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숙제방

[청문회] 2기 1회과제

작성자
소정
작성일
2021-06-14 20:53
조회
51
통찰은 어떻게 가능한가 [청문회] /2021/6/17 소정

 

요즘 나는 이상한 자만감에 빠져 있다. 뭔가를 쓰면 주옥같은 글귀가 줄줄이 나올 것 같은. 미치겠다. 이 상태에서 탈출하지 못하겠다. 그래서 얼마나 이상한 글이 나올지 차마 글은 시작하지도 못한다. -과제는 글이 아니라고 스스로 기만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현상은 통찰력의 부족이 원인이 아닐까 한다. 나는 글을 읽으면 아! 그렇지 맞는 말이야. 하고 휘리릭 넘어가기 바빠서 그 글을 깊이 있게 들어가지 못한다. 이번에 읽는 장자도 마찬가지다.

[장자]<거협>에서 나온 ‘세속에서 이른바 지혜라는 것이 큰 도둑을 위해 도와 준 것이 아니겠으며 이른바 성(聖)이라는 것이 큰 도둑을 위해 지켜준 것이 아니겠는가.(4쪽)’하는 문장을 나는 ‘좋은 말이다’라고 생각하고 그냥 다음 글로 넘어갔다.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보니, 공자, 부처, 예수 등의 성인이 큰 도둑을 지켜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큰 도적을 지켜준 것은 성인들이 아니라, 성인들을 이용한 권력자들이 아닌가하는 회의감이 찾아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성인들이 큰 도둑을 지키는 데 일조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또 아리송한 상태가 되기도 한다. 좀 더 깊이 텍스트를 읽어야하는 데 나는 여기서 생각하기가 싫어진다.

<거협>편에 딸린 에피소드로 ‘노(魯)나라에서 담근 술이 시원찮자 조(趙)나라의 한단(邯鄲)이 포위되고, 성인이 나타나자 큰 도둑이 일어났다고 한다. 그러므로 성인을 배격하고 도둑들을 내버려 두어야 천하가 비로소 다스려질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오호! 이런 재미있는 일이? 하고 넘어가며 노나라에서 담근 술의 시원과 조나라와 노나라의 지역지도 등을 찾아보고 궁구해야하지만 그냥 읽어나간다. 내 ‘휘리릭 넘어가기’는 중증이다.(솔직히 말하면 지도는 대강 찾아봤다. 노나라는 한단과 제나라 중간에 위치하는 듯하다.)

<재유>편에서는 ‘천하를 있는 그대로 놓아둔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천하를 다스린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 천하 사람들이 자기 본성을 어지럽히지 않고 자신의 덕을 바꾸지 않는다면, [따로 특별히] 천하를 다스릴 일이 있겠는가.’(9쪽)라는 문장에서 오호! 참신한데? 하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이어지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기뻐하면 자연계의 양기가 손상되고 지나치게 화를 내면 자연계의 음기가 손상된다. 음양이 모두 손상되면 사계절이 제때에 이르지 않는다.’라는 문장을 보며 ‘이것은 주역이다!’라고 확신하며, 왜 그런지의 분석 작업을 하지 않는다.

<천지>편에서는 “옛날 천하를 다스렸던 군주는 스스로 무욕하여 천하 인민의 삶이 충족되었으며, 스스로 무위(無爲)하여 만물이 저절로 화육(化育)되었으며 스스로 깊은 못처럼 고요히 침묵하여 천하 만민의 삶이 안정되었다.”라고 나온 부분에서 이 ‘무위’라는 말을 깊이 파고들어야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나중에 토론시간에 하면 되지 않을까? 하고 내가 할 공부를 모두에게 미루는 나! 어떡하면 좋을까? ㅠㅠ (제가 좋아했던 「비정상회담을 패러디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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