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n

0328 수업 공지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6-03-24 20:31
조회
494
현옥쌤 후기가 아주 재미있는데다가 사정상 지난 수업으로부터 쫌 시간이 흘러서요.... 이번에는 모옵시도 간략하게 공지 남기겠습니다...라고 해도 실은 간식이며 읽어올 분량이며도 다 현옥쌤이 공지해주셨죠;;
금강경은 제8분까지 읽고 공통과제 해오시고요, 간식은 수정쌤. ...이제 전 뭘 하면 좋을까요ㅋ^^;

최근 알파고가 심심치 않게 화제에 올라 채운쌤도 종종 수업시간에 말씀해주셨는데요.
지난 시간은 아무래도 분야가 분야인만큼 정말 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었네요.
책을 다시 펼치지 않고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채운쌤 말씀- 만약 컴퓨터가 인간처럼 진화한다면 그건 두려워해야 할 것이 아니라 동정해야 할 일이다. 인간이 겪을 모든 번뇌를 똑같이 겪는다는 거니까.
만약 영화 <그녀(Her)>가 인간과 같다면, 그녀 역시 똑같이 사랑에 빠지고 아파해야 할 거다...

그러고보니 2000년대 초던가 개봉한 영화 <A.I>에서도 보면 주인공 소년이 인공지능 로봇, 그것도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로봇이었습니다.
당시 어린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 한 것도 있지만 엄마한테 처음으로 버림받을 때 그 표정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 순간 관객들은 이 아이가 인간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지요.
게다가 이것도 진화라면 진화일 텐데, 영화가 거의 끝날 때쯤, 절대 그럴 수 없는데 이 아이가 다시 엄마와 이별하는 순간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더랬습니다.

채운쌤 말씀에 의하면 인간과 컴퓨터를 구분할 때 우리는 오차 없는 계산과 판단이 가능한지의 여부를 따집니다만, 바로 그 때문에 인간은 자기 변이가 가능하답니다.
속류진화론을 비판하며 다시 다윈을 가져온 에델만이 말하길, 진화란 환경에 적응하는 것(다른 말로 하자면 환경에 적극적으로 지배받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들을 돌파하는 것, 겁내 싸우는 것으로부터 가능하답니다.
왜? 바깥의 문제조건에 대해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 보다 활발해질 수 있는 역량, 그것이 형태의 변이를 추동하니까요.
그러므로 착각과 오판을 밥 먹듯이 하면서도 이를 돌아보고 다시 다르게 시도하는 인간은 사태와 더불어 자가 변이하지만, 똑부러진 컴퓨터는 그럴 수 없다는 겁니다.
'자연의 기계'인 시냅스들은 문제 앞에서 다르게 작동하고 배열을 달리 할 수 있으나 컴퓨터 회로는 그럴 수 없으니까요.

상황이 이렇다면 인간이 지고한 것으로 치는 '마음'이라는 것도 달리 생각해봐야 하겠지요.
정신은 지 혼자 잘나서 사태를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물리적 조건들을 컨트롤하는 것이 아닙니다.
외부와의 관계에 의해 생산되고 변하는 것, 그것이 마음이라는 겁니다.
자연의 법칙 안에서 끊임없이 변이하는 것, 그것은 몸만이 아니고 몸과 연동된(독립적이고 동시적인) 마음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래서 에델만은 처음부터 이렇게 선언하죠. 마음을 다시 자연에게!

이렇게 해서 1장부터 8장까지 읽었는데, 여기까지는 문제 제기였고요.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부터라고 하니 즐거운 마음으로 만나러 가봅시다. 다다음주는 3부까지 읽어오심 됩니다.

그럼 월요일, 금강경과 함께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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