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12.18 니나노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9-12-14 16:39
조회
158
니나노 시작했습니다. 벌써 다섯번째 시즌이라니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이번 시간에 읽기 시작한 글은 <고담의 풍격을 배척한다(枯淡の風格を排す)> 입니다. '고담(枯淡)'이란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고 그를 통해 상처도 고통도 받지 않는, 어떻게 보면 무척 바람직한 태도를 뜻합니다. 하지만 안고 이를 "이 정도 자기중심적 말투라면 거의 장엄하기조차 해서 유쾌할 지경이다"라고 하며 비판합니다.




ところが「枯淡なる風格」とか「さび」とかの人生に向ふ態度は、この肉や慾の葛藤をそのまま肯定し、ちつとも作為は加へずに、しかも自身はそこから傷や痛みを受けない、といふことをもつて至上の境地とするのである。虫がいい、といふ言種いいぐさも、このへんのところへ来ると荘厳にさへ見えるから愉快である。

그런데 '고담 풍격'이라든가 '사비(さび)'와 같은 태도는 육체와 욕망의 갈등을 그대로 긍정하고 작위적인 것은 조금도 없데다, 거기서부터 상처와 고통을 받지 않는 것을 궁극의 경지로 삼으려 하는 것이다. 이 정도 자기중심적 말투라면 장엄하기조차 해서 유쾌할 지경이다.



'사비(さび)'란 오래된 것에서 느껴지는 한적하고 호젓하며 한가로운 기분을 뜻하는 미학적 용어로 '아취(雅趣)'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육체와 욕망, 생사의 갈등 속에 있으며 언제나 갈등에 휘말려 번뇌하는" 인간을 말하는 안고에게 그 무엇도 겪지 않는 것처럼, 겪지 않으려고 하는 태도는 인정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안고에게 생은 언제나 어디에도 계속 겪어 나가는 것이었으니까요.

여기서 재밌는 표현은  '虫がいい(무시가이이)'라는 표현입니다. 언듯 보면 '벌레가 좋아'라는 말인데 '虫がいい'라고 사전을 찾으면 기중심적' '이기적' '얌체같은' 이라는 뜻입니다. 벌레를 좋다고 할 만큼 자기중심적이고 비위 좋게 행동한다는 뜻일까요?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표현이네요.

안고는 인간의 갈등 속에서 슬픔을 느끼고 또 그 안에서 구원받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계속 계속 같은 방식으로, 노골적이고 독살스럽게 됩니다. '고담'이라고 하면서 이래도 저래도 좋다고 하는 태도는 사실 삶의 아주 작은 부분만 받아들이는, 역량이 아주 작은 태도인 것입니다.




葛藤の中に悩みもがく肉慾吝嗇はどのやうに醜悪でも、悩むが故の蒼ざめた悲しさがある。むしろ悲痛な救ひさへ感じられる。ところが悩むべきところにも悩みから目を掩ふた枯淡なる風格に接し、その描きだす枯淡なる性慾図にふれると、悩む者の蒼ざめた悲しさがないゆえ、一途に毒々しい。

갈등 속에서 고뇌에 허우적거리며 육욕에 까다로운 자는 아무리 추악하더라도 고뇌한다는 사실 자체 때문에 창백한 슬픔에 머문다. 이는 차라리 비통한 구원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고뇌해야만 하는데도 고뇌에서 눈을 돌리는 고담 풍격을 접하고 그것을 그려내는 고담적 성욕마저 접하게 되면 고뇌하는 자에게 창백한 슬픔은 사라지고 단지 독살만 남는다.




다음 시간은 <茶番に寄せて> 읽겠습니다.

과제는 첨부파일을 봐주세요~


수요일에 만나요//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