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4월9일 아나키즘팀 후기

작성자
지영
작성일
2020-04-16 00:35
조회
110
후기가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지난 주 저희조는 <곰에서 왕으로>의 후반을 읽고 각자 주제와 함께 재미있었던 지점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먼저 규창이는 아나키즘을 통해 정치에 대해 다른 상상을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요, 동양의 무위지치無爲之治와 아나키즘을 비교해 보는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무위지치는 고대 중국의 이상적 정치 형태인데요, 함이 없는 정치를 말합니다.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백성들 스스로 하게 놔두는 정치로 공자, 노자, 법가 등마다 다른 무위지치가 있다고 합니다. 가령 공자는 능력에 맞게 인재 배치를 중요하게 여겼고, 법가는 법에 따라 살아가면 질서정연하게 살 수 있었고, 노자는 백성들이 얻기 어려울 만한 것을 봉쇄하는 방향으로 가령 돈, 사치품 같은 거를 금지라기보다는 그런 것을 얻지 않아도 충분히 잘 살게 만드는 방식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이런 정치 형태는 결여보다 상호부조가 잘 이루어지는 사회 같다는 이야기와 함께 중심으로 환원되지 않는 정치에 대해서 고민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규창이는 평소 투표 같은 정치와 관련된 활동을 무의미하게 여겼는데, 아나키즘을 통해 정치에 대한 다른 감각을 발견해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번에 읽은 <곰에서 왕으로>에서는 국가가 어떻게 탄생을 했는가에 관한 새로운 시각이 흥미로웠다고 했구요. 가령 우리가 야만이라고 규정하는 게, 그것이 가진 속성이 본래 야만적이라서가 아니라 비대칭적 관계로부터 규정되며 그 속에서 탄생한 국가의 문제에 관해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혜연 샘은 아들과의 관계에서 부모로서 연장자로서 권력을 행사하지 않고 어떻게 다르게 관계 맺을까란 질문을 풀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나를 들여다보고 나에게 타인을 통제 하고 싶은 욕구가 있듯 타자에게도 그런 게 있지 않은가 라는 이해가 관계를 바꾸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나키즘에서 타자와 어떻게 만나는가를 통해 ‘타자와 어떻게 다르게 만나는가’라는 질문을 더 구체화 시켜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곰에서 왕에서으로>에서는 대칭적 사고가 애초부터 나와 타자가 대등한 관계라는 점을 의식하며 만들어졌고, 타자를 배제하지 않는 방식이라는 점에 관해서 이야기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가족이란 공동체에 관해 가족 구성원이라는 또 다른 타자들과 연결될 활동을 공유하는 시간을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지 질문해 보았습니다. 단순히 밥을 같이 먹는 관계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랑 연결될 수도 있고 혹은 우리 시대에서 관계는 어떤 식으로 구조화가 되고 있는가. 근대적 지평 속에서 가족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다르게 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아나키즘의 상호부조와 화엄불교의 동일성과 상호의존성 비교를 통해 나와 세계에 대한 다른 앎을 구성해 보고 싶다는 방향입니다. 덧붙이자면 내가 강화되는 공부가 아니라 다르게 공부하고 싶다는 건데 더 생각해 봐야 할 지점입니다.

토론에서는 아나키즘이 사회체와 연결된다는 측면에서 볼 때, 내가 강해지는 문제를 사회적 지평에서도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아나키즘이 제도를 문제 삼는 방식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나 자신의 자아를 견고하게 만드는 지점을 더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저의 질문과 함께 <곰에서 왕으로>에서는 국가의 탄생을 보는 지점과 연결해 이야기 나누었는데요, 국가는 강제와 의무가 아닌 커뮤니케이션의 흐름으로 이루어지는 대칭적 사고에서 그것이 끊어지고 방해받는 비대칭의 관계에서 나타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아나키즘이 이야기하는 제도 비판이 대칭적 사고와 같다고 할 수 없지만, 제도를 구성할 때 인간 본성을 중요하게 여긴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이번 주는 크로포트킨의 <빵의 쟁취>를 읽고 이야기 나누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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