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림 세미나

몸살림 세미나 시즌3 / 5주차 후기

작성자
지영
작성일
2021-11-26 23:20
조회
190
이번 주는 오장육부 중, 간-담에 대해 배웠습니다.

간肝이라는 글자의 뜻이 참 재미있었는데요, ‘고기 육肉’에 ‘방패 간干’을 합친 글자로 외부의 사기 혹은 독소를 막아내는 인체의 방패라는 의미입니다. 주로 밖을 살피며 신체를 보호하는 장군 역할을 하니 구규九竅로 보면 눈이 되고 감정 중에 분노가 간에 속합니다. 평소 저는 분노를 나쁜 감정이라고만 여겼습니다. 화를 낼 때는 시원하긴 하지만 화가 가라앉으면서 후회와 슬픔이 몰려오고 또 그렇게 화를 내고 나면 상황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나치게 화를 내면 간이 상합니다. 하지만 분노를 단순히 나쁜 것이 아니라, 화를 냄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려는 반응이라는 점에서 보니 새삼 의문이 들었습니다. 무엇을 보호하고자 이렇게 애쓰는 건가 하는요. 이건 차차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한의학에서 간은 기능적으로 심장(위치상으로 상초)과 함께 하초에 속한다고 합니다. 간과 심장의 기능적 관계는 상화相火와 군화君火의 작용으로 설명됩니다, “군화는 심장이나 심장의 활동에 의해 체온이 유지되고 증감되기 때문에 화火”(<통속 한의학 원론> 37쪽)에 속하며, 상초에 위치해 전신을 주재합니다. 상화는 신중지화腎中之火라고 하여 군화를 동하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간, 담, 신, 상초에 상화가 깃들어 있다고 봅니다. 이중 간은 혈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혈과 함께 기를 각 장부에 퍼뜨려줍니다. 간에서 따뜻한 기를 심장에 보내주어 심장의 열기가 유지되고, 심장은 혈맥을 주관하여 체온을 유지한다는 것이지요. 군화와 상화가 서로 연동하여 신체활동이 이루어지는데요, 직접적으로 화를 낼 때 보면,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도 간과 심장이 서로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받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간이 밤낮으로 일을 할 때, 담은 일이 있을 때만 일합니다. 생긴거나 위치도 간의 엽葉 사이 안쪽에 콩나물처럼 붙어 있는데요, 그렇다고 담이 불필요하다거나 게으른 장부는 아닙니다. 간에서 남은 기가 담으로 모여 맑은 담즙이 되는데, 담은 이를 저장했다가 배설하는 일을 합니다. 큰 역할이 아닌 것 같지만, 간의 소설 작용에 의해 통제되는 담즙이 있어야 소화도 되고 정미로운 기운으로 혈의 독소와 사기를 정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담은 우리의 활동 중 결단을 주관하며 중정지관中正之官이라 합니다. 강직하고 과단성 있는 결단력이라 하면 퍼뜩 목木기운 보다는 금金기운이 떠오르는데요, 속성은 목에 속하지만 기능적으로는 금에 속한다고 합니다.(<동의보감. 주석 2. 294쪽) 이 담과 관련해서 흔히 쓰는 말을 보면 우리 실생활과 상당히 밀접한 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가령 ‘대담하다’, ‘담대하다’, ‘간담이 서늘하다’ 등의 말을 자주 쓰는데요, 이는 담의 허실과 관련이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담이 실하면 성을 잘내고 용감하지만, 담이 허하면 무서움을 잘 타고 용감하지 못하”(같은 책. 295쪽)다고 설하고 있습니다. 

간담에서 제가 재미있었던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하다보니 간담과 관련한 오수혈자리와 간담의 다른 기능과 병증에 등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를 미쳐 다 담지 못했습니다. 아쉽지만 제 간이 쉬어야 할 시간이라...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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