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10월 선물목록

작성자
정건화
작성일
2020-11-04 12:33
조회
190

어제는 세미나 준비를 하다 문득 창밖을 보았더니 바람에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더군요.
나뭇잎은 지금껏 수백수천 번의 바람을 맞으며 자라고 또 시들어왔겠지만 결국 나뭇잎을 떨어트리는 것은 마지막 한 번의 바람이라는 게 새삼 놀랍게 느껴졌습니다. 이것이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일까요? (갑자기) 불교, 스피노자, 니체, 주역 등 장기 프로그램들은 이제 마지막 학기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무리하지 마시고 적절하고 꾸준하게 힘을 발휘해봅시다~~
천고마비의 계절입니다~ 저희들도 선생님들께서 보내주신 선물들로 배부른 가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살은 찌는 사람만 찌고 있네요. 아무튼 10월 선물목록, 바로 만나보시죠!




연구실 배란다에는 쌀포대가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지난 달 연구실 쌀독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캐치해주신 많은 선생님들께서 쌀을 선물해주셨습니다. 왼쪽 위부터 토요일 니체 세미나 외에도 요즘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연구실에 나와 공부하고 계신 내영샘, 민호와 저의 단짝친구이자 청소년 소생의 인사담당자(?)이자 영어 세미나의 에이스인 이우, 수요일 아침마다 늘 일찍 나와서 자리를 깔고 적천수 세미나 준비를 성실히 해주시는 효신샘, 그리고 아래는 얼마전 새 책 『자유를 향한 여섯 번의 시도: 카프카를 읽는 6개의 키워드』를 출간하신 선민샘께서 쌀을 보내주셨습니다.

모든 분들의 선물이 특별하지만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이우의 쌀 선물이 아닐까 합니다. 이우는 학교를 그만두고 규문에서 청소년 소생과 영어세미나, 그리고 채운샘과 개인 글쓰기까지 하며 연구실의 아이돌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쌓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정신연령이 비슷한 저나 민호랑은 우정도 돈독히 쌓아가고 있구요ㅎㅎ 그런 이우가 학교를 그만두면서 (코로나 때문에 등교를 안 해서 돌려받았던 것인지 헷갈리네요) 돌려받은 급식비로 쌀을 보내왔습니다. 이제 연구실을 학교로 삼겠다는 뜻이겠죠!? 이우가 온다면 급식은 언제나 준비되어 있습니다~ :) * 이우와 함께 영어 공부를 하고싶으신 분들께서는 엔조이 세미나로 오세요(클릭) !!



" 규문의 식구들의 댓글과 응원이 없었으면 나는 글쓰기에 회의를 느껴 여태껏 순조롭게 써내지 못 했을 것이다. 일기를 쓰는 순간 나는 이들 모두와 연결돼 있음을 분명 느꼈다. 좋은 일이다."

10월 선물의 많은 지분은 규문의 새로운 얼굴, 비기너스와 불티, 그리고 영어 세미나에서 활약 중이신 훈샘께서 차지하셨습니다. 며칠 전에는 성황리에 연재된 [비정규 알바생 "훈이의 일기"]를 마무리하시고 새로운 글쓰기의 실험을 준비하고 계시는 훈샘! 훈샘께서는 내년 공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방으로 '떼돈벌이'를 다녀오셨는데요, 그 노동현장 중 하나인 제주도에서 귤과 옥돔, 갈치를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아래 굵직한 녀석들은 훈샘이 영주에 있는 시골집에서 방치농법으로 재배하신 고구마입니다. 요즘에는 훈샘 본인이 선물하신 고구마를 처리하기 위해서 매일 직접 연구실 식구들에게 고구마전을 만들어 대접해주고 계십니다. 훈샘, 맛있는 고구마와 귤, 살살녹는 갈치, 옥돔 정말 잘 먹었습니다!



다음은 주역팀의 영주샘께서 보내주신 선물들입니다. 요즘은 종종 세미나가 있는 일요일 외에도 공부를 하러(밥먹으러!?) 오시는데, 영주샘이 오실 때마다 연구실이 시끌벅쩍해지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늘 열공하고 있는 주역팀! 저는 주역팀의 엄청난 팀웍이 부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합니다ㅎㅎ 연구실 주방 필수품인 카놀라유와 참치, 그리고 독특한 자두잼과 맛난 멸치볶음까지 감사합니다!



종종 무심하게 선물을 던져주고 가시는 호정샘('오다 주웠다' 느낌으로...)께서 이번에는 각종 랩들을 선물해주셨습니다. 비닐 사용을 줄여야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너무 편리하고 대체할 수 있는 것도 딱히 없어서 즐겨 쓰게 되는 랩들. 호정샘 선물에는 감사하지만 언젠가는 결별하고 싶은 녀석입니다 ㅎㅎ


얼마 전 소생 러시아 마무리 발표 및 전시가 있었습니다. 소생으로 규문과 인연을 맺고, 지금은 몸 세미나와 불티 세미나에서 활약 중이신 현숙샘께서(연구실에는 많은 현숙샘들이 계시는데 홍시를 선물해주신 현숙샘은 이현숙샘이십니다^^) 발표 당일 홍시를 선물해주셨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니체팀의 인영샘께서 무려 본체와 모니터가 일체형인 컴퓨터를 선물해주셨습니다! 인영샘은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걸 좋아하셔서 늘 다른 사람들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살피다가 갖고 계신 것들을 선물해주시곤 한다고 합니다. 절차탁마NY 세미나 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동안 인영샘께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왼쪽 컴퓨터를 신중하게 살피셨을 모습들이 상상되더군요. 아무튼, 인영샘 덕분에 말썽이던 왼쪽 컴퓨터를 처분하고 쾌적하게 좋은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신 굴절 스크린으로 저희가 처음 한 일은 블랙핑크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다음은 인영샘의 단짝이신 나영샘의 차 선물입니다. 늘 주변이들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시는 나영샘! 나영샘이 차를 선물하시게 된 경위는 이렇습니다. 지난 번 니체 에세이 때  나영샘은 제 글을 읽고 '건화샘의 공부를 계속 응원해주고싶다'고 하셨고, 이에 채운샘은 '응원이 무슨 소용이냐, 차(car)라도 사주던가!'라고 농담하셨답니다. 그래서 나영샘이 차(tea) 선물을 해주시게 된 것이죠... 아무튼 나영샘이 보내주신 차들은 매일 바뀌는 '민호의 시그니쳐 티' 코너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나영샘, 응원과 선물 늘 감사드립니다!



은남샘이 보내주신 파김치와 갓김치랑 석박지, 그리고 고사리 나물입니다. 매번 밥을 먹을 때마다 은남샘 김치에 대한 칭찬이 자자합니다. 고사리 나물도 정말 맛있었구요! 국장님, 또 맛있는 반찬 선물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영님샘의 상추 선물입니다. 매주 수요일 꾸준히 맛있는 쌈 채소들을 선물해주시는 영님샘. 늘 감사합니다!



비기너스 팀의 미현샘께서 보내주신 각종 식재료들입니다. 싱싱한 재료들은 가지튀김으로 오이무침으로, 다양한 국거리로 이용되었습니다~ 요즘 부쩍 공부에 힘이 붙으신 것처럼 보이는 미현샘~ 이번 학기는 결석 없이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ㅎㅎ



니체팀의 경희샘께서 보내주신 계란입니다. 늘 신선한 계란을 보내주셔서 밥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든든합니다! 늘 연구실에 마음을 써 주시는 경희샘, 감사드립니다!


연구실 선물요정 중 한 분이신 윤지샘께서 선물해주신 맛있는 유과와 복숭아, 찹살떡입니다. 아마 올해 마지막 복숭아였던 것 같네요! 찹쌀떡이 너무 달지 않고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몸 세미나의 박주영 선생님께서 선물해주신 홍삼액입니다. 부끄럽지만 저와 민호는 에세이 기간에 이 홍삼액을 하루에 두 개씩 먹으면서 버텼더랬죠. 주영샘 덕분에 에세이 기간동안 연구실 상근자들은 원기 보충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마지막으로 내영샘이 선물해주신 샤인 머스캣과 방울토마토입니다. 연구실에서 지내보면 비타민이 부족할 일은 없는 것 같아요. 혼자 살면 과일 먹기가 쉽지 않을텐데 샘들의 선물 덕분에 늘 넘치게 비타민 보충하고 있습니다! 내영샘 감사드려요. (니체 팀 작업 준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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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05 16:53
    엄청난 쌀선물들로 곳간이 비좁아지고, 반찬과 식재료 선물들로 냉장고가 늘 차 있네요 ㅎㅎ 그러나 사라지는 속도도 만만치 않다는 것! 그 많은 음식들이 어디론가(어디로..?) 가고 있습니다. 다 피가 되고 살이 될 거라 믿으면서, 이번 달도 감사히 맛있게 먹고 공부하고 놀면서 살고 있었음을 또 확인하고 갑니다~~

  • 2020-11-06 09:20
    선물로 주신 것 말고도 소소하게 싸온 간식도 특히 많았던 달이었던 것 같습니다. 간식과 선물을 보면서 이걸 언제 다 먹나 싶었는데, 지금 보니 거의 다 먹었네요. ㅋㅋ
    특히 귤과 고구마는 어떻게 먹지 고민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들도 눈에 띄게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책보다 간식 앞에 있을 수 있는 명분이 특히 많았던 달이었습니다.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