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2 여시아문 강좌 후기
작성자
양희훈
작성일
2015-10-25 14:02
조회
3575
규문에 후기를 쓰다니! 영광입니닷 ^^
원일 샘은 존 케이지의 혁명성으로 강의의 문을 열었습니다. 미국 작곡가인 존 케이지(1912년 9월 5일 - 1992년 8월 12일)는 연주자,작곡자,지휘자,청중 등 연주회 정형화된 포맷을 전면적으로 부인했습니다. 그는 소리 자체에 대해 물음을 던졌습니다. 그의 곡 4분33초는 관객의 침묵, 헛기침 등의 우연성을 곡에 녹아들게 했습니다. 스스로 침묵에 방해되지 않는 작곡을 하려 애썼다고 하니, 제가 이전에 알고 있던 음악과는 뭔가 다르긴 달랐습니다.
케이지는 12음기법으로 명성을 날린 쇤베르크의 제자였습니다. 성실했지만 자기 색깔이 뚜렸했던 케이지는 화성학을 공부하지 않으면 벽에 부딪칠 거라는 스승의 말에 답합니다. “그렇다면 그 벽에 머리를 들이받겠습니다.” 남자가 봐도 반할만큼 멋집니다. 그러나 스승은 이런 제자가 맘에 들 리 없습니다. 쇤베르크는 후에 케이지를 “작곡가라기보단 천재적 발명가”가며 비꼽니다.
원일 샘은 시각적 외양보다는 소리가 대상의 본질을 나타낸다고 믿는다고 말씀하시며 앞에 놓인 컵을 손톱으로, 손가락으로 두드렸습니다. 툭툭, 깡깡. 소리가 달랐습니다. 컵과 마찬가지로, 밖에서 오는 자극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느냐(어떤 소리를 내느냐)가 바로 제 본질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존 케이지는 뉴욕 균류학회를 설립한 버섯전문가이기도 했습니다. 존 케이지가 스즈키 아이세스와 함께 버섯을 채취해 요리해 먹고 ‘뻗었다’는 일화가 흥미로웠는데요, 원일 샘 역시 독버섯을 잘못 먹고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하셨어요. 각성상태에 빠져서 저 멀리 보이는 불빛의 온도, 나를 사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등 온 신경이 살아나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냥 알게 된다는 원일샘의 경험을 듣고 저도 독버섯을 먹고 싶어졌습니다. 학교에서 [SILENCE]를 빌려 읽었는데 도통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독버섯을 먹으면 다르게 읽히지 않을까요? 저도 세상이 연결된 느낌을 겪어보고 싶습니다. 이 후기를 원일샘이 읽으신다면 독버섯 먹을 기회를 저에게도 주시길 바라요. 꼭 한번 먹고 싶습니다. 그런데 케이지가 버섯을 종종 즐긴 것은 일종의 환각상태를 즐겼다고 봐도 될까요? 감정을 격정으로 몰고 가는 베토벤의 음악을 싫어했지만 독버섯을 잘 요리해 각성상태를 즐긴 존 케이지. 모순인가요?
존 케이지의 음악에는 “내 음악을 들어주세요”와 같은 요소도, 곡 전반을 아우르는 특정멜로디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존 케이지의 음악을 들으며 틈입하는 어떤 소리도 곡에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홀로 나서지 않는 포용과 배려가 느껴집니다. 이런 존케이지의 음악을 몬드리안의 그림을 보면서 들으니 정말 원일샘 말대로 그림이 움직였습니다. 검은 줄 위에 모서리마다 노란 점이 생기더니 밝아졌다 흐려졌다를 반복하고 하얀 네모칸도 스멀스멀 움직였습니다. 어두침침한 실내에서 들으니 더욱 좋았습니다. 라디오나 멜론 차트에서 가요나 찾아듣던 내가 이런 값진 경험을 하다니!! 원일샘 짱짱맨. 채운샘 짱짱걸.
다음 강의는 아르보페르트. 그는 또 얼마나 멋진 사람일까요? 다들 귀 씻고 목요일에 뵈어요~
원일 샘은 존 케이지의 혁명성으로 강의의 문을 열었습니다. 미국 작곡가인 존 케이지(1912년 9월 5일 - 1992년 8월 12일)는 연주자,작곡자,지휘자,청중 등 연주회 정형화된 포맷을 전면적으로 부인했습니다. 그는 소리 자체에 대해 물음을 던졌습니다. 그의 곡 4분33초는 관객의 침묵, 헛기침 등의 우연성을 곡에 녹아들게 했습니다. 스스로 침묵에 방해되지 않는 작곡을 하려 애썼다고 하니, 제가 이전에 알고 있던 음악과는 뭔가 다르긴 달랐습니다.
케이지는 12음기법으로 명성을 날린 쇤베르크의 제자였습니다. 성실했지만 자기 색깔이 뚜렸했던 케이지는 화성학을 공부하지 않으면 벽에 부딪칠 거라는 스승의 말에 답합니다. “그렇다면 그 벽에 머리를 들이받겠습니다.” 남자가 봐도 반할만큼 멋집니다. 그러나 스승은 이런 제자가 맘에 들 리 없습니다. 쇤베르크는 후에 케이지를 “작곡가라기보단 천재적 발명가”가며 비꼽니다.
원일 샘은 시각적 외양보다는 소리가 대상의 본질을 나타낸다고 믿는다고 말씀하시며 앞에 놓인 컵을 손톱으로, 손가락으로 두드렸습니다. 툭툭, 깡깡. 소리가 달랐습니다. 컵과 마찬가지로, 밖에서 오는 자극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느냐(어떤 소리를 내느냐)가 바로 제 본질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존 케이지는 뉴욕 균류학회를 설립한 버섯전문가이기도 했습니다. 존 케이지가 스즈키 아이세스와 함께 버섯을 채취해 요리해 먹고 ‘뻗었다’는 일화가 흥미로웠는데요, 원일 샘 역시 독버섯을 잘못 먹고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하셨어요. 각성상태에 빠져서 저 멀리 보이는 불빛의 온도, 나를 사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등 온 신경이 살아나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냥 알게 된다는 원일샘의 경험을 듣고 저도 독버섯을 먹고 싶어졌습니다. 학교에서 [SILENCE]를 빌려 읽었는데 도통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독버섯을 먹으면 다르게 읽히지 않을까요? 저도 세상이 연결된 느낌을 겪어보고 싶습니다. 이 후기를 원일샘이 읽으신다면 독버섯 먹을 기회를 저에게도 주시길 바라요. 꼭 한번 먹고 싶습니다. 그런데 케이지가 버섯을 종종 즐긴 것은 일종의 환각상태를 즐겼다고 봐도 될까요? 감정을 격정으로 몰고 가는 베토벤의 음악을 싫어했지만 독버섯을 잘 요리해 각성상태를 즐긴 존 케이지. 모순인가요?
존 케이지의 음악에는 “내 음악을 들어주세요”와 같은 요소도, 곡 전반을 아우르는 특정멜로디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존 케이지의 음악을 들으며 틈입하는 어떤 소리도 곡에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홀로 나서지 않는 포용과 배려가 느껴집니다. 이런 존케이지의 음악을 몬드리안의 그림을 보면서 들으니 정말 원일샘 말대로 그림이 움직였습니다. 검은 줄 위에 모서리마다 노란 점이 생기더니 밝아졌다 흐려졌다를 반복하고 하얀 네모칸도 스멀스멀 움직였습니다. 어두침침한 실내에서 들으니 더욱 좋았습니다. 라디오나 멜론 차트에서 가요나 찾아듣던 내가 이런 값진 경험을 하다니!! 원일샘 짱짱맨. 채운샘 짱짱걸.
다음 강의는 아르보페르트. 그는 또 얼마나 멋진 사람일까요? 다들 귀 씻고 목요일에 뵈어요~
그리고 후기 앞부분 읽다가 든 생각.... 밖에서 오는 자극에 따라.... "슬럼프...."를 말하는 너의 본질은 무.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