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세미나

[청문회] 2학기 4주차 공지 '새삼 다시 솟아난 장자에 대한 존경심'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21-07-02 16:16
조회
109
이번에는 순옥쌤과 둘이서 오붓하게 세미나를 했습니다. 사실 일대일 세미나는 처음인지라 걱정했습니다. 제 생각을 고집하는 게 심해서 일대일 세미나에서도 불통하지 않을까 했는데, 음... 순옥쌤 덕분에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수다 떨 듯이 재밌게 보냈어요. ㅋㅋㅋ 다음에 다시 일대일 세미나를 하게 되더라도 걱정 없을 것 같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피에르 클라스트르의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를 2주에 걸쳐서 읽습니다. 일단 다음 주에는 5장 〈활과 바구니〉까지 읽어 오시면 돼요. 발제는 따로 없고, 지금까지 하셨던 것처럼 궁금하신 것들을 메모해주세요. 책 내용을 쓰셔도 좋고, 불현듯 떠오른 생각도 좋습니다. 어떤 것을 써오실지 기대되네요. ㅎㅎ 다음 시간에 만나요~

후기는 순옥쌤께서 써주실 테니, 저는 간단하게 오늘 감동받은 포인트만 정리하겠습니다. ㅎ

(제 생각에) 순옥쌤께서는 처음 《장자》라는 텍스트를 접하면서 당혹스러움과 묘한 매력을 동시에 느끼고 계십니다. 어딘가에서는 맞는 말을 하는 것 같다가도 다른 곳에서는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하니, 도대체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세미나를 하면서 평소 생각해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생각하고, 《장자》를 통해 새로운 질문을 얻고 계시죠.

지난 시간부터 순옥쌤이 가지고 계신 질문은 ‘장자는 어떻게 현실에 참여하고 있지’였습니다. 순옥쌤은 일단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철학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세상도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장자는 지옥 같은 시대에서도 자유롭게 살았습니다. 그가 살았던 전국시대를 생각해보면, 전쟁의 위험, 아사의 위험 등 매일매일 사람이 죽어가는 아비규환이었죠.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못 할 짓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서로의 자식을 바꿔먹기도 했죠. 모든 사람이 철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을 거였죠. 장자를 읽으면서 일단 저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시대에서도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철학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장자는 자신이 살았던 시대를 냉소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여전히 독해는 어렵지만, 정치를 비판하는 에피소드들을 읽으면서 장자가 통치자의 욕심 때문에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계를 보면서 안타까워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순옥쌤께서는 장자가 지옥 같은 세상에서도 자유롭게 살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지옥 같은 세상으로부터 눈을 돌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셨죠. 확실히 저희가 장자를 배우는 것은 그가 도출한 정답이 아니라 시대를 사는 법, 고민하는 법 등 때문입니다. 장자보다 조금 나은 시대에서 살고 있지만, 지금 시대에서도 여전히 문제들은 있습니다. 저희는 나름대로 현실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내지만, 이상하게 문제가 더 복잡해지죠. 하지만 각자가 겪고 있는 문제를 돌파하는 모델로서 장자는 지금도 유효합니다. 새삼 호진쌤과 태미쌤은 어떤 말씀을 해주셨을지 궁금해지네요. 댓글로 달아주시겠죠? ㅎㅎ 어쨌든,  장자에 대한 존경심이 다시 솟아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체 1

  • 2021-07-05 16:06
    오붓하게 잼나는 시간이었다니 다행입니다~ 댓글로 달기에는 너무 힘들거 같아서 이번주 세미나에서 얘기하는걸로 하겠습니다~^^ 금욜날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