 날씨도 좋고, 우리는 이화 벽화마을을 여기저기 다니기로 했습니다. 물론 오르막도 끝없지 있지만^^;; 골목길을 돌아다니며 재밌는 광경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여행, 사진으로 보시죠^^





이번 시간에는 시각자료를 보며 수업했습니다. 박지원의 풍채에 감탄중인 세희




이번 한자성어는 막역지우입니다. 어긋남이 없는 친구를 뜻하는 이 성어. 친구란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해 보았지요.




집에서 정성들여 챙겨주신 밥을 냠냠 먹고.




마로니에 공원으로~!




골목으로 들어가는데...?





아니나 다를까, 계단이 버티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ㅠㅠ




계단을 올라오니 단풍이 멋지게 물든 경치가 펼쳐지는군요. 조금 보람을 느끼는 아이들입니다 ㅎㅎ






단풍나무의 정취를 즐기며 메모를 정리하기도 하고, 나무에 올라가기도 하고...?!




서울 전경을 보는 아이들.




서울 경치를 보며 메모를 다듬는 세희.



긴 여행에서 돌아와 메모를 다듬으며 여행기를 썼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더군요. 용돈을 얼마 받는지부터 시작해서, 공통의 친구 얘기, 어디로 놀러갈까 계획하는 이야기, 평소의 '겁나-'로 시작하는 말버릇 등등. 그와중에 혼자서 뛰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이 포착되기도 하는 등. 우리는 함께 여행을 했지만 다 다른 이야기를 하고, 또 다른 기억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11월 21일까지 할 일


⓵ 《열하일기》 편집본 3부 분량을 읽어옵니다.

〈일신수필 서〉 226쪽 ~ 〈만국진공기〉 183쪽까지.

⓶ 《열하일기》의 독특한 재미 중 하나가 바로 박지원의 ‘시선’입니다. 박지원은 청나라의 강성한 문명이란 황제의 위엄 있는 모습, 신하들의 출중한 능력, 탄탄한 복지제도 같은 것이 아니라 기왓장 조각이나 마차의 수레바퀴 같이 매우 사소한 것에 있다고 했습니다. 박지원은 왜 누구나 사소하게 여기며 지나칠 것들에 시선을 주었을까요? 이에 대해 생각하며 자신은 여행할 때 어디에 시선을 뒀는지 돌아보는 글을 써 봅시다. 쓴 글은 8장 복사해옵니다.
전체 2

  • 2020-11-19 22:58
    내가 왜 재윤이 옆에 서 있었을까...ㅜㅜㅜㅜㅜ 비교되잖아!

  • 2020-11-20 19:45
    저거 내가 한칸 더 올라가 있는데 그림자에 가려진 거야..ㅋㅋㅋ
    설마 내가 저렇게 크겠니?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