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11.11 'Forum not Forum' 예비세미나 (with 길드다, 삼색불광파)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0-11-16 16:09
조회
124
11월 11일 수요일 저녁 7시, 규문에서는 '포럼 낫 포럼'의 예비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작년 말, 여러 공부 공동체의 청년들이 모여 '청년, 공부, 자립'이라는 키워드로 '포럼 낫 포럼'이라는 행사를 개최했었지요. 이 행사가 올해도 돌아올 예정입니다! 작년과 다른 점은, 올해는 사전에 여러번 모여서 같은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단계를 밟아보자는 예비 세미나를 열게 되었다는 점이지요.


총 4회에 걸쳐 진행될 예비 세미나의 키워드는 '자립'입니다. 어떻게 공부로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하던 우리는 각자 어떤 조건에서 공부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지요. 규문에서 첫 모임을 가졌답니다. '길드다'에서는 고은샘, '삼색불광파'에서는 춘식샘이 참석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번 호스트(?) 규문에서는 건화, 규창, 민호, 그리고 저까지 무려 네 명이 참석하여 거대세력을 이루었지요. 책은 <코뮨이 돌아온다>를 절반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혁명의 새로운 이미지와 우리의 자립을 연관지어 이야기 해보자! 하고 야심차게 모인 것입니다.







규문의 웰컴 (라벨이 손에 묻어나는) 쌍화탕~
(후기의 모든 사진제공 : '길드다'의 고은샘)




아무래도 공부하는 조건이 다르다보니 조금씩 고민하는 문턱도 달랐습니다. 저희 규문 같은 경우는 어떻게 능동적으로 새로운 것을 조직해 볼 수 있을까, 앞으로 이 공간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나갈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면, 외부 기관과 협업중이신 춘식샘은 자신의 공부와 그들의 요구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은샘은 '길드다'라는 조직 공동의 프로젝트와 자신의 공부와 글쓰기 사이의 균형, 그리고 다른 멤버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 고민하고 있었고요. 그러면서 서로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제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규문을 '도제 과정을 수행중인 사람들 아니냐'라는 고은샘의 말이었는데요. 아...도제라니! 항상 활발함 사업(!)을 진행중인 '길드다'를 약간 선망의 눈길로 바라보던 저희로서는 눈의 비늘이 떨어지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저번 'forum not forum' 탁구대회에서 규문팀을 보내버린(?) '삼불파'의 주역 춘식샘.
(설욕을 다짐한 규문팀은 목하 수련중입니다...!)





<코뮨이 돌아온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들 서구 문명이 직면한 위기에 대한 독특한 진단이라는 감상을 했습니다. 월가 점령을 비롯해서 지금 우리가 위기라고 느끼고 있는 지점을 진단하며 위기의 극복을 강조하기보다는 우선 위기의 현존을 직면하는 태도를 강조하기 때문이죠.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며 아무래도 기후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요 시기의 규문만큼 기후의 변화를 실감하는 곳도 없는 것 같습니다. 겨울로 접어들었는데 날씨는 여전히 따뜻하고, 모기는 여기저기 날아다니고(!)... 기후 위기에 대해 계속해서 말해왔지만 그것을 제대로 실감하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것이지요. <코뮨이 돌아온다>에서는 인간이 환경의 황폐화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시무시한 내면의 피폐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35). 기후문제가 정말 우리 실존의 위기로 다가온다면 수치화하고 과학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인간의 실존 양식 자체를 문제삼아야 한다고 말이죠. 이와 관련하여 세미나에서는 기후위기에 대해 '외부자'로 남는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경계해야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가령 기후위기를 지적하는 사람을 두고 그가 과연 옳은지 그른지 평가하는 자로 자신을 위치시키는 것 같은 일 말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코뮨이 돌아온다> 나머지 절반을 읽고 다시 규문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두 번째 시간은 더 풍성한 세미나가 되면 좋겠습니다^^








마무리는 첫시간 한정 거대세력(?)을 이룬 규문의 면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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