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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3일 목요일 / 소생 철학팀 후기

작성자
민호
작성일
2018-08-24 11:22
조회
44
2018년 8월 23일 목요일 / 소생 / 팀 세미나 후기 / 성민호

 

 

팀 발표가 2주 앞으로 훌쩍 다가온 이 시점, 팀 세미나는 활기차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점점 초조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저희는 자끄 엘륄의 <이슬람과 기독교>를 읽은 후, 엘리아데의 <세계종교사상사> 중 지난 시간에 메소포타미아의 종교, 이번 시간에는 무함마드와 이슬람의 전개 편을 읽었습니다.

미르치아 엘리아데는 카렌 암스트롱과 같은 종교학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슬람에 대해 쓴 그 둘의 시선이랄까 느낌이랄까하는 부분에 꽤나 큰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처음 카렌의 책을 읽으며 우리는(적어도 저는) 이슬람에 대해 상당한 호의를 갖게 되었습니다. 기독교와 달리 현세에서의 삶을 더욱 중시하는 모습, 일상 구석구석 스며들어 분리가 안 되는 그들의 종교, 예언자 무함마드 역시 같은 인간이고 신 외에 다른 어떤 것을 신성시하지 않는 깔끔함, 이교도에 대한 폭넓은 포용력으로(물론 알라를 유일신으로 인정해야하지만) 파바박 제국을 키워나가는 모습 등. 이슬람에 대한 완전 무지에서, 몇 가지 표상으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단편적인 관념일 뿐이었지요. 카렌의 <이슬람>은 바로 저와 같은 사람, 이슬람에 대해 완전 무지하면서 뉴스 따위로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게 그 오해를 풀어주고 이슬람에 대해 소개하기 위한 개론서입니다. 따라서 그 책을 읽으면 이슬람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생기고 그 종교가 야만적이고 폭력적이지만은 않다는 이해로부터 호의를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엘리아데의 <세계종교사상사>는 말 그대로 세계의 종교를 다룬 책입니다. 고대 문명의 발생지라고 하는 지역의 신화에서 출발한 원시종교로부터 종교개혁까지, 중국, 인도, 유럽, 이집트, 중앙아시아 등 들어본 종교는 모두 다루며 들어보지 못한 종교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이렇든 엘리아데는 똑같이 이슬람에 대해 써도 그 발생과 당시 중동의 정황, 통속 신앙, 영향을 끼쳤을 만한 요소를 전체적인 시각에서 보여줍니다. 특히 예언자들 중 그 행적 당시 정황이 자세하게 기록된 사람은 무함마드가 거의 유일하다며 초기 이슬람 발전기에 대해 매우 사실적인 설명이 인상 깊었는데요. 사실적이라고 하면, 이슬람 발달이 그 개종을 목적으로 이교도들의 관습도 흡수하고 유대교 등 일신교의 종교 의례와 전통을 차용하기도 하면서 만들어졌다는 점, 초기에는 새로운 종교를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알라만을 숭배하도록 설득하려 했다는 점 등입니다. 또한 메디나 이주 후 메카 세력에게 밀리기도 하고 협상을 깨기도 하면서 그렇게 정당하지만은 않은 방식으로 꾸역꾸역 밀고 나갔다는 점 등도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엘리아데는 당시 부족 간의 혈연 유대가 강하고, 다신교가 중심이 되는 문화에서, 유일신 알라를 중심으로 한 종교 공동체, 일신교를 탄생시켰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이것은 무함마드 한 개인의 종교적·정치적 천재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엘리아데의 이슬람에 대한 설명이 같은 종교학자 카렌의 설명보다 조금 더 객관적이고 다각도로 그 발생을 살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희 철학팀은 발표 방향을 가지고 꽤 많은 시간을 들여 논의를 했습니다. 자끄 엘륄의 책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 지금까지 읽은 작가들(카렌, 도시히코, 엘륄, 엘리아데)의 논의와 시선을 종합할 것인가, 쟁점은 무엇으로 잡을 것인가... @_@ 그렇다고 획기적인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지만, 이슬람을 공부하는 초심자로서 그들 다양한 입장의 차이를 드러내 정리하는 것이 그 자체로 해석이고 공부라는 채운샘의 말을 듣고는 모두가 수긍했습니다. 이슬람을 소개하는 종교학자의 시선, 그리고 세계종교의 발생을 총망라하는 종교학자의 시선, 기독교 신자인 종교가의 시선, 종교사상을 전공한 인식론자의 시선이 당연히 다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것을 찬찬히 정리해보는 것이 공부이지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는 것(그런다 해도 예상 가능하겠지만..)은 초심자로서 어려울 거라는 것.

그리하여 저희는 이번에는 일인 일 작가를 맨투맨으로 공략하기로 했습니다. 카렌은 혜림샘, 도시히코는 지영샘, 엘륄은 혜원누나, 엘리아데는 지은누나가 맡아서 각각 이슬람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 특성들을 정리하고 있는지를 찾아주실 겁니다. 특성들이라고 하면 이슬람 생성의 시대조건과 무함마드의 역할, 이슬람의 확산과 개종, 그 과정에서 이교도와 딤미에 대한 대우, 샤리아와 하키카로부터 해석의 문제, 수니와 시아, 카아리지파의 관계, 피조물 인간과 모든 것이 신의 뜻이라는 사실에서 윤리의 문제 등등을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기독교와 비교해 인간의 원죄, 신의 피조물로의 인간이라는 인간의 한계에 대해 정리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4개의 책에서 공통으로 꿰어지는 문제나 비교해서 설명할 수 있을 만한 지점을 찾아 공통점과 차이점을 정리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자신감은 바닥이지만 세미나 때 아주 잠깐 논의된 것들을 적극 활용해보겠습니다.

그럼 다음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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