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글쓰기

4월 14일 달달 주역 후기 - 산수몽

작성자
초료
작성일
2018-04-17 02:03
조회
112
04. ☶☵
서괘전에 의하면 ‘둔은 가득찬 것이며(盈), 둔에서 사물이 처음 생겨나고, 사물이 생겨나면 반드시 어리니 몽으로 받은 것이다. 몽이라는 것은 ‘어리석다, 어리다’ 라는 것이니 사물이 어린(유치한) 것이다. 몽매해서 깨이지 않는 것(蒙昧未發)이다. 괘의 형태는 艮이 위에 있고 坎이 아래에 있는데, 간은 산이 되고 나아가지 못하는 것(止)이며, 감은 물이 되고 험한 것이 된다. 몽괘의 상은 산 아래 험한 것이 있으니 험함을 만나 나아가지 못하고 가야 할 바를 알지 못한다. 나아갈 수 있으면 亨한 뜻이 된다.

蒙 亨 匪我求童蒙 童蒙求我. 初筮 告 再三 瀆. 瀆則不告 利貞.

'몽은 형이니 내가 동몽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동몽이 나를 구한다. 처음 물으면 알려주고, 두 번 세 번 물으면 불경스럽다(번거롭다, 더렵혀진다). 불경하면 알려주니 않으니 정하면 이롭다.'

몽괘는 스승과 제자의 도로 자주 이야기되어 진다고 합니다. 배우겠다는 사람이 스승을 찾아 가는 것이지 스승이 제자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요. 我는 스승으로 九二를 말하고 동몽은 六五의 군주를 말합니다. 배움의 도에서 다시 해석하면 ‘몽은 배우면 형통하니, 스승이 동몽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동몽이 스승을 구한다. (배우는 자세는) 오로지 뜻을 전일하게 하여 한번에 질문하면 알려주고, 두 번 세 번 하면 불경스럽고 게으르고 오만하니(瀆慢) 알려주지 않는다. 가르침의 도는 正으로 하여야 이롭다.’

彖曰 蒙 山下有險 險而止 蒙.

단전에서 말하기를 ‘몽은 산 아래에 험함이 있고 험해서 그치는 것이 몽이다.'

蒙亨 以亨行 時中也. 匪我求童蒙童蒙求我 志應也.

‘몽형’은 형통함으로써 행함이니 시중이다. ‘내가 동몽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동몽이 나를 구한다’고 하는 것은 (육오의) 뜻이 응하는 것이다.

時는 군주의 應을 얻는 때를 말합니다.(즉 군주가 찾아오는 때) 몽괘의 주인공은 九二로 ‘剛明之賢’이며, 六五의 군주는 동몽입니다. 군주가 지극히 공경하고 예를 갖춘 후에 인재를 찾아야 천하의 일을 같이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유비와 제갈량의 관계를 떠오르면 됩니다.

初筮告 以剛中也 再三瀆瀆則不告 瀆蒙也.

처음 묻거든 알려줌은 강중하기때문이며, 두 번 세 번 물으면 불경스러움이니 불경스러우면 알려주지 않음은 몽을 더럽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 질문할 때는(점을 칠 때는) 성실하고 한결같은 자세로 와서, 막혀 있는 물길을 터주듯이 결단해 주기를 구해야 합니다. 그러면 강중(九二)의 도로 일깨워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두 번 세 번 묻는 것은 번삭(煩數)하는 거라 알려줘도 신임을 받지 못하고 한갓 번거롭고 번독한 것이 될 뿐이라고 합니다.

蒙以養正 聖功也.

몽은 바름을 길러줌으로써 휼륭함을 기르는 공이 있게 되는 것이다.(어릴 때 바름을 기름이 휼륭함의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이를 줄여서 '養蒙' 이라고 한다지요. '養'이라는 것은 본성을 기르며 가는 것으로 능동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길러 주는 것이라고 했어요. ‘쇄소응대’를 가르친 것도 기본 도리를 야무지게 하여야 스스로 배움을 충실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양정이 무척 중요한 것 같아요.  몽괘에서 자주 인용되는 글자라고 합니다.

象曰 山下出泉 蒙 君子以 果行 育德.

상전에서 말하기를 ‘산 아래에 샘물이 나옴이 몽이니, 군자가 이를 보고 행실을 과감하게 하며 덕을 기른다.’

산 아래에 샘물이 나온다는 것은 위험을 만나 가는 바가 있지 않음을 말합니다. 육덕은 明德으로 풀이했습니다. 『대학』에서 주자의 제1강령 ‘明明德’과 같은 의미라고 합니다.

初六 發蒙 利用刑人 用說桎梏 以往 吝.

초육은 '몽을 일깨울 때 사람에게 엄격함(刑)를 쓰는 것이 이로우며, 질곡을 벗겨주는 것을 써서 계속 가면 부끄럽다.'

초육은 陰暗으로서 가장 아래에 있으면서, 무지몽매한 자인데, 下民의 몽매함을 일깨워 줄때는 형벌과 금령을 분명하게 보여주여서 그들로 하여금 두려워할 줄 알게 한 뒤에 따라서 가르치고 인도하여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부끄럽다고 할까요? 오로지 질곡(발에 차고 목에 차는 형벌)만 사용하면 몽매한 자가 두려워하기만 하고 자신의 몽매함을 벗겨내려 하지 않고 구차히 형벌을 면하려 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없어져 교화를 이룰 수 없어 그대로 가면 부끄러울거라고 합니다. 참으로 몽을 벗겨내기 힘드네요. 각자의 능동성까지 발휘하도록 가르쳐하는 아조 험한 일이었어요. 엄격하되 맨날 체벌을 쓰지 마라?

九二 包蒙 吉 納婦 吉 子克家.

구이는 ‘어리석음을 포용하면 길하고 음양이 화합하면(아녀자의 말을 받아들이면, 어리석음을 용납하면) 자식이 집안도 다스린다.’

구이는 스승의 도라고 하였지요. 스승은 무지몽매한 제자를 포용해주고, (아녀자라고 상징되는) 陰이고 어둡고 몽매한 자의 좋은 점을 받아들이면 제자도 자기 몫의 도리를 잘 할거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六三 勿用取女 見金夫 不有躬 无攸利.

육삼은 '여자를 취하는 것을 쓰지 말아라.(이런 여자에게 장가를 보내지 말아라) 돈 많은 남자를 보면 자기 자신을 지키지 않아서 이로운 바가 없다.'

육삼은 음유로 중정하지 못하고 망동하는 여자입니다. 상구와 짝이 되는데 따르지 못하고 바로 밑에 있는 강명한 九二를 넘볼려고 합니다. 取女 장가가는 것이며, 돈 많은 남자는 九二를 말합니다.

六四 困蒙 吝.

육사는 '가르칠 수 없는 몽이니 부끄럽다.'

육사는 음유로서 몽매한데다가 강명한 사람이 가까이에서 도와 주는 것도 없어서 아주 곤궁한 사람이라네요. ‘곤이불학’이라고 하였습니다.

六五 童蒙 吉.

육오는 '동몽이니 길하다.'

육오의 군주는 九二와 응하는데 그 이유가 음유로서 ‘낮추고 따르고 겸손하기 때문에’ 길하다고 하는 것이랍니다. 배움을 구하는 자는 낮추고 따르고 겸손해야 스승을 만날 수 있고 뭔가 배울 수 있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上九 擊蒙 不利爲寇 利禦寇.

상구는 ‘몽매함을 쳐야 하니, 도적이 되면 이롭지 않고 도적을 막는 것이 이롭다.’

상구는 가장 윗자리로 상하가 따라야 하며 잘 이끌어 줘야 하는 자리라고 합니다. 九가 上에 있어 다스림이 강하여 중도에 맞지 않는데 포용력 없이 엄격하게 치기만 하면(도적이 되면, 침략하면) 반발심을 불러 일으키게 되니 이롭지 않다고 하는 것입니다. 안그래도 상구는 너무 쎈데 심하게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날 거라고 하네요.
육삼을 제외한 각 효마다 있는 發蒙, 包蒙, 困蒙,童蒙, 擊蒙 이런 몽시리즈는 꼭 알아두라고 했지요.   유명한 단어들은 주역이 출저인 경우가 많은데 몽괘도 그 중하나라고 합니다.  상왈 해석 부분은 아직 하지 않아서 28일 수업하고 나서 다시 올릴께요. 그나저나 배움과 관련해서 풀이하니 재미나네요.

4월 28일 공지입니다.
이번주 한주 쉬시면서 중건천, 중지곤, 수뢰둔, 산수몽 4개의 괘를 외우고  써오세요.  한 주 쉬니까 한꺼번에 시험 보겠습니다.
산수몽 초육부터 해석합니다.  담당 분량 잊지 마시고 해오세요.   간식은 제가 합니다.
참, 지난주 수뢰둔 해석할때 중, 정, 응을 잘못 이해했습니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양효를 剛, 음효를 柔라 하고,  양효가 양의 자리인 初, 三, 五에 위치하고, 음효가 음의 자리인 二, 四, 上에 위치하면 '正'이라고 합니다.  이때  三의 자리에 양이 오는 것은 重剛 이라 하여 너무 지나친 강함이 되고,  반면 五의 자리는 중강이라 할 수 있으나 중덕이 있어 지나치지 않은 것이 된다고 합니다.  六二와 九五는 中正을 겸하지요.
應이라는 것은 상괘와 하괘의 양효와 음효가 서로 응하는 것으로 初와 四, 二와 五, 三과 上이 음양이 각기 다를 경우 '응, 정응,응여'라 합니다. 음양이 다를 경우이니 초구와 육사, 초육과 구사, 구이와 육오, 육이와 구오, 구삼과 상육, 육삼과 상구는 모두 '응'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육이와 구오의 상응을 가장 좋게 본다네요. 二는 신하이고 五는 군주이며 모두 중정을 얻었기 때문이랍니다. 고로 수뢰둔에서 구오와 육이는 정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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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17 11:03
    글 올리신 시간이 새벽 2시, 꼼꼼한 정리!! 감사해요. 열심히 읽고 암송하고, 저도 샘의 뒤를 따르겠나이다. 더 이상, 저를 위해 눈물 흘릴 일이 없도록~~~~ !^^

  • 2018-04-19 18:27
    건곤은 재밌긴 하지만 길어서 뒤로 갈수록 정신을 놓게 됐는데 ^_^a;; 다행히 몽괘는 간결해서 좋았습니다! ㅋㅋㅋㅋ 그나저나 이 재밌는 주역을 당분간 나누지 못해 아쉬워서 어쩐다요...... 혼자서 낑낑대며 읽고 있을 테니 이번처럼 자세한 후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