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Q

절탁Q 1학기 2주차 수업후기

작성자
서현희
작성일
2017-02-26 18:21
조회
272

절차탁마Q 『국가(정체)』 제2주차 후기 2017.02.26. 서현희


 혜화역에 너무 빨리 도착했습니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몸은 수업도 하기 전에 이미 지친듯하여 커피를 한잔 마시고 규문으로 향했습니다. 멀리서 오시는 선생님들은 이미 도착해서, 도란도란 말씀을 나누고 계셨습니다. 자리를 잡고 나니 어느새 10시가 되어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발제자들의 발표 시간. 늑장 부리다 초치기로 작성한 글을 읽고, 다른 분들도 발표를 하시고 난 후 조별 토론을 했습니다. 2시간 동안 많은 얘기를 나눈 것 같은데, 지난 시간처럼 역시 정리는 안 되고. 저희 2조는 이미영 선생님이 잘 버무려서 발표하셨습니다. 다른 조 역시 발표를 잘 해주셨고, 열띤 토론을 하신 듯했습니다. 써 온 글에 대한 평을 들은 후 채운 선생님의 기나 긴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수업은 선생님이 준비하신 출력물과 책의 텍스트를 일부 보면서 진행 되었습니다. 그 중 중요하다고 생각된 부분과 저에게 와 닿았던 부분 중심으로 정리하겠습니다.


1. 총평


● 발제문에 제목을 붙인다.


● 맞춤법을 지키고,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으며 맞춤법이 맞는지 체크해 본다.


● 질문의 영역은 텍스트에서 찾을 수 있는 질문으로 한정 짓지 말고 자유롭게 질문하되, 다른 사람이 공감하지 못하는 근거 또는 예를 들어 질문하지 않는다.


● 『국가.정체』 발제문 쓰기의 Tip


- 내가 읽은 부분의 topic을 정한다.


- 단락을 나눠보고, 각 단락을 한 문장씩으로 요약한 후 살을 붙여서 글을 작성한다.


- 요약할 때 각 인물이 무슨 근거로 주장하는지 중심으로 요약한다.


- 이야기가 전환되는 시점을 나 스스로 찾아본다. 갑자기 전환되는 것은 이유가 있으 므로 그 논리적 필요성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분리한다.


2. 강의 내용


  플라톤이 살던 시대의 배경을 모르고서는 플라톤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국가』를 읽으면서 사람들은 플라톤이 말하는 국가와 지금의 국가를 비교합니다. 그러나 플라톤이 말하는 국가는 지금의 국가와는 다른 공동체의 의미(폴리스)입니다. 따라서 국민의 개념도 지금과는 다른 공동체의 일원으로 보아야 합니다. 또 가장 중요하게 이해해야 하는 부분은 소크라테스에 대한 플라톤의 무한한 존경과 믿음입니다. 심지어 『파이돈』에서는 소크라테스를 마치 신처럼 묘사합니다. 소크라테스가 고발을 당하고 독배를 마시게 된 것은, 그 당시 정치체제가 민주정이어서 라고 플라톤은 생각합니다. 그 당시 만연하던 생각은 호메로스적인 사고로서, 세계는 인간의 올바름 여부와 그에 따른 결과를 신의 탓이나 공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올바름은 개인의 잘못도 인간이 따져 물을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플라톤은, 예술은 답을 주지 않지만 철학은 예술보다 한 발짝 나아가 무엇이 올바른지 규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올바름을 따져 묻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소크라테스가 죽었다고 생각한 플라톤은 『국가』에서 현 사회를 비판하고, 철인정치를 주장하며 근거와 방법을 제시합니다.


  1권은 철학적으로 사는 형상화된 인간으로서의 소크라테스가 등장합니다. 처음 소크라테스와 대화하는 케팔로스는 어른으로 나오는데, 그 당시는 경험자체를 배움의 대상이라 여기던 시대라 이미 노인이 된 케팔로스는 올바른 사람으로 간주됩니다. 1권에서는 특히 의술에 관련된 예가 많습니다. 그 당시는 몸과 영혼의 건강상태는 같이 가는 것으로, 몸과 정신의 균형과 조화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식욕이나 성욕 등 삶의 양식을 조언해 주는 것이 의사이고, 혼의 최고 상태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를 조언해주는 것이 철학자 라 생각했습니다. 소크라테스트가 자주 사용하는 예는 이처럼 이유 있는 것들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은 안다고 생각하게 되면 더 이상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사람들의 무지를 자각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상대방의 다른 생각을 이끌어냅니다. 소크라테스와 대화하다 보면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아포리아’에 빠지고 맙니다. 안다는 것은 결과물이 아니라 앎을 향한 여정이므로, 계속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2권의 핵심은 ‘개체의 좋은 삶과 폴리스의 관계, 그것을 위한 교육‘입니다. 368e에서 ’올바름엔 한 사람의 것도 있지만, 나라(polis)전체의 것도 있다‘고 소크라테스는 말합니다. 그 당시 폴리스는 ’나의 올바름‘의 전제조건이었습니다. 국가의 ergon과 개인의 ergon은 같이 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개인과 폴리스는 다른 존재가 아니므로 개인의 올바름을 설명하기 전에 폴리스의 올바름을 설명한 것은 맥락 있는 전개입니다.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모르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플라톤은 영혼의 최선의 상태는 각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고 합니다. 결국 영혼의 최상의 상태는 각자가 노력해서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야 할 것들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 예술작품은 격정과 욕망을 건드리므로 금지해야한다고 합니다. 거짓말을 거짓말이라고 알고 배우는 것은 괜찮으나, 호메로스를 계속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세계로 빠지게 될 것입니다. 허구를 진실로 믿으면 로고스의 기능이 바르게 작동하지 않고, 결국 영혼의 상태가 바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고대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 현판에 새겨졌다는 ’너 자신을 알라‘ 라는 말은 곧 ’영혼 돌봄‘ 과 같은 말입니다. 각자 자신의 ergon을 최대한 발휘시켜 쌓은 arete로써 eudaimonia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 이르기 위한 교육의 방법과 내용은 선별되고, 관리되어야합니다.


3. 나의 정리


  2권이 끝나도록 개인의 올바름이 무엇인지 소크라테스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 이유로 플라톤의 대화가 부질없어 보이고, 말장난 같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채운선생님은 '플라톤의 논의는 현실적이다'. 라고 말합니다. ‘올바름’ 은 개념정의를 할 수 없는 말이니까요. ‘사랑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도 같은 맥락일 것 같습니다. 그 역시 ‘구체적인 행동’이나 ‘구체적인 예’로 밖에 설명할 수 없으니까요. 플라톤 철학의 배경과 시대상황을 알고 나니, 구두공이나 의술의 예들로 올바름의 문제를 현실로 끌어온 플라톤이 친절하고 자상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이번 수업은 저의 책 읽는 자세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왜 그런 사고를 하지?’ 이해하려는 궁금함이 아닌 배타적인 시선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두 번 수업에 참여했는데 모르는 건 더 많아지고, 알 것 같은데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국가』의 남은 부분은 지금까지의 읽기와는 다른 마음으로 플라톤과 대화하며 읽어보기를 소원하며 후기를 마칩니다.

전체 2

  • 2017-02-26 19:52
    개체의 삶과 폴리스의 관계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좀 많이 해맸죠. ^^;; 제가 생각하기에 이상적인 국가는 사람들의 의사가 수렴될 수 있는 사회라 생각하는데, 어쩌면 이게 오만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플라톤이 얘기하는 이상적인 국가, 그리고 그 안에서 개체의 삶은 어떤 것인지 점점 더 궁금해지네요~~

  • 2017-02-28 10:57
    채운쌤이 <국가>를 메타담론(?)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나네요. 소크라테스의 논리를 우리의 전제를 가지고 판단하기보다는 어떤 단어들이 연결되고 있는지, 어떤 무언가를 설명하기 위해 어떤 비유를 끌어들이는지 등등에 더 관심을 기울이라는 말씀이셨던 것 같은데, 이말을 듣고 저도 제 '배타적인 시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