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강좌

<청소년 소생> 15주차 수업 스케치 및 공지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20-07-30 00:36
조회
108
먼저 다음 시간 공지부터 할게요. 희소식입니다! 글쓰기 숙제는 따로 없습니다. ㅎㅎ 대신 글쓰기 숙제가 없는 만큼 다른 숙제들을 충실히 해와야겠죠? 해오지 않으면 30분 동안 오금희 반복한다고 미리 얘기했습니다~
  • 《레비-스트로스의 인류학 강의》 〈두 번째 강의〉 끝까지 읽어옵니다.

  •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12~13장을 읽고 역사 학습지를 풀어 옵니다.


 

오전에는 각자 써온 글을 가지고 토론했습니다. 지난시간 건화쌤의 ‘중독’을 어떻게 정리했는지 궁금했는데요. 몇몇 친구들은 ‘중독’보다는 ‘허무함’에 초점을 맞춰서 글을 써왔습니다. 이야기는 ‘중독’을 가지고 써온 친구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 친구들에게는 ‘중독’보다는 중독이 동반하는 ‘허무함’에 더 인상이 깊었던 것 같습니다.

허무함에 초점을 맞추서 쓴 것은 혜린이와 재윤이입니다. 혜린이는 TV 같은 것에 몰두한 뒤가 특히 허무하다고 했고, 재윤이는 좋아하는 책 시리즈를 다 읽고 난 뒤가 허무하다고 얘기했습니다. 허무함을 느끼게 만드는 대상은 다르지만, 둘 다 어떤 일에 신경을 쏟고 난 뒤에 허무함이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도현이가 ‘허무함을 느끼는 것과 집중하는 것이 같은 것처럼 들린다’고 말했습니다. 허무함을 느끼게 될 때 특정 대상에 집중하는 것은 분명한데, 모든 집중이 허무함을 동반하는 것은 아니어서 아이들도 혼란스러워했습니다.

이에 대한 답이 ‘중독’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중독’을 주제로 써온 아이들의 글을 나눴습니다. 승희는 중독은 우리가 쓸데없이 시간을 보내게 만드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쓸데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임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게 중독입니다. 이우는 중독을 특정 대상에게 귀속된 속성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신체적 상태를 가리킨다고 썼습니다. 게임이나 유튜브, TV 같은 것들에 누군가는 중독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아니기도 하니까요. 경택이도 이와 비슷하게 중독은 우리 자신의 무료함을 어찌하지 못할 때 걸리게 되는 병이라고 썼습니다. 경택이는 중독의 문제를 허무함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이때 허무함은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는 신체들의 저항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지난시간 건화쌤이 TV를 보는 것은 눈과 귀를 사용하지만 다른 신체 부위들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던 것에서 착안한 설명이었습니다.

중독이 단순히 절제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공유가 됐습니다. 경택이는 신체적 균형을 회복함으로써, 이우는 사람들을 쉽게 중독되게 만드는 시대를 공부함으로써 중독을 극복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좀 더운 감이 없진 않았지만 하늘이 정말 맑았습니다.



카메라 앞에서 당당한 도현이 ㅋㅋ



재윤이는 도현이와 경택이가 딱 붙어 다닌다고 놀렸는데, 재윤이도 혜린이와 딱 붙어 있더군요. 제가 얼른 그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아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오징어 게임을 했습니다. 평소에 제가 뭘 그려도 시큰둥하게 그늘에 있던 아이들이 솔선해서 그리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그늘에 있었습니다. ^^ 그날의 치열함을 사진으로 보시죠!



오징어 게임의 에이스 이우와 혜린이의 격돌 장면입니다.



하지만 애꿎은 재윤이만 넘어지죠.



승희는 오징어 게임을 몰라서 거의 시작하자마자 죽고 억울해했습니다. 승희야, 게임은 원래 그렇게 배우는 거란다.



옷까지 내팽개칠 정도로 재미나게 놀더군요. 날이 많이 덥던데...



한바탕 놀더니 그늘에서 쉬었습니다.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이스크림 먹으러 간다고 하니까 바로 일어나더군요.



오후에는 ‘철학을 해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채운쌤이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우선 채운쌤은 어떤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았냐고 질문하셨는데, ‘두려움’, ‘환경’, ‘미움’, ‘중독’, ‘나’ 등 겹치지 않게 골랐습니다. 글 써오고 토론하면 그래도 생각이 바뀌고 있다는 게 느껴졌는데, 말하는 걸 들어보니 다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하하... 더 철저하게 복습을 시켜야 할 것 같군요!

채운쌤은 청소년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오행, 계절, 씨앗 비유 등을 통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요지는 정보를 접속하는 능력은 청소년기에 길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게걸스럽게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지 않고 내가 익숙한 대로 정보를 받아들이며 살아가면 꼰대로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조언도 하셨습니다. 아이들이 강의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궁금하네요. 다음시간에 물어봐야겠습니다.
전체 1

  • 2020-07-30 11:28
    드디어 오징어 게임을 했군요! 아깝다...그 현장에 있어야 했는데...얼마나 재밌게 놀았는지 사진으로도 그 즐거움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강의도 어떻게 들었는지 궁금하네요. 다음 시간에 물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