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에이징 세미나

예스에이징 세미나 시즌2 - 9주차 후기

작성자
전순옥
작성일
2021-11-21 00:54
조회
159
예스에이징 9주차 후기

 

마지막 세미나는 규문에서 모두 모여 에세이를 발표하면서 의견을 나누었고 끝나고는 맛난 점심을 같이 드시고 헤어지면서 예스에이징 세미나가 마무리 되는 줄 알았는데 정옥샘께서 후기를 떡하니 맡기셔서 몹시 당황스러웠다. 글쓰기 때문에 세미나가 부담스러웠던 1人인데... ‘못합니다.’라고 단톡방에 댓글을 입력하고 싶었는데 왠지 그런 댓글을 달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당황스러움을 이모티콘으로만 소심하게 표현하고 말았다.

후기를 어떻게 작성 해야할지 이렇게 저렇게 궁리했지만 도저히 내가 느끼고 공감했던 부분들을 정리를 할 수가 없어서 선생님들이 쓰신 에세이에서 인상 깊었거나 공감되거나 해서 내가 밑줄 그은 부분을 옮겨적기로 했다.

 

에세이 주제는 선생님마다 달랐지만 이 세미나를 통해 ‘노년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한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고 느꼈고 그 부분에 관한 것을 난희샘의 글 [예스에이징의 의미]에서 옮겨본다.

⌜이번 예스에이징 세미나를 하면서 깨달은게 있다면 나는 이 영역에 대해 거의 무지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었다. 나이듦에 대해 깨알같은 사례들을 수다로 늘어놓으면서도, 그것이 나의 문제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 어쩌면 먼 나라 이야기, 아직은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처럼 은연중 여기고 있는 것은 뭘 말해주는 걸까. 모른다는 것은 적극적으로 알고 싶지 않다는 말의 다른 말이다. 나이듦에 대한 이해는 나이든다고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것이 사실은 삶에 대한 이해의 깊이와 함께 간다는 것을 나는 이 세미나를 계기로 곱씹게 되었다.⌟

 

소정샘은 [삶이 전복 되는 순간]에서 ‘나이듦에 관하여’ 저자가 세속에서의 삶을 깊숙이 살았을적에 찾아오는 ‘방전’을 겪었던것과 비슷한 경험을 통해 삶의 방향전환을 이루신 것에 대해 이야기 하셨다.

⌜그렇다. 이 날을 기점으로 나와 세상이 바뀌었다. 그전에는 내가 세상에서 얼마나 쓸모가 있는 인간이 될 수 있을것인가를 먼저 생각했다면, 지금은 왜 내가 세상에 있게 되었을까? 삶과 죽음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들을 찾는 삶이 되었다. 때문에 습관적으로 해왔던 생활을 관성적으로 계속하는 면도 있지만 순간순간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 나를 일상이라는 궤도에서 멈추게도 한다. 나이든다는 것은 이렇게 생각의 전복과 함께 오는 것이 아닐까?⌟

 

정옥샘의 글 [유쾌한 노년을 위하여]에서는 ‘역할’에 대한 재규정이 필요하다는 소정샘의 의견과 어느부분에서는 통하는 이야기로 내게는 느껴진 부분을 옮겨본다.

⌜나이듦을 사유하는 것은 나에게 많은 것을 덜어내게 해주었다. 올해 돌아가신 아빠에 대한 아쉬움과 회한, 혼자 지내는 엄마에 대한 안타까움, 나의 일이 아니라고 멀리 두었던 나이듦의 지혜를 훈련하는 일, 이 모든 것이 지금 나의 훈련이 필요한 것이란 걸 말이다. 좋은 엄마이고 싶고 좋은 딸이고 싶고 좋은 며느리이고 싶었던 마음 너머 나에게 지혜가 있는가를 돌아보게 했다. 유쾌하고 가볍게 노년을 맞이할 출발선에 이제야 섰다.⌟

 

규창샘의 글 [우리는 모두 나이듦(化)을 공유한다]에서 나이들어 가는 것을 ‘化’하는 것으로 본 의견이 인상적이었다.

⌜나이듦 역시 일종의 ‘밤의 시간’과 같은 것이 아닐까? 그것은 전 생애에 걸쳐 일어나는 化다. 우리는 지각하지 못하더라도 태어나고, 성장하고, 한 살 또 한 살 나이를 먹으면서 매 순간 ‘나’로 ‘化’하고 있다. 나는 미성숙하고 책임지지 못했던 존재에서 이제야 조금씩 성숙해지고 하나둘 책임지기 시작하는 존재로 나이 들어가고(化) 있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이제껏 나를 규정하고 내가 규정했던 관계를 다르게 맺고 있음을 의미한다. 化를 겪는 국면에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주변 사람들과, 스스로와 다른 관계를 맺게 된다. 삶이 지속되는 동안에 化는 결코 단절될 수 없다. 노인을 비롯한 모든 쓸모없는 존재가 소외되지 않는 사회에 대한 상상은 우리 자신에 대한 다른 이해에서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정우샘은 [나이듦에 관하여]에서 주로 공감되는 부분을 올리셨는데 나도 읽으면서 깊은 공감을 했던 부분이어서 옮겨 본다.

⌜노년기가 힘든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늙어가는 것을 자연스런 수순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힘껏 거부하기 때문이다. 그러느라 노년기의 장점을 볼 짬이 없다.

나이를 먹을수록 몸이 쪼그라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다.

노년기를 잘 보내기 위한 필수품, 우월한 유전자, 행운, 두꺼운 지갑, 착한 딸 하나. 그러나 이것을 대체할 것이 또한 ‘공부’가 아닌가? 나태함만큼 노화를 재촉하는 것은 없다.⌟

 

나의 에세이 제목은 [내게 남아있는 시간을 편안히 보내고 싶다]이다.

⌜나이듦이란 무엇인가를 경험하고, 지혜를 획득하고, 사랑하고,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피부가 쭈글쭈글해지더라도 자기 모습에 대해 편한함을 느끼는 것이다.( 지혜롭게 나이든다는 것의 머리말) ⌟ 이 ‘편안함’을 느끼고 살수 있는 노년을 목표로 삼기로 했고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할것인가중 당장 떠오르는 것은 ‘공부하기’이다

공부하기에 대한 다짐은 이렇게 쉽게 하는데 정작 실천의 문제가 따른다. 그래서 정우샘의 ‘노화를 재촉하는 것은 나태함’이란 문장을 다시 읽어 본다.

 

 
전체 3

  • 2021-11-21 09:37
    후기를 쓰느라 또 고민하셨군요 ㅋㅋㅋ 저희의 에세이를 옮겨와 준 것은 감사하지만, 선생님의 '앞으로 계속 공부해야겠다'는 발심을 함께 적으셨다면 좋았겠는데 말이죠~ 이번 예스에이징 세미나를 하면서 '나이듦'을 단순히 내 몸이 퇴화되는 부정적 진행이 아니라 또 다른 관계 맺음(나 자신, 다른 사람들)의 장으로 들어가는 것이란 생각이 하나 남았습니다. 그리고 올해 순옥쌤과 인연을 맺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12월 3~4일에 진행되는 학술제에 참여해주시고, 시간표를 공유해주세요. 내년에 어떤 세미나를 함께할지 같이 고민해보죠. ^^

  • 2021-11-22 12:05
    세미나를 하면서 마지막에 공부에 대한 큰 발심을 남기신 샘의 글이 전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세미나 때도 책 그냥 읽었다, 고 하시지만 담백한 언어로 전해주는 말들도 공부하는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했어요. 고민고민 하신 후기도 잘 읽었습니다. 내년에도 샘과 공부의 연이 닿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2021-11-23 17:49
    고심하신 게 느껴지는 후기네요. 또 정성이 묻어나는 후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 공부할 수 있어 좋았어요. 순옥쌤~~~또 어디선가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