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기너스

이번 주에는 조별로 에세이 개요를 발표하고 코멘트를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부분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만났지만, 그래도 함께 한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막힌 부분을 확인하기도 하고, 다른 이들의 코멘트에 의해 보지 않으려 했던 부분을 보게 되기도 하고, 반대로 다른 사람의 개요에 코멘트를 해주면서 자신의 글을 방향을 잡아가기도 하는 생산적인 시간이었습니다! 각각의 능력의 총합을 초과하는 전체의 역량! 그렇지만 너무나 많은 분들이 빠지셔서 아쉬웠습니다. 아직 개요를 다듬고 코멘트를 주고받을 기회가 한 번 남아 있으니, 다음주에는 다들 필참해주세요.

다음주에는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를 끝까지 읽고, 지난 시간에 받은 코멘트를 바탕으로 각자의 에세이 문제의식과 개요를 발전시켜서 오시면 됩니다.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의 멋진 구절을 인용하며 공지를 마치겠읍니다~

"우리가 이 나라 대다수 원주민들처럼 살긴 해도, 가난하게 살긴 해도, 우리 삶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가난이 다른 사람들의 가난과 같아도, 거기엔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의 가난은 '다른' 가난입니다. 우리가 가난한 것은 가난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반란을 시작했을 때부터, 저들은 우리에게 온갖 것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팔게 하려고, 항복하게 하려고.
만일 그랬다면, 만일 우리가 항복했다면, 우리 자신을 팔았다면, 지금 우리는 좋은 집에서 좋은 학교에 다니며 좋은 식사를 하고 병에 걸리면 병원에 가고 농기계도 쓰고 우리 농산물 가격도 나아졌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을 팔지 않기로 했습니다. 항복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원주민이고 투사인 까닭입니다. 우리가 투사인 것은 어떤 것을 위해 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파티스타는 좋은 집, 좋은 음식, 좋은 건강, 우리 일에 대한 좋은 가격, 좋은 땅, 좋은 교육, 문화에 대한 존중, 정보에 대한 권리, 자유, 독립, 정의, 민주주의, 평화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예,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해서 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파티스타가 투사인 것입니다. '모든 사람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원하지만 '우리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우리가 항복하지 않으리라는 걸 알자, 우리 자신을 팔지 않으리라는 걸 알자, 정부는 억지로라도 우리가 항복하고 우리 자신을 팔게 하려고 우리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돈과 계획, 원조 등 많은 것을 주겠다는데도 우리가 거절하자, 저들은 화를 내며 우리를 위협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겠다고 거절하면, 저항하면, 권력자들을 화나게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파티스타 투사들이 권력자들을 화나게 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직 그런 기쁨 하나를 위해 우리는 혼신을 다해 저항하고, 아니라고 말하고, 우리의 가난을 무기로, 저항의 무기로 만들었습니다.
거의 6년에 걸친 전쟁은 이 무기의 위력을 잘 보여줍니다. 이 무기로 우리는 6만 명이 넘는 군인과 전차, 폭격기, 공격 헬리콥터, 대포, 기관총, 총탄, 수류탄에 저항했습니다.
요약하면, 언젠가는 군인이 없는 날이 오길 바라며 우리가 군인이 되었듯이, 우리가 여전히 가난한 것은 언젠가는 더 이상 가난이 없는 날이 오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저항의 무기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를 덮고 있는 금속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것이 우리의 유일한 무기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우리에겐 말이라는 무기가 있습니다. 또 우리 문화, 본래의 우리 자신이라는 무기가 있습니다. 음악이라는 무기가 있고 춤이라는 무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산이라는 무기가 있습니다. 자신의 길과 은신처, 산허리로, 자신의 나무와 비, 해, 달, 새벽, 달... 로 우리와 함께 싸우는 이 오랜 친구가 있습니다."(<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