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S 숙제방

10주차 과제

작성자
이진아
작성일
2021-04-21 13:00
조회
81
규문 2021 스피노자S 10주차 과제/ 라이프니츠의 윤리성 정리/2021/04/21/이진아

라이프니츠에게 인간이 윤리적으로 산다는 건 무엇일까?

라이프니츠의 저술에는 신을 향한 라이프니츠의 사랑을 특히 더 느끼게 해주는 지점들이 있다. <형이상학논고>의 36절 ‘신은 모든 정신들로 구성되는 가장 완전한 공동체의 군주이고, 이 신국의 행복이 그의 주목적이다’, 37절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에게 하늘나라의 비밀과 놀라운 법을, 그리고 신이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준비해 둔 최고의 행복의 웅대함을 계시해 주었다’와, <자연과 은총의 이성적 원리> 16-18번이 그것이다.

그는 신은 자녀들인 인간이 존재하는 근원이 신이고, 정신을 가진 인간 외의 타 존재들은 인간이 신을 찬양할 수 있도록 존재할 뿐이며, 신은 인간에게 최고의 완전성을 부여했다고 설명한다. 그에게 있어서 신의 국가는 우주의 가장 고귀한 부분을 차지하는 도덕적 세계로, 이 세계를 만든 신의 첫 번째 의도는 최고의 행복을 이 안에 전파하는 것이다. 신국의 구성원인 정신들이 자신의 도덕적 성질을 보존하면서도 도덕성에 비례한 행복을 누리는 것이 신의 의도이다. 그런데 행복 분배가 현세에서 완전히 실현되지 않으니, 신은 정신들이 육체의 사후에도 자기 몫의 행복을 다 챙겨서 누릴 수 있도록 인간들의 실체성과 의식이 보존되게끔 피조물을 창조했다는 것이다. 최고의 선과 정의를 실현하는 군주인 신이 신국의 구성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단 하나, 그를 사랑하는 것 밖에는 없다. 그리고 신은 참새 한 마리도, 그리고 이성을 가진 피조물인 우리의 머리카락 한가닥도 소홀히 하지 않고 배려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정의로운 사람들의 영혼은 우주가 전복되어도 신이 보호해주시고, 우리 행동 하나, 말 한마디, 우리가 사용한 물 한 컵까지, 모두 추후에 그러한 행위에 비례한 행복 분배를 위해 꼼꼼히 체크되고 간과되지 않는다. 이렇게 라이프니츠의 글에는 인간과 피조물들을 향한 지극한 사랑이 절절히 담겨있는데, 내게는 사실은 역으로 라이프니츠의 신을 향한 사랑이 절절한 것 같다.

여하튼, 라이프니츠에게 인간이 윤리적으로 산다는 것은 라이프니츠가 설명한 대로 신이 의도한 최고의 행복을 누릴 수 있기 위해 인간이 그에 비례한 최고의 선과 정의를 행하는 것이다. 건축가이자 군주인 신이 마련한 세계에서 신에 의해 예정된 조화를 통해 짜여진 질서를 따라 신을 본받아 신의 정의와 신의 선을 행하다보면 신에게 잠점 가까와지고 그 보상으로 자신이 행한 만큼 신의 사랑을 (또는 응징을) 받을 수 있다하니, 신의 선과 정의를 실천할 이유-동기가 매우 확실하다. 그에게 신에 대한 사랑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을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에 대한 믿음(신뢰)은 우리를 최고의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 길로 인도하지만, 신은 무한하기에 최고의 행복은 결코 완전히 도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성을 가진 정신들의 완전성은 창조 후에 인간이 자유의지에 따라 도덕성을 실현해 가는 결과로 끊임없이 증대될 수 있기 때문에(<형이상학 논고> 131쪽 주석159), 새로운 기쁨과 새로운 완전성을 추구하는 ‘진보’(<자연과 은총의 이성적 원리>18번)에서 인간이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라이프니츠에게는, 이미 제시되어 있는 신의 뜻에 얼마나 가까이 가는지 여부가 윤리적 삶의 기준인 듯하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을 신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하니, 그리고 생에서 로병사로 이어지는 생명의 주어진 여정에서 멸함 없는 세계=신국이 있으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문득 이것은 삶의 고를 달래주고 잊게 해주는 강력한 환각제가 아닐까 싶었다. 이 시대와 비할 바 못되는 의학, 과학 수준으로 아마도 인간들의 삶의 고통이 더 컸을 세상에, 신국의 메시지가 서구사회에 아주 오랫동안 삶의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겠구나 새삼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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