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

소생 프로젝트 12.13일 후기

작성자
지영
작성일
2018-12-19 23:59
조회
194
이란이 어디 있는지 조차 모르던 처음에 비하면 나아졌다 해도, 이란은 미지의 나라 같습니다. 그럼에도 날짜는 다가오고 출발 2틀을 남겨두고 후기를 쓰고 있습니다^^

지난 주 주제 에세이 개요에 대한 채운샘의 총평이 있었는데요, 전체적으로 문제의식이 없다는 평과 그럼 문제의식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를 각 주제 별로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그에 앞서 글을 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하나는 자기 흥미·호기심 같은 순수한 지적 호기심에서 시작해 거대한 지적 탐사를 하며 쓰는 글이 있고(그럼 책을 엄청나게 읽게 되는 거죠), 다른 하나는 내 존재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하는 글이 있다고 하셨습니다(물론 두 가지가 함께 갈 수도 있습니다).

존재에 대한 고민은 삶에 대한 고민하고 연관된다고 하셨는데, 한 예로 영국인 작가 마크 피셔가 현실적인 거랑 연관해서 존재에 대한 고민을 쉽게 풀어낸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그는 먹거나 자거나 심지어 시끄럽다며(?) 해드폰을 끼고 수업을 듣는 대학생들의 현실로 부터 자본주의가 우리에게 어떻게 작동하는가라는 질문을 끌어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자본주의에서는 뭔가를 소비해서 쾌락을 얻는데, 소비 외엔 어떤 쾌락도 구성 할 수 없게함으로써 무기력이 생긴다는 것을 통찰해 냅니다. “소비가 무기력으로 전환”됨을 본 것이라고 합니다.

이어 샘은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는 어떤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모두가 공무원이 되고 대기업 들어가겠다고 취직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그런 삶을 조소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서도 그 삶을 박차고 나오지도 못하고요. 취직 활동을 그렇게 해 본 적은 없지만, 자기혐오와 조롱 속에 갇혀 사는 것이 남 이야기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직장 뿐 아니라 직장과 연결 되는 학교, 가족 혹은 sns, 동료, 기성세대 등에 대해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욕망과 우리의 삶의 구도에서 나 또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그럼 점에서 나랑 무관한 사람이 없다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이런 시대 뿐 아니라, 지리·기후 등과 더불어 내가 생겨난다는 점에서, 내 존재를 탐구한다는 건 그 연관성을 사유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현실이라는 것을 자본주의로만 환원하고 있음을 보려면 자본에 거부하는 이슬람 같은 전혀 다른 방식의 세계와 만남을 통해 가능하다는 말이 기억납니다. 타자를 통해 존재를 다르게 보기. 또 존재를 통해 타자의 다른 점을 살펴보기. 솔직히 잘은 모르겠지만 실패하더라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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