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강좌

<청소년 소생 가을학기> 3주차 수업 스케치

작성자
규문
작성일
2020-10-28 00:02
조회
131
이번 시간에는 반가운 얼굴이 돌아왔습니다. 작년 시즌 함께 공부했던 세희가 다시 합류했는데요. 오랜만에 보니 몰라보게 키가 커서 놀랐습니다만,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공백기(?)가 무색하게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렸습니다. 동갑 뿐인 청소년팀에 막내가 한 명 생겼네요. 이 새로운 조합이 어떤 공부로 펼쳐질지 기대됩니다!

어느덧 <걸리버 여행기>는 3부를 읽었습니다. 소인국과 거인국이 워낙 강렬하다보니, 상대적으로 3부는 인상이 희미합니다. 방문한 나라가 여럿이기도 하고, 걸리버가 딱히 그곳에서 뭔가를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무엇보다 사이즈가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도 않고 말입니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나라 라퓨타부터 시작해서 죽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나라, 영생을 사는 사람이 사는 나라 등 상당히 흥미로운 나라들이 많이 포진해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인상깊은 구절을 골라 낭송을 했습니다. 낭송을 하며 돌아보니, 3부는 '이상한 나라의 걸리버' 라고 해도 좋을 것 같더군요. 압도적인 라퓨타의 등장 장면, 라퓨타의 이상한 사람들, 라가도의 너무나 비실용적인 연구들, 왕을 알현하기 위해 바닥의 먼지를 핥아야 하는 나라...소리내어 읽으니 이 이상한 나라들이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나라들 중 하나를 골라 여행한다면 어떨지 써 오는 것이 글쓰기 주제였습니다. 라퓨타와 라가도 연구소와 죽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을 가장 많이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글이 대개 꿈으로 끝났는데요,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그곳에 방문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3부에서 걸리버는 더 발전된 기술, 더 진보한 인류에 대한 믿음을 버리게 되는데요. 특히 결정적인 것은 역사적 인물을 만나 그들이 기록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였습니다. 우리가 진보했다고 생각하는 현재는 엄밀히 역사적으로 보면 기만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걸리버는 확인하지요. 이를 패러디 해서 혜린이는 잘생긴 것으로 소문난 왕(?) 숙종을 만나고 그때와 지금의 미의식이 다르기 때문에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글을 써 왔죠. 아름다움이 역사적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역사 인물 소환! ㅎㅎ

이번 시간에 배운 고사성어는 기인지우(杞人之憂)입니다. 줄여서 기우. 기나라 사람들의 걱정이라는 뜻이죠. 옛날 기나라 사람들은 하늘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런 괜한, 쓸데없는 걱정을 기우라고 하지요. 매주 성어를 하나씩 배우며 여행기에 한 번씩 인용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ㅎㅎ




 혜린이가 만나고 싶어 했던, 의외로 못생길지도 모르는(?) 숙종.


점심을 먹고 이번에는 서울대 병원 쪽으로 산책을 갔습니다. 오래된 벽돌 거물들을 지나면 갑자기 최신식 건물이 나오는 등 병원인데도 나름 다이내믹(?)한 풍경이 있는 곳입니다. 이번 산책 여행기 주제는 '걸리버가 방문한 나라를 내가 간다면?'입니다. 과연 아이들의 눈에 혜화와 서울대 병원은 어떤 나라로 탈바꿈 할 것인가!




손에 수첩과 펜, 그리고 주워든 나뭇잎(?)을 들고 출발~!




안타깝게도 연구동은 문을 닫아서 내부로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더군요. 돌발상황 발생?!





잠시 앉아서 여행기를 점검. 그런데 저 옆 벤치에 연구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라는 설정으로 서로를 경계하는 아이들.






새로 합류하게 된 세희. 그리고 여행자배 림보 대회~




돌아오는 길도 늘 가던 길과 다른 곳으로 가 보았습니다. 꼬불거리는 골목길이 걷기에 더 재밌더군요.



아무래도 병원이라는 장소 탓인지, 대개 라가도의 연구소를 방문하는 기분으로 여행을 했더군요. 재밌게도 '나는 걸리버의 조카다!' 하고 시작하거나 '외계인이다!'라고 말하는 등 본인이 어떤 여행객인지 설정부터 하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서로를 연구원으로 오해하는 에피소드를 삽입했지요. 이런 설정이나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을 활용(?)하는 것은 재밌었지만, 좀 더 '여행지에 대해 정보를 알고 가는 사람'이라는 본래 주제에서는 다소 벗어났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다음에는 머릿속으로만 알던 장소를 실제로 만날 때의 실감을 살리는 여행기를 써 보도록 하지요!


 


마무리는 도심 여행의 수호자(?) 스파이더맨




10월 31일까지 해 올 과제


① <걸리버 여행기> 4부를 읽어 옵니다.


② <걸리버 여행기> 4부에서 걸리버는 말의 나라를 방문합니다. 그곳에는 이성적인 동물 후이늠과 너무나도 야만적인 동물 야후가 대비되어 나오지요. 그리고 그 야후의 정체는?!

4부를 읽고, 나와 내 친구, 가족을 관찰하며 인간은 어떤 동물인지 탐구해 보는 글을 써 봅시다. 무엇을 욕망하는 동물인지, 어떻게 걷고, 먹고, 자는지, 어떻게 함께 살아가는지, 이해할 수 없는 점은 무엇인지 등등을 관찰하여 새로이 알아낸 점을 중심으로 써 봅니다. 쓴 글은 8장 인쇄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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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8 17:22
    의외로 못생겼을지도 모를 숙종은 무척 손이 크군요. 여행을 응원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