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읽기

7.21 스피노자 세미나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6-07-19 00:42
조회
539
7.21 스피노자 세미나 공지

스피노자 세미나 두번째 시즌이 학기되었습니다. 이전부터 하신 분들도 계시고 처음 오신 분들도 계신데요, 이번 학기도 끝까지 함께해요//

이번 시간에는 감정에 관한 3부를 읽기에 앞서 이전에 읽은 1,2부를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피노자는 <에티카>를 기획하면서 이 삶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자유에 대해 묻습니다. 삶이 이런 모양인데, 과연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가를 묻는 게 아닙니다. '이런 삶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이런 삶을 통해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을 사유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이런 삶'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간 삶의 조건은 우리를 배려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그러므로 우리가 바란들, 아무리 그 배려의 주체를 숭배한들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를 제압하는 어떤 주체를 믿기 보다는 그 조건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또한 그 조건 속에서 자유를 사유할 수 있습니다. 그 존재가 나를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면, 자유의 해결책은 외부가 아니라 나를 제압하는 그 존재에게 있다는 것.

하지만 이런 걸 단번에 알면 스피노자가 굳이 <에티카>라는 되새기고 또 되새기는 책을 쓰지 않아도 되었겠죠. 인간은 계속해서 스스로를 자연의 규정에서부터 떨어진 예외이며, 또한 마음만 먹으면, 혹은 신체 조건만 좋아지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유의지에 대한 가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조건들, '보기 위한' 눈과 '먹기 위한' 입 따위는, 내가 결정해서 생성된 것이 아니기에 역으로 그것들이 나에게 주어지게 하기 위한 어떤 의지가 있다고 믿게 되어버립니다. 실재의 원인을 알기보다는 그 원인과 결과를 전도시켜서 결과적으로 내가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스피노자는 1부와 2부에 걸쳐 이 세상, 그리고 인간의 신체와 정신에 대해서 말합니다. 이것들을 파악해서 새로운 자유, 그리고 새로운 윤리를 구성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학기에 계속 골머리를 썩었던 '관념의 대상은 내 신체다' 라는 '신체 변용의 관념' 말입니다. 내가 대상에 대한 관념을 생성하는 게 아니라 신체를 대상으로 관념을 생성한다는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한지, 그리고 대체 무슨 말인지! 처음 들었을 때는 엄청 헤맸던 기억이 납니다. 모든 관념은 신체 변용의 관념이라는 것. 이것은 1. 우리가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2. 우리 신체는 대상과 만나서 계속해서 변용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즉 우리가 갖는 관념, 어떤 대상에 대한 관념은 대상을 표상하지만 대상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또한 내 신체는 대상과 만나면 변용을 일으키는, 즉 나라는 독립된 개체로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에티카>는 신체 변용의 관념이라는 개념을 통해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선 이것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인간적 자유', 즉 우리를 배려하고 우리를 위해 조건을 마련해주는 존재로부터 자유를 얻어내려고 무진 애를 쓰는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음 시간은 본격적으로 제3부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할 텐데요. 3부에서는 코나투스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코나투스는 사물의 현행적 본질, 보존하려는 힘이고 또한 욕구에 비견되는 힘입니다. 혹은 자기 원인이 작동하는 힘이라고도 하는데, 이 보존의 힘이 자유의 열쇠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수동성/능동성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 시간은 3부 26번까지 읽어오시고요

간식은 우진 쌤


다음시간에 봐요~
전체 1

  • 2016-07-19 09:17
    오오 친절한 후기네요. 정말 계속 헷갈리는 건, 인간정신의 관념의 대상이 자기 신체라는 것과 속성들의 평행론...부디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