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세미나

[청문회] 2학기 3주차 후기

작성자
전순옥
작성일
2021-07-06 02:21
조회
92
2학기 3주차 후기

숙제방에 메모는 일단 가장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질문을 올리는데 이번에는 양왕을 성인이나 현자가 ‘천하가 대단히 중요한 큰 그릇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귀중한 생명과 바꿀수 없다,’ 또는 ‘번거로운 일 때문에 자기 생명을 해치지 않으려 했던 것이다’등의 이유를 들며 거절하는 부분을 읽을때 순간적으로 자신들만의 안위만을 추구하고자 거절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 그 점을 메모해서 숙제방에 올렸다.

그다음 드는 생각은 ‘그렇다면 나라는 누가 다스려야 되는가?!’였다.

이런 질문만 떠올렸을뿐 그에대한 그럴싸한 답은 느낄수가 없었는데 세미나중에 규창샘이 ‘정치를 하다보면 의도치 않게 사람들을 상하게 할수도 있고 나 자신도 상하게 할 수 있게 되는 일이니 그런 이치를 알고 통치를 하라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견에 나의 단순한 의문이 어느정도는 해소되는 느낌이다.

성인이 양왕을 거절하는 이야기에는 정치 자체를 무조건 거부 하라는 주장을 하고자 한다기 보다는 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강조하고자 극단적인 이야기로 표현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양왕에 관한 이야기들이 부나 권력만을 위해 정작 자기 몸을 돌보지 않는 것을 주의하라는 의미로 나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솔직히 내 입장에서 나름데로 내린 이 결론이 내 궁금증에 대한 진짜 답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진 않다.

그보다는 나는 책을 읽다가 만약 어떤 질문을 떠올렸다 해도(사실 숙제라는 의무가 아니었다면 질문도 없이 읽어나간다) 지나가는 궁금증으로 끝나버리고 마는데 세미나를 통해 다른 선생님들의 생각이나 의견을 듣다보니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궁금한 점에 대한 답(?)이 약간이라도 보이는 이 경험이 매우 신선한 재미로 다가왔다는 것이 내게는 더 의미가 있는 일이다.

’이런 재미로 공부들을 하시나보네!‘ ^^

규창샘은 두가지 질문을 가지셨다.

하나는 ’무위(無爲)를 강조하는 것에서 왜 유위(有爲)로는 안되는 것인가?‘와 또 하나는 ’공정이라는 것을 장자적 관점으로 본다면?‘ 이다.

먼저 유위는 왜 안되는 것인가?

’영공이 영이라는 시호를 받게 된 것은 이미 오래전에 결정되어 있었다‘라는 것은 사람의 힘과 노력만으로는 세상을 설명할 수 없는 것으로 장자의 무위에 대한 주장을 인위(유의)의 한계에 대한 지적으로 본다.

무위라는 것은 본성에 따라 살아가라는 것이고 본성이란 것은 하늘이 내게 부여한 방향성 같은것인데 도양열의 에피소드는 자기의 본분에 충실하고자 하는 것의 좋은 예로 본다.

’나는 어떻게 나의 본성을 실현하면 살아갈 것인지?!‘하는 부분에 대한 고려 없이는 정치적인 것도 안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정함에 대해..

선악이나 정의에 대한 판단은 항시 승자가 정하는 것인데 승자라는 것은 계속 뒤바뀌어 오고 그때마다 바뀌게 되는 옳고 그름을 굳이 구분하는 것이 의미 없듯이 균등한 조건을 의미하는 공정함이라는 것도 승자가 정하고 승자가 바뀔때마다 공정함의 의미도 바뀌게 될것이니 공정함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이렇게 뒤바뀌는 가치에 어느것이 더 낫다고 갑론을박하는데 힘을 쏟기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더 현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될까?하는 태도가 필요함을 이번 장자를 읽으면서 생각하게 된다.

장자는 어떻게 현실에 참여한것인가?

은둔자의 태도와는 분명히 다른데 어떻게 참여한 것인지가 그려지지 않아 의문인데 앞으로 그것을 그려보아 구체화 되도력 해보려 한다.

장자는 문제의식만 제기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식은 우리 각자가 찾아야 되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어떤 철학자를 배우고 그의 삶을 닮아가려는 것이 단순히 그들의 말을 곧이 곧대로 새기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처럼 생각을 해보려는 것이 아닌가.

거기에는 비판하고 그 철학자의 삶을 넘어가려는 것이 있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우리가 그 철학자를 배우게 되는 것이 아닐까?!

나름 집중해서 세미나에 참석하는데도 끝나고 나면 내용이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아 후기를 쓰기위해 이번 세미나 내용을 녹음해 다시 들어 보고 받아적어 사실 후기라기 보다는 거의 녹취 수준으로 쓰게 됐고 특히나 규창샘의 의견을 줄여서 옮기다보니 규창샘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음이 살짝 걱정스럽기는 하다.

규창샘의 질문은 내가 고민 해본적이 없는 것이라 규창샘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런 것 같다라는 생각만 들어 세미나 중에 나는 고개만 끄덕끄덕 하는 것이 전부였다.

특히 마지막 문장은 왜 사람들이 철학을 공부하는걸까하는 나의 궁금증에 어느정도는 답처럼 여겨지는 내용이라 멋지게 보여 규창샘의 말을 그대로 옮겨 적었다.

이렇게 후기를 쓰는 것이 좋지 않은 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나름데로의 방식으로 첫 후기를 만들어 본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배워나가면 되지! 하고 스스로를 독려 하면서....
전체 2

  • 2021-07-06 11:00
    점점 장자에 빠져든다는 게 느껴지는 후기입니다! ㅋㅋ 확실히 이번에 읽으면서 '왜 이렇게 자꾸 무위를 강조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으로 '왜 유위로는 안 되는 거지?'라고 생각해보니 길이 좀 보이더군요. 실제로 장자는 현실정치에 대해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저희는 장자의 해답을 따라하기보다 독특한 관점을 가져와서 저희식으로 소화하는 게 더 장자적 의미의 독해인 것 같습니다. 윤편이 환공을 비판했던 것처럼.
    그러니까 굳이 저의 이야기를 정리하지 않으셔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ㅎㅎ;; 선생님의 생각이 군데군데 묻어있는 후기여서 좋네요. 저의 말도 선생님의 생각을 위한 재료로 삼아주시지요. 첫 후기라서 긴장하신 것과 달리, 아주 솔직하고 실한 후기네요! 다음에도 걱정없이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_^

  • 2021-07-06 16:02
    순옥샘이 세미나의 재미에 푹 빠지신거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ㅋㅋ 선생님의 솔직 담백한 후기와 고민하는(?) 흔적들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글 잘 읽었습니다. 샘의 질문이나 규창샘의 질문은 앞으로 세미나 하는 동안 분명 계속 이어질거라는 생각이 들어 담 셈나가 기대됩니다. 금욜날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