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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카 4부 공통과제

작성자
수영
작성일
2015-12-14 17:40
조회
404

2015.12.14 에티카 4부 공통과제 수영


스피노자에 따르면 덕이란 인간이 자기 고유의 본성의 법칙에 따라서 작용하는 것을 말한다. 실상 누구나 자기의 고유한 본성의 법칙에 따라서만 자신의 존재를 보존하려고 노력하며, 행복은 그렇게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보존할 수 있는 것에 있다.(73) 그렇다면 인간은 어째서 불행한가. 혹은 어떻게 불행하게 되는가. 스피노자에 따른다면 인간의 불행이란 소위 말하는 ‘불행한’ 어떤 일에 처하는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 자기 존재에 반하는 방식으로, 외부 원인에 정복된 채 살아가게 됨을 말하는 것이다.(지난 시간, ‘자살한 사람들’)


외부 원인에 정복된 채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외부 원인에 정복되었다’는 말 자체에 이미 인간에 대한 어떤 오해를 말해주는 것 같다. 인간은 과연 외부 원인에 정복된 채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스피노자가 말하는 것은 인간은 ‘자기의 본성의 법칙에 따라서만’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인간은 - 엄밀하게는 이성적인 인간은 - 자기 본성에 반대되는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외부 사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그리하여 수동적인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보존하고자 하고, 그렇기 때문에 자기 본성에 위배되는 어떤 것을 자기에게 강제하지 않는다. 외부 원인에 인간이 사로잡힌다는 것, 하여 자기 본성에 반하는 것을 자기에게 요구한다는 것은 어떤 점에서는 놀라운 일인 것 같다. 인간이 어디까지 무지해질 수 있는지를 말해준다. 하지만 여기서 무지란 단순히 무엇인가를 알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우리가 자주 말하였듯이 자기 자신 - 자기의 감정이나 생각, 태도, 행동 등 - 을 결정하고 있는 조건에 대해 무지함을 말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자기 자신 어찌하여 그런 방식으로 사건 혹은 대상을 생각하게 되는가, 이와 같은 문제에 무지하고 무능한 까닭에 우리는 자기 본성에 반하는 것, 자기를 해치는 일에 자기를 내맡기는 일이 생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인간은 어떻게 ‘이성적’일 수 있는가.


스피노자에 따르면 인간이 이성을 따르는 것 역시 본성에 따르는 일. 자기 자신을 보존하고자, 또 자기에게 유익하기 위하여 이성을 사용하는 것이 다른 까닭이 아니다. 하지만 인간은 감정에 사로잡히고, 자기 표상에 사로잡혀 이성에 반하는 방식으로 행동하게 되기도 하는 것이라고. 우리에게는 두 가지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한 편으로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지적인 작업. 하지만 동시에 하나의 감정은 보다 큰 감정에 의하지 않고서는 극복될 수 없다. 자기의 특정한 관념이나 상상을 극복하는 것 역시 그러니까 단순히 ‘결심’이나 ‘의지’의 문제, 당위적인 지식을 주입하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관념이 형성되는 것은 역시 신체 변용에 따른 것. 비록 우리 자신 부단한 변용 속에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다른 방식으로 자기 몸을 사용하고, 다른 관계들을 맺는 시도들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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