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Q

절탁Q 3월 1일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7-02-26 20:08
조회
267
플라톤의 대화편은 역사적 인물이 등장함지만 일어난 일도 아니고 그들의 생각이 정말 그러한지는 알 수 없는 텍스트입니다. 플라톤은 ‘철학적 드라마’에 실존하는 인물을 등장인물로 세운 것입니다. 이들을 통해 플라톤은 당시의 전형적인 대중의 독사(doxa)를 소개하고 또 소크라테스로 하여금 논파하도록 만듭니다. 소크라테스와 대중이 있는 대화편. 그런데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적인 장광설, 그러니까 연설하고 그 내용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소크라테스는 대중의 독사를 논파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알지 못한다’라고 말합니다. 이런 소크라테스를 등장인물로 세우면서 플라톤은 소피스트와는 구별되는 소크라테스적 전통을 세우는 것입니다. 인간은 무엇인가를 알더라도 그 앎은 절대적인 모름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 이를 '소크라테스적 아이러니'라고 합니다. 키에르케고르는 이 아이러니를 어떤 사유를 극단으로 밀고가면 알 수 없는 무(無)에 다다르면 거기서 앎에 대한 열망이 시작된다고 해석합니다. 플라톤 또한 인간은 거대한 우주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없으며, 그러므로 인간의 앎에 대한 부단한 여정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소크라테스를 통해 보여주죠.

대화편 2권에서도 ‘올바름’에 대한 논의는 계속됩니다. 여기서 쟁점은 도덕과 현실 사이의 괴리입니다. 투명인간이 될 수 있는 ‘기게스의 반지’ 이야기에 따르면 인간은 현실 속에서 올바름을 추구하지 않아도 되면 추구하지 않습니다. 투명인간이 될 수 있다면 그대로 은행 금고를 털러가겠다는 사람은 많아도 아무도 모르게 공부하겠다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이런 이야기는 인간이 올바름의 기준을 타인의 시선에 둔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도덕적인 원리와 결과를 분리해서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플라톤은 결과와 상관없이, 인간이 혼을 가지고 있다면 도덕을 따라야 할 것을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말합니다. 올바른 것으로 ‘보이게’ 하는 것은 진정한 올바름이 아니며, 우리가 진정 올바름을 이해한다면 그 ‘보이는’ 것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행동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플라톤은 생각한 것입니다. 같은 논리로, 잘 산다는 것은 잘 사는 게 무엇인지 진정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철저한 로고스주의인 플라톤은 도덕이란, 삶이란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에 기반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도덕의 기술(ergon)을 이해하고 또 그것이 최선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 넘치거나 모자라는 것을 제어하는, 혼의 최선의 상태(중용)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올바름을 행한다면 자기 앎의 최선의 상태에 관심을 자연스레 두게 될 것이며, 올바름의 결과에만 신경 쓰는 경우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2권에서 소크라테스는 올바름에 대한 대중의 독사를 논파하다가 문득 국가의 올바름을 끌어들입니다. 한 개인의 도덕은 그가 속한 정체(政體,Polis)와 관계한다는 기본 전제가 그에게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개인의 삶을 어떻게 공적인 삶과 연결할 것인가 하는 플라톤의고민이 있습니다. 공동체가 올바르지 않으면 아무리 혁신의 삶을 사는 개인도 소크라테스, 그러리니까 아무리 훌륭한 삶을 살더라도 억울하게 독배를 마실 수 없는 인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플라톤은 그의 스승을 통해 절실하게 안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플라톤에게 좋은 삶은 마치 구두장이가 구두를 만드는 일을 잘 이해하는 것처럼 좋은 삶을 이해하는 것에서 기인하고, 또 그 좋은 삶을 잘 이해하는 철학자가 공동체의 리더가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게 됩니다.

좋은 삶을 산다는 것은 다름 아닌 좋은 삶을 이해한다는 것! 플라톤의 논의를 따라 가다보면 어떤 것인지 이해는 갑니다만 정말 이해만 하면 되나? 이해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됩니다^^ 플라톤이 생각하기에 구두장이는 자신의 기술을 늘 최선으로 발휘하는 걸까요? 최선은 또 뭘까요~ 그건 다음권을 보시라~ 인식주의자 플라톤의 ‘철학 드라마’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다음 시간은 <국가> 3권 읽어옵니다.

 

간식은 금란쌤, 최영님쌤

 

발제

건화조: 건화, 이현정쌤 규창조: 유주쌤, 소영쌤 혜원조: 김봉선쌤, 김호정쌤

 

다음 시간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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