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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후기입니다...

작성자
크느
작성일
2017-06-10 01:11
조회
151

지난 시간에는 장자[외편] 제10편[마제]와 강신주의 [장자의 철학] 2부 1장 "'꿈': 자의식, 언어, 인식의 문제"를 읽었습니다.


‘마제’편에서는 인간이 善이라는 이상을 매개로 자행하는 인위적인 통치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백락이 ‘나는 말을 잘 다룬다.’ 고 해서 털을 태우고 깎아 내며 굽을 깍고 낙인을 찍으며 연이어 굴레를 씌우고 다리를 묶으며 구유와 마판에 줄줄이 묶어 놓음에 이르러 죽는 말이 열에 두세 마리에 이르고…”  백락은, 자신이 믿고 있는 善이라는 도덕적 이상을 보편타당이라는 폭력을 통해 자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백락이 善을 앞세워 자행하는 인위적인 통치에서 벗어나 자연의 본성으로 돌아가라는 것이 아니라, 보편성 혹은 일반성이라는 것의 폭력성을 문제 삼는 것 같습니다.


장자[내편] 제물론에서는 보편타당에 대한 폭력성을 다음과 같은 寓言으로 풍자 합니다. “……사람은 습한 데서 자면 허리병이 생기고 반신불수가 되는데. 미꾸라지도 그러한가? 사람은 나무 꼭대기에서 머물면 벌벌 떨면서 두려워하게 되는데, 원숭이도 그러한가? 이 세가지 중에서 누가 올바른 거처를 아는가?……내 입장에서 살펴본다면 仁義의 실마리와 是非의 길이 복잡하게 얽혀서 어수선하고 어지럽다. 그러니 어찌 그 구별을 알 수 있겠는가?” 설결의 ‘누구나 옳다고 동의할 수있는(同是) 무엇을 알고 있냐’라는 질문에 대한 왕예의 반문입니다. 여기서 장자가 말하는 것은 同是 혹은 보편이라는 객관적 인식은 누구 혹은 어느 집단에게나 적용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때문에 보편이라는 폭력은 “문화적 역사적 문맥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들의 구체적인 삶(장자의 철학. 206p)”을 무시했을 때 자행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장자는 국가나 문명을 전복하고 아나키스트로서 살아가라고 우리에게 말하는 것일까요?


문명 혹은 국가는 누구도 선택해서 태어날 수 없습니다. 또한 옳고 그름의 대상도 아닙니다. 하지만 인간의 생명은 주어졌으니 어떻게든 살아 가야 합니다. 그런데 국가라는 장치와 사법제도는 우리를 보호하기도 하지만, 종종 죽음으로 몰아내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사하라 사막에서 여성과 아기를 포함한 난민 44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국가장치의 이중성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과 忽의 선의로 죽어가는 혼돈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국가와 사법제도를 거부하고 개인의 자유를 우선으로 하고 살아가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요? 살아가기 전에, 먼저 자신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을 겁니다.


‘나’라는 존재는 타인과 함께 살아야만 그 가치를 인정받고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 역시 “타자와의 차이를 통해서 사후에 확인되는 어떤 것입니다. 다시 말해 공동체는 크게는 인간과 동물 사이, 문화와 문화 사이, 철학과 물리학 사이, 가족과 가족 사이의 차이에서 사후적으로만 규정될 수 있다는 것(장자의 철학. 191p)” 입니다. 강신주는 장자를 통해 나라는 존재의 본질을 다음과 같이 분석합니다. “우리에게 드러나는 모든 개별자들은 철저하게 의미체계의 사전 규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 장자의 지적이다. 결국 어떤 개별자의 본질이나 의미를 규정하는 것은 이미 특정 공동체 혹은 자의식의 규칙을 전제로 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언어를 가지고 우리 자신이나 타자를 규정하는 것은, 특정 공동체의 의미체계나 그것이 내면화되어 이루어진 고착된 자의식의 드러남이나 적용이라는 점에서, 꿈과 마찬가지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 모든 현상 결국 ‘나’의 본질을 규정하는 것은 공통체의 의미체계나 고착된 자의식의 드러남이라고 합니다. 개인이 스스로를 규정하기 위해서는 항상 타자와 공동체의 의미체계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개인은 그들과 동시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때문에 나와 타자 그리고 공동체 혹은 국가는 대대논리를 통해서 서로를 지시하고 이를 통해서 구성될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타자를 부정하고서는 나 자신조차 인식할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구조가 꿈의 메커니즘과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장자가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우리의 삶이 언어, 인식, 고착된 자의식의 무한한 반복임을 자각하고 유한한 생명을 직시하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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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11 20:20
    후기만 남긴 채 오지 않으신 쿤우쌤...ㅠㅠ 왜이렇게 바쁘세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