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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탁마S 4학기 8주차 공지 '이성적 정서모방?'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21-12-04 10:56
조회
586
바로 공지하겠습니다. 다음 주가 이번 4학기의 8주차입니다. ‘스피노자를 통해 보는 우리 시대’ 초고를 가져오시면 됩니다. 그러면 채운쌤께서 간단하게 총평을 해주실 겁니다. 다른 팀들도 하나둘 초고를 가져오고 있는데요. 그걸 보니까 긴장되네요. 정서모방이 일어나고 있어요.

이번 주에는 현정쌤, 진아쌤, 정옥쌤의 부재로 인해 텍스트 토론은 비교적 간단하게 진행했습니다. 다음 주에 《지성교정론》은 지지난주에 하지 못했던 90절(97쪽)까지 강독할 거고요. 《선악의 저편》 토론은 〈고귀함이란 무엇인가?〉를 가지고 할 겁니다. 각각의 편마다 구체적인 문제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제목처럼 니체의 문제의식은 일관된 것 같아요. 이전까지 나왔던 편들을 참고하면서 토론을 해보죠!

어쩌다 보니, 학술제 대비 코로나 토론을 길게 했는데요.^^;; 이때 흥미롭게 나왔던 얘기 중 하나가 ‘이성적 정서모방’이었습니다. 정서모방은 이미지의 모방이라는 점에서 상상적 인식에 근거합니다. 그런데 스피노자는 적합한 관념으로 이행함에 따라 수동적 정념들도 능동적 정서로 이행하게 된다고 했죠. 그렇다면 상상에 근거했던 정서모방도 적합한 관념으로 이행함에 따라 이성적으로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가령, 공부 공동체에서의 토론은 관념의 연관과 질서를 끊임없이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적합한 관념을 구성하는 실천입니다. 모두들 경험하셨겠지만, 이 과정에서 부적합한 관념이 아주 약간이나마 교정되듯이, 우리를 고착시켰던 수동적 정념들도 아주 약간이나마 능동으로 이행하죠. 토론과 무관하게 갑자기 든 생각인데, 이때 능동으로 이행한 정서는 나에게만 국한될까요? 토론 중에 부적합한 관념을 교정하는 과정이 공통개념을 구성하는 과정이었던 것처럼, 토론으로 능동적 정서로 이행한 관념은 우리에게 공통적인 정서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공통개념의 형성이 윤리적 실천지점이라면, 공통 정서의 형성도 윤리적 실천지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마트롱은 ‘겪는 역량’을 강조하면서 비록 수동일지라도 다양하게 겪음으로써 특정 관념과 정념에 고착되는 것을 상쇄할 수 있다고 했죠. 토론 중에는 여기에 ‘최소한 인식과 정서의 메커니즘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한 사람’이라는 조건이 붙어야 한다고 했죠. 즉, 최소한 능동으로 이행하고자 하는 열망을 가진 사람(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인식한 사람)이어야 ‘다양하게’ 겪는 것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고 보니 이번 학술제 제목도 “함께 겪기, 함께 생각하기”네요. ‘다양하게’를 ‘함께’와 동등한 의미로 읽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오랜만에 정서 얘기를 하니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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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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