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강좌

<청소년 소생 가을학기> 1주차 수업 스케치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0-10-14 14:51
조회
170
청소년 소생 가을학기 드디어 시작 했습니다. 지난 학기 동안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이 다시 한 자리에 모였는데요. 이번 시간의 주제는 바로 여행입니다! 팬데믹 시대를 맞아 여행길이 꽉 막힌 지금, 우리는 아예 여행할 수 없는 것일까? 여행을 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여행이란 뭘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 함께 읽는 첫 번째 책은? 바로 <걸리버 여행기>! 이번 시간 걸리버는 소인국을 방문합니다. 아니, 표류했다고 하는 편이 옳겠죠. 자기 손가락 사이에서 뛰노는 소인들은 걸리버가 보기에 우주 최강으로 오만한 종족이었습니다. 그 작은 사람들이 사는 작은 나라를 다스리는데 왕은 '세상에서 가장 큰' 황제를 자처하고 있고, 귀족들은 구두굽 높이를 가지고 서로를 비교하고 헐뜯고 있는데다 법은 왜 이렇게 자잘한지! 도무지 융통성이라고는 없었죠! 이런 소인국을 보면서 우리는 시야가 좁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됩니다. 사물이나 사건의 한 단면만으로 온 우주를 판단해 버리는 엄청난 오만! 이것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걸리버가 만난 소인국의 사람들입니다.


<걸리버 여행기> 1부를 미리 읽고 만난 우리는 친구들이 뽑아온 구절들을 가지고 낭송을 했습니다. 뽑은 구절도 조금씩 달랐습니다. 걸리버의 소지품을 조사하여 시계를 '신'으로 단정하는 코믹한 부분도 있었고 걸리버가 소인국의 부당한 법 때문에 억울한 일을 당하는 부분도 있었죠. 오랜만에 낭송하는 자세를 취하며(허리를 쭉 펴고! 큰 소리로!) 함께 낭송하며 만난 걸리버는 혼자 소리 없이 읽을 때보다 더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낭송을 한 다음 <걸리버 여행기>의 작가 스위프트가 살던 당시 영국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스위프트가 살던 영국은 16세기 동안 청교도 혁명과 명예혁명을 거치며 절대왕정과 단절하고 의회를 중심으로 한 시민정치가 막 꽃피려 하고 있었던 시대입니다. 그런데 아일랜드계 영국인이던 스위프트는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아서 '명예'라는 호칭이 붙은 이 일련의 정치 역사가 과연 합리적이기만 한 것인가? 영국의 전성기라고? 그 이면에는 이웃나라 아일랜드에서 흘린 어마무시한 피가 있지 않던가? 또 의회정치는 아주 지엽적인 것으로 죽일듯이 싸우는 당파간의 싸움에 지나지 않않나? 이런 의혹 안에서 쓴 <걸리버 여행기>는 걸리버가 만난 그 이상한 나라가 사실 영국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알게끔 여러 장치들이 숨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역사를 배우면서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또 우리가 합리적이고 익숙하다고 생각한 것을 비틀어 보는 풍자의 '맛'을 <걸리버 여행기>와 그 작가의 생애를 따라가며 본 것 같습니다.



 


 밥을 먹고 깨끗이 설거지 하는 센스!



이번 시간부터 추가된 것은 바로 여행과 글쓰기입니다. 우리의 여행지는? 바로 연구실 일대의 모든 길들!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 정체성을 정하고, 그 정체성을 상기하면서 산책을 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산책 중에 눈에 들어오고 귀에 들려오는 것들, 느껴지는 감정들 같은 것을 캐치해서 그때그때 메모하기로 했지요. 수첩을 들고 낙산공원으로 GO~!





가는 길에도 틈틈이 메모를 하는 것이 완벽한 여행기를 위한 첫걸음~!





늘 가던 소나무길도 여행기를 쓰려다보니 계속 두리번거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잠깐 쉬면서 중간점검!






원성이 자자했던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르는 중입니다...여행기에 가장 많이 등장한 곳이기도 하죠.







힘겨우면서도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는 메모한 것을 기반으로 짧은 여행기를 써 봤습니다. 그때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리고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지 써 보도록 했는데, 분명 같은 길을 갔는데도 다 다른 것에 주목했더라고요. 이런 것이 여행기를 쓰고 나누는 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이 여행기 쓰기는 계속될 것입니다~!


여행기가 궁금하신 분은, 청소년 숙제방에 살짝 방문해 보세요^^






10월 18일까지 해 올 과제


① <걸리버 여행기> 2부 거인국 이야기를 읽어옵니다.

② <걸리버 여행기> 2부를 읽고 우리 스스로를 풍자하는 글을 써 봅니다. 풍자를 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나'가 아니라 다른 것의 시선을 빌릴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내가 너무나 익숙하고 편하게 행동하는 것, 혹은 너무 싫어/좋아 견딜 수 없어서 하는 행동들을 먼 훗날의 내가 본다면 어떻게 느낄까? 지나가는 소인이 본다면? 내 반려동물이 본다면? 등등 내가 하는 행동을 전혀 다른 시선 속에서 낯설게, 그리고 재밌게 묘사해 보도록 합시다. 쓴 글은 7부 인쇄해 옵니다.




그럼 토요일에 만나요//

전체 2

  • 2020-10-14 18:44
    첫 번째 수업이어서 저번 시즌이랑 많이 바뀐 게 있는 것 같았어요 ㅎㅎ
    그런데 사진은 삭제된 건가요?ㅜㅠㅜ

    • 2020-10-15 08:48
      용량 문제인지 사진이 다 날아가 버렸네요ㅠ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