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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단테 서평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7-07-07 14:43
조회
59
‘돌아간 자, 단테’ 이게 제목이고, 지난번에도 단테가 천국에 도착한 이후 다시 지상으로 돌아갔다는 사실, 이 지점을 해석하고 싶다고 하셨죠. 그런데 단테가 돌아갔다, 천국에 있을 수도 있었지만(이거 분명한가요? 천국에 있는 이들은 단테가 돌아가 글 쓰는 게 기정사실인 것처럼 얘기하기도 하던데) 그렇게 했다, 그리고 시를 썼다. 이런 단언은 있지만 그게 의미하는 바가 뭔지가 선생님 글에서 드러났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선생님 말씀대로 지상이 영원한 고통이 있는 곳(이런 표현이 가능한 근거는 뭔가요?)이라면 왜 다시 여기로 와야 하는지? 그리고 원래 시를 쓰던 이가 다시 시를 쓰는 건데, 앞과 뒤 사이에 변화가 있는 거라면 그게 뭔지?

그런 것 없이 다른 이야기가 너무 많이, 그런데 그렇다고 상세하고 섬세하지 않은 채로 들어가 있어서 읽으면서 선생님의 생각을 짐작하고 따라가는 게 쉽지 않았어요. 빛은 신의 상징이다, 이런 말은 있지만 그래서 빛이 뭔지는 없고. 구원이라는 단어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그래서 구원이 무엇인지도. 베아트리체 이야기가 왜 서론에 나와야 하는지도. 기타 등등.

저번에 함께 이야기했을 때, 이 서평의 이야기를 좀 좁힐 필요가 있다고 했었죠. 선생님이 계획하신 주제, 그 모든 걸 다 말할 수도 없다고. 주제를 명확히 해야 글이 전개될 테니까요. 그래서 하나의 결정적 장면을 택하고 그걸 꼼꼼하게 분석하는 방법을 사용해보자고 했었는데, 딱 그렇게 해서 두 페이지 분량의 글을 완결된 주제로 만들어보자고 한 건데. 음. 인용은 엄청 많은데 선생님께서 하나하나 의미를 뜯어보고 해석해보고 하신 게 어떤 것일지 잘 모르겠습니다.

문단 구성, 문단 나누기, 문장 연결 등에서도 어색한 곳이 많은데 글 쓰는 이가 주제를 장악하지 못했을 때 이런 데에서 드러나기 마련이에요. 정해진 시간을 넘기신 것도 그렇고 여러 모로 아쉽습니다.

아무튼. 3학기는 즐거운(혹은 지금 우리처럼 고만고만한 개인들이 나오는 끔찍한?) 소설들이 많으니 모쪼록 더 맹렬히 읽고 쓰시길 바랍니다. 오선민 선생님께서 잘 이끌어주시리라 장담장담해요. 1, 2학기, 애쓰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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