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숙제방

장자 시즌2 5주차 메모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21-07-16 08:56
조회
61
  1. 7. 16 금요일 / 장자 5주차 메모 / 박규창


 

정치에서의 소외

“본질적으로 평등 사회인 원시사회에서 인간은 스스로의 활동의 주인이자 그 활동에 의한 생산물의 유통의 주인이다. 즉 교환율이 인간과 그의 생산물 사이의 직접적 관계를 매개한다 할지라도 그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행동한다. 따라서 생산 활동이 초기의 목적에서 벗어날 때, 오직 자신만을 위해서 생산하던 원시인이 교환도 호혜성도 없이 다른 사람을 위해 생산할 때 모든 것이 혼란에 빠지게 된다.”(245)

 

클라스트르가 원시사회를 분석한 이유는 일차적으로 ‘국가 없는 사회’가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정치권력의 테크닉이 결여된 사회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것 못지않게 그가 보려고 했던 문제는 ‘왜 물질의 생산력은 높아졌는데 사람들의 빈곤은 더 심해졌는가?’ 였던 것 같다. 책 중반부에서 그는 생존에 매달리고 문맹률이 높은 것을 원시부족의 특징이라고 규정한다면, 19세기의 프롤레타리아야말로 원시부족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는 프롤레타리아에 대한 풍자라기보다 프롤레타리아를 생산하고 끊임없이 억압하는 국가 권력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오히려 원시부족은 짧게 일하고도 생존에 필요한 만큼의 재원을 확보했다. 만약 잉여가 발생한다 해도 그것에 대한 공적 쓰임새가 분명했다. 잉여는 각자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족의 활동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것이 원시 부족민들의 사고다. 혹은 그러한 방식으로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그들이 권력을 사용하는 기술이다.

좀 벙벙하게 돌아갔지만, 결국 정치에서의 핵심은 ‘자신의 활동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기’인 것 같다. 생존이든 여가든 자신의 욕구가 아니라 외부로부터 강제된 힘에 의해 지속된다면, 바로 그 순간 국가적인 것이 출현한다. 그리고 우리가 발휘할 수 있는 정치권력은 국가적인 것에 양도된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 자신의 활동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기 위해 힘을 발휘할 때부터, 우리는 잃어버린 정치권력을 되찾을 수 있다. 장자의 정치성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그는 백성들도 권력을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자신을 소외시키는 모든 외부적 힘에 저항한 것 같다. 그의 양생이 정치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도 이런 맥락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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