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NY

NY 3학기 두 번째 수업 후기.

작성자
이은옥
작성일
2020-08-08 09:20
조회
147
이번 시간에는 ‘인식의 오류’라는 주제로 채운 선생님께서 강의하셨는데요,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신체성이란 더 큰 이성이며, 삶의 조건이다.

니체는 신체적인 욕망은 힘들의 차원에서 조건 지어진 결과이며 우리가 어떤 결과의 사고를 한다는 것도 힘들의 작용에서부터 조건을 통해 나타난 결과라고 말한다. 정신과 신체가 종합된 힘들의 산물이다. 하지만 우리는 흔히 ‘인식’을 이야기할 때, 신체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단지 정신이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서 정신과 신체의 이분법이 발생되는 것이다. 니체가 싸우고자 하는 것은 정신과 신체를 나눈 ‘이분법’이며 이를 ‘힘’을 통해 풀어보고자 했다. 출현되는 모든 것, 정신의 차원이든 욕망의 차원이든 간에 모든 것들을 어떻게 근원적인 힘의 차원에서부터 이해할 것인가를 사유했던 것이다.

들뢰즈에 따르면, 인식 자체가 신체 작용과 연관되어 있다. 우리가 있는 시, 공간에서 타자와 어떤 관계의 신체성을 나누느냐에 따라 우리의 인식 능력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세상을 인식하는 것은, 단순히 대상과 주체의 관계가 아니라 일차적으로 우리가 무언가를 인식한다는 문제가 이 신체성으로부터 어떻게 인식이 계속 변형되고 발전하는가를 제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신체성이 인식을 규정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니체가 ‘커다란 이성’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도 인식 자체가 신체적인 것으로부터 얼마나 다르게 촉발될 수 있는가를 설명했던 것이다. 니체의 철학은 어떻게 인식을 신체로부터 인식의 역량을 더 강화할 것인가. 이때 ‘신체로부터’란 관계성이다. 우리를 주인으로 만들어 주거나 노예로 만들어 주는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벗어난 인식 자체는 오롯이 없다. 결국 니체에게 윤리의 지평이란 신체성의 문제로 귀결된다. 신체란 몸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조건으로 봐야 하는 것이 된다. 결국 우리가 어떤 조건(신체성) 속에서 살아가는냐에 따라 우리의 인식이 달라진다.

또 하나는 의식, 보통은 의식이란 인지하고 있는 상태로 쓰이고 있는데 니체의 새로움은 무의식을 의식과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이다. 본능, 기역, 역사적인 것이 무의식의 예이다.

니체의 사유를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해보자면, 하나는 어떻게 인식에 국한되지 않는 신체성의 차원을 넘어 인식을 일깨울 것인가? 다른 하나는 의식에 국한되지 않는 정신의 능력(무의식을 의식으로 확장?) 즉 무의식적 차원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 기존에 인식과 의식에 나를 가두지 않는 것이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2, 참된 세계 와 가상 세계를 같이 허물어 버린다는 것

우리는 참된 세계를 없애버렸다 : 어떤 세계가 남는가? 아마도 가상 세계?..... 천만에! 참된 세계와 함께 우리는 가상 세계도 없애버린 것이다! (104쪽)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윤리적 차원에서 권태롭지 않게 그렇다고 허무하거나 막사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새롭게 어떻게 맞이하는가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시간에 대한 관성에서 벗어나 시간의 반복과 시간의 차이를 동시에 사유하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

예를 들어, 원자적 차원에서 보더라도 인간은 죽더라도 다른 뭔가의 폼 형태로 다시 생겨난다. 불교에서는 ‘만물이 나의 어머니’라는 말씀이 있는데 이는 모든 만물의 참여로 나(지금의)는 탄생될 수 있었던 것이며 또한 나 자체로 독립돼 존재하는 것은 없다는 뜻이다. 또한 세계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세계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참된 세계와 현상 세계가 동시에 다 없어졌다’라는 니체 글은, 나타나는 것과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는 그 발생의 차원을 함께 사유한 것을 보여준다. 나타나는 것들과 더불어서 그 나타남을 발생시키는 차원과 함께 원인과 결과를 같이 사유하는 것이 니체가 말한 어떤 세계가 있다는 전제를 허물어 버릴 수 있게 한다. 바로 이것이 시간에 대한 관성에서 벗어나 시간의 반복과 시간의 차이를 동시에 사유한다는 것이 아닐까.
전체 2

  • 2020-08-12 11:48
    우리가 있는 시공간에서 타자와 어떤 관계의 신체성을 나누느냐에 따라 우리의 인식 능력이 달라진다는 것. 사람들과 관계하고 주위에 관심을 기울이고 시대적 조건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 그 바깥에 정신도 인식도 앎도 없다는 것을 요즘 자주 느끼게 됩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 2020-08-14 11:36
      저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