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S

절차탁마S 2학기 1주차 공지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21-05-01 16:55
조회
122
라이프니츠를 보냈고, 이제 마키아벨리를 만날 시간이네요. 라이프니츠가 ‘물체(body)’를 왜 ‘현상’이라고 했는지 그 문제의식을 조금은 알 것도 같아졌는데, 아쉽네요. 물체를 생각하면 어쨌든 ‘있다’라는 관념에서 벗어나기가 힘듭니다. 그런데 ‘있다’고 해버리면 하나의 작은 씨앗이 어떻게 거목이 되는지, 형태가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라이프니츠가 물체를 현상으로 본 것은 그 자체로 실체로 사유하지 않기 위해서였죠. 채운쌤은 들뢰즈의 논의를 빌려서 라이프니츠의 모나드-물체의 관계를 dna의 접힘과 펼침으로 볼 수도 있다고 하셨죠. 실제로 몸은 유전자가 사건과의 관계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펼쳐지는 방식으로 형성된다고 합니다. 예전에 굴드 책 읽을 때 ‘모자이크 이론’으로 개체의 발생을 설명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거기서는 우리의 동일한 dna가 어떻게 팔, 다리 같이 각각의 다른 형태를 이루는지를 분석했는데요. dna의 서열 중에서도 특정한 부분만 반짝이면 팔, 다리 같은 특정 부분의 형태로 세포가 발생한다고 하네요. 이렇게 시대를 넘어서 접속되는 지점을 보면 참 신기하단 말이에요. 어쨌든 이렇게 접속될 수 있는 것 자체가 라이프니츠의 논의가 꽤 세련됐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제 그동안 손톱만 깨물었던 ‘내가 만난 스피노자’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시간이기도 합니다. 하하;; 강의를 들으면서, ‘역시 들뢰즈’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네요. 그리고 들뢰즈가 선배들의 사유를 훔쳐내듯이, 저희도 그래야 한다는 다짐을 다시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건 단순히 머릿속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조금씩 쓰는 과정으로 확인할 수 있겠죠. 채운쌤은 매주 한 장, 매일 3~5줄이라도 꾸준히 쓸 것을 강조하셨는데요. 몇 번이나 실패했던 이 루틴을 이 기회에 한 번 신체에 새기도록 시도해봐야겠습니다. 동시에 우리가 스피노자로부터 변용된 지점을 분명하게 캐치할 필요가 있다고도 하셨습니다. 스피노자라는 거울을 놓고, 그 앞에서 흉물스런 자신의 모습을 봐야 한다는 것이었죠. 이것은 당장 슬픔으로 느껴지지만, 기쁨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둘 다 쉽지 않네요. 어쨌든 이제 본격적으로 달려야 하니, 모두 다시 마음을 다잡죠!

다음 시간에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6장, 《에티카》 78쪽까지 읽어 오시면 됩니다. 그리고 과제로는 스피노자를 어떤 지점에서 만났는지 문제의식이 분명한 1장을 써 오시면 됩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대해서도 간단한 메모가 있으면 좋겠는데, 이건 알아서 잘 하시겠죠. ㅎㅎ 간식은 제가 준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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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4 08:54
    오호, 물체란 현상이다! 자기가 경험하는 세계에 대해 던지는 질문이 근본적일수록 다른 시대와 접속할 수 있는 힘도 커지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