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읽기

12일 후기 및 19일 세미나 공지

작성자
현옥
작성일
2017-01-17 10:34
조회
353
1월 12일 후기 및 19일 세미나 공지

 

마슈레의 <헤겔 또는 스피노자>를 시작했습니다.

네들러의 안내에 따라 겨우겨우 에티카를 한번 더듬어온 저희들에게 확실히 어려운 텍스트임에 분명해보입니다. 특히 관념론적 변증법의 대가인 헤겔을 스피노자를 맞대결시켜 논의를 전개시키고자 하는 마슈레의 의중이 드러난 1장이 만만치 않았지요.

마슈레는 철학적 진리란 어느 한 곳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 차이와 논쟁이라는 문제적인 요소를 통해서만 전개되며, 대결은 두 사상을 소통시키는 동시에 각 체계를 그 자체로 열어보여 자신의 한계와 내재적인 반론에 직면하게 한다고 말하는데요, 이런 ‘체계의 펼쳐보임’을 통해 마슈레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철학사에 대한 진화론적 관점’입니다. 철학사에 대한 단일하고 전진적인 헤겔식 관점의 지배권을 전복하고, ‘목적론 없는 변증법’을 새로이 구성해보고자 하는 것이지요.

헤겔은 시대적으로 스피노자의 뒤였기 때문에, 스피노자의 사상을 자신의 체계의 한 종속적 요소로 흡수하여 소화하고자 부단히 애를 썼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자신의 사유체계에 대한 확신이 너무나 강했기 때문에 스피노자를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고, 스피노자에게로 번번이 돌아가면서도 결코 소화할 수 없는 저항점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헤겔은 실제로 스피노자의 철학에서 자신의 철학의 기본이 되는 몇 가지의 중요한 요소를 차용했습니다. 예를 들면, ‘이성의 절대성’이나 ‘유한한 표상의 형식적 성격’, 인식이 (단순한 관념이 아니라) 실재적인 과정이라는 관념 같은 것들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소화 흡수할 수 없는 지점들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비판으로 일관하는데요, 헤겔이 스피노자를 비판하고 있는 지점은 대개 다음의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1. 수학의 형식적 방법(기하학적 방법)을 철학에 도입함으로써 지성의 한계에 갇혀있다.

  2. 스피노자의 실체는 그 시초에 너무나 절대적으로 충만하게 정립되어 더 이상 역동적으로 자신을 전개하지 못하고, 외재적인 속성의 관점에 따라 추상적으로만 반성되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실체 또는 절대자(신)의 한계다.

  3. 이러한 시초의 절대자로부터 속성으로, 다시 여기서 양태로 점점 퇴락해가는 유출론적 체계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양태는 실체로부터 규정되어 순수한 부정주의에 빠져서(모든 규정은 부정이다), 더 이상 부정적인 것의 구체적인 운동을 전재하지 못한다는 것.


그동안의 어설픈 공부만으로도, 헤겔이 스피노자의 내재성이나 완전성 같은 개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요!^^ 아무튼 마슈레는 크게 이 세 가지의 헤겔의 비판지점을 중심으로 하여 앞으로 논의를 전개해 나갈 모양입니다.

다들 변증법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어서 문제라는 얘기들이 나왔지요. 각자 참고할 만한 책들을 좀 찾아 읽으시고요, 채운쌤께도 도움을 좀 구해야 할 듯 하여요! 다음 시간엔 마슈레의 관점을 생각하시면서 1부를 다시 한 번 읽으시고요, ‘적합한 관념과 부적합한 관념’, 그리고 뒷부분 진태원 선생님의 해제를 읽고 옵니다. 다같이 무지해서 누가 도움을 줄 사람이 없어요!^^ 각자 열공해오는 만큼 서로에게 스승이 된다는 점 꼭 기억하시고요... 어려운 가운데서도 읽는 재미가 있다는 말씀들을 하셔서 그래도 저는 안심이 되네요!

발제는 은하쌤, 간식은 현옥입니다. 그럼 목요일에 뵈어요!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