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에이징 세미나

예스에이징 3주차 공지

작성자
정옥
작성일
2021-10-07 21:28
조회
125
10.8 예스에이징 3주차 공지

세미나 시작 2주차인데, 금요일 아침이 뜨겁습니다. 지혜롭게 나이드는 것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자고 만난 자리인데 나이듦을 대해 각자의 생각들이 다르고, 삶을 바라보는 태도 또한 달라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서이죠. 나이든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것일까요? 아님 나이듦을 사유하는 기예가 부족한 탓일까요? 사실 둘 다라고 해야 할 겁니다. 그러니 이제 라도 하나씩 생각해 보아야 할 거 같아요.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것의 쟁점은 지난 시간에도 잠시 나온 얘기인데, 나이듦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오히려 나이듦을 표상에 가두는 것 아니냐, 나이로 분절해 노년이라고 명명하는 것이 오히려 표상이라는 의견이죠. 그러기에 노년의 문제가 실제 자신의 문제로 와 닿지 않는다는 말씀도 있었구요.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 있는데, 집착을 버리고, 현재에 집중해서 살면 노년의 문제라는 것이 따로 있지 않다고도 하셨습니다.  하지만 삶의 구체적인 면면을 보면 나이듦으로 인해 감당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자신의 신체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 부모님의 안위에 대한 염려, 친구, 지인들의 병고 등 현실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일에 마음이 흔들리고 말죠. 가까운 관계일수록 정념이 일고, 일상이 흔들린단 말이죠. 아내의 죽음에 장자처럼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할 수 있는 도력까지는 멀고도 먼 길입니다.  집착없이 나이듦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이미 나이듦을 잘 겪고 있는 것이겠죠.

이번에 읽은 부분에서 저는 노년의 ‘통제권과 자기 결정권’에 대해 말하는 것이 기억에 남네요. 저자들은 리어왕의 예를 들어 이 부분을 설명합니다. 자신에게 존경과 사랑을 말하는 두 딸에겐 영토의 1/3씩을 나누어 주고, 말하지 않는 막내딸은 추방해 버리지만, 두 언니가 아버지를 배신하여 추방하고 떠돌던 아버지를 위해 막내딸이 죽는다는 게 줄거리이죠. 나이듦의 관점에서 보면 왕이었던 리어는, 자신을 신과 비슷한 존재로 이해해 모든 일과 모든 사람을 통제하며 살 수 있다고 생각하죠. 왕의 직분과  자신을 동일시함으로써 리어는 자기 자신을 볼 줄 몰랐고 자기 됨됨이에 대해서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죠. 나이듦에 대해 하나도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자신의 통제권과 결정권을 양도해 버리게 된 겁니다. 늙어간다는 것은 관계가 변한다는 것이지요, 통제과 복종의 관계, 의존과 돌봄의 관계, 소유의 관계 등등 그런데 리어는 통제하는 관계가 아닌 어떤 관계도  알지 못했고, 다만 자신이 알고 있는 한 가지, 왕의 권위를 행사한 것이죠. 삶을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 우리 자신도 리어와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자신의 통제권을 내려 놓을 것인지는 의존의 문제와 연동 되는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의존할 것인지, 나를 보살피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관계 형성, 돌봄관계의 변화가 필요할 거 같습니다.

세미나 시작에 함께 낭송하는 <장자>는 <달생편>에서 生을 기르는 법에 대해 말합니다. 집착을 버리는 것과,  마음과 몸이 분리되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마음의 문제를 내면으로 환원시켜 관념을 형성해 버리는 게 늘 문제 지점이죠.  그래서 생활 속의 구체적인 문제들과 내가 어떻게 관계맺고 있는지를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장자는 이부자리와 음식의 문제를 잘 살피라고 합니다. 자신의 식, 색이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지  그 구체성에서 몸 기르는 일을 시작하라고 하는게,  가장 가가이에서 맺는 관계를 통해 나도 구성될 테니까요.  장자가 새롭게 읽혀 낭송이 재미있어지네요.

공지가 매우 늦었네요. 빨리빨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엔 <지혜롭게 나이든다는 것> 5, 6장 읽고  만나지요. 간단한 메모 숙제방에 올려주시고 줌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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