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n

11.09 수업공지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5-11-04 13:33
조회
607
올만에 출현하신 만두쌤과 함께 뒷풀이 잘 하셨는지요^^
만두쌤은 확실히 불교n의 트러블메이커, 꼭 오셔서 세미나와 강의 시간을 활기차게 만들어주셔요 ㅎㅎㅎ

지난 시간에는 3장 정리를 다시 한 번 해봤는데요,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를 아주 많이 들었네요.
백배순쌤, 담주부턴 꼬옥 나오시길요.

앞서 3장을 이야기할 때 채운쌤께서'코나투스'란 개체 이전의 노력이며, 우리가 표상하는 '주체'란 실상 코나투스의 결과물이라 하셨던 거 기억하시나요?
저는 이 이야기를 지난 수업까지 듣고 나서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채운쌤에 따르면 코나투스 - 자신의 존재를 지속하려는 각 사물들의 노력이란 구분하자면 수동적 차원의 노력에 머물 수밖에 없는데, 왜냐하면 그것은 신체를 기반으로 해서만 가능한, 그 신체를 유지하려는 노력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우리가 표상하는 我의 근본에 있는 것, 그것은 무엇인가? 답하자면 결국 신체입니다.
신체가 있는 모든 존재는 그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수행자도 배가 고프면 무언가 손에 잡히는 걸 주워먹어 제 신체에 합성하려 하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라치면 무의식적으로 팔을 버둥거리고 곁에 있는 뭔가를 움켜쥐려 합니다.
요컨대 신체를 유지하려는 그 노력은 무의식적 차원의 것이며, 따라서 신체가 있는 한 我에서 벗어나기란 실로 어려운 노릇이라는 거.
지금까지 수업 시간에 몇 번 나온 이야기입니다만, 그래서 불교에서는 유여열반과 무여열반을 구별한다고 하죠.

자신을 지속하려는 노력으로서의 코나투스는 그러므로 수동적 차원에 국한된 노력이라 할 수 있다고 하네요.
코나투스는 자신을 중심으로, 자신을 파괴하는 것을 악으로 규정하며 자신에 합성되고 자신의 보존에 도움이 되는 것을 선으로 규정하는 거니까.
이렇게 볼 때 정서의 발생, 즉 자신의 신체를 중심으로 표상을 형성하고 그에 따라 정서를 재생산하는 인간의 감정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데 코나투스가 아주 요긴한 것 같습니다.
어째서 우리네 인간이란 마음을 다잡고 또 다잡고, 사후에 늘 후회하고 다짐하면서도 또 다시 비슷비슷한 정서에 휩싸이고 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여기 있었네요.
신체적 차원의 무의식에서 인간은 그렇답니다.
아니라고 생각해도 막상 상황 앞에서는 다시 몸이 움직여 달아나고 피하고 혹은 달려들고... 이게 다 신체에 대해 정신이 표상을 짓기 때문이라는, 그리고 그게 코나투스라는.

자, 그럼 우짤까요? 무의식적으로 이미 이렇게 생겨먹었으니 어쩔 수 없다... 스피노자가 설마 이런 결론으로 가려는 건 아닐 텐데 말예요.
(제 기억에;) 채운쌤은, 감정이 어쩌고 저쩌고 이야기하는 3장의 핵심은 기쁨이 뭐고 슬픔이 뭐고 하는 정의라기보다는 다른 데 있다고 하셨죠.
스피노자의 윤리학으로 들어가는 데 있어 3장은 필수불가결한데, 왜냐하면 3장이 다음과 핵심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왜 양태인 인간은 신이 아닌가?
중생이 이미 부처인데, 인간 또한 신 즉 자연이 그대로 표현된 양태인데, 어째서 인간은 신처럼 살지 못하나?
신처럼 자유롭지 못하고, 신처럼 능동적이지 못한가?
3장이 내놓은 답은 이렇습다.
감정 때문이다! 내 신체를 읽고 내 멋대로 표상을 지은 뒤 정서를 재생산하는 한 인간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고, 능동적일 수 없고, 신처럼 존재할 수 없다!

채운쌤은 여기서 코나투스, 즉 수동적 차원의 노력이 아니라 능동적 차원에서의 노력을 고민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봅니다.
신체가 있는 한 능동적 차원의 노력이 불가하다고는 스피노자도 불교도 생각하지 않는 듯합니다.
불교에서 일컫는 보살이란 실로 스피노자가 말하는 '자기원인'적 존재일 수 있으리라는 게 채운쌤 설명.

아무튼! 인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내지 점수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서적 비약이, 수행에서는 '돈오'라고 불릴 만한 어떤 것이 함께 요구된다....는 것! ...
이게 지난 수업의 결론이었는데, 논리상으로는 충분히 이해됩니다만 사실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이걸 고민하는 걸 이번 학기 미션으로 삼아도 될 듯해요.
"인식을 정서화하기"란 대체 어떤 걸 말하는 걸까요? 아직은 눈앞이 하얗기만 합니다.
하여 다다음 주 수업에서는 에티카 3부를 다시 한 번 읽고 4부 공리까지 진도 나갑니다.
각자 3부 감정의 정의에서 자신이 맡은 6개 꼭지 체크하셨죠? 그거 잘 정리해오시고, 만두 쌤은 4부 발제 부탁드려요.

암튼, 에티카가 던진 화두는 그것대로 놓지 않은 채로 다음 시간에는 다시 <화엄경>으로 돌아갑니다.
40권(십정품)~48권(여래수호광명공덕품) 읽어오시고 공통과제 써오시는 걸로.
다들 숙제방에 왜 안 올리시나 모르겠는데, 숙제방이 괜히 있는 게 아니어요. 좀 올려주시어요 ㅜ

간식을 못 정하고 끝냈는데 미영쌤에 부탁드릴게요. 개인적으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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