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본색

6.11 서사본색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7-06-06 19:06
조회
175
170611 서사본색 공지

 

<서유기> 1권을 읽었습니다. 모두들 생각보다는(?) 재밌다는 평을 하셨습니다. 손오공이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으며 까불거리고 사고치는 이야기는 은근한 해방감 같은 것도 주었고요.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노는지도 모르고 마구 내달리다가 바로 제압되는 그 모습을 보는데 저도 모르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거기다 손오공이 아무 아쉬움 없이 살다가 이것이 무상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불로장생의 길을 찾겠다고 결심하는 부분은 어찌나 그 욕망이 적나라하던지. 그런 욕망이 어리석음이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매우 솔직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거기다 어쩐지 현세적인 중국 특징이 반영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서유기>는 불교 소설이 맞나? 라는 질문이 세미나 내내 가장 많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서유기>는 분명 법을 찾기 위해 먼 여정을 떠나는 현장법사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우리가 지금까지 본 것은 온갖 중국의 신들이 마치 인간들처럼 질서를 이루고 살면서 손오공을 단죄하는 것뿐이었으니까요. 그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자비의 대명사(?) 부처님! 0ㅁ0 거기다 부처님은 자비로우셔서 일 만권이 넘는 법을 동방에 전해주고 싶고 그 과정에 요마들도 구제해주고 싶어 하시죠. 그러므로 곧 손오공의 머리에 씌워진 긴고아를 만드십니다. 이것으로 말할 것 같으면 딴마음을 먹는 순간 “이마가 빠개지는” 고통이...! 저번 시간에 읽은 <불교개론>에 등장한 부처님과는 사뭇 다릅니다. <불교개론>이 소개한 부처님은 길을 알려주기만 하실 뿐 수행자들이 길을 찾아가는 것은 각자의 몫이라고 하셨죠. 하지만 서유기의 부처님은 아주 적극적으로 개입하십니다.

여기에 의아함을 느끼고 있는데, 재밌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우리는 자비로운 부처님, 그리고 자력구제를 강조하는 불교의 이미지만 알고, 또 그렇게 수입된 불교를 중심으로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동물을 깨닫게 하는 아주 무섭게 만들어진 부처님 상도 있다는 것입니다. 긴고아, 불경은 모두 방편일 뿐. 어떤 방편을 가지고든 우리는 험난하고 긴 거리를 따라가며 우리의 어리석음, 탐욕과 마주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법을 찾아가야 하는 일행의 선두에 서야 하는 현장법사, 등장이 심상치 않습니다.내력이 얼마나 기구하던지. 이정도의 기구한 내력이 없고서는 불법을 구하는 마음을 내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일까요? 할머니, 부모, 현장 자신 모두가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기구한 장에 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 정도의 훌륭한(?) 스님이 될 사람이라면 이 복수의 연쇄를 끊는 것도 기대해 볼 법 한데, 그는 아주 쌈박하게 도적에게 부모의 원수를 갚습니다. 부록으로 끼어든 현장의 이야기는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분명 이런 현장에게 법을 구하러 가라고 명령할 당태종의 저세상 순례는 또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저는 당태종의 부활신화를 말하기 위한 이야기라기엔 저세상에 간 그를 맞이하는 ‘세민이가 왔다!’가 너무 섬뜩하더라고요. 그는 단지 용왕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죽었지만, 사실 그 저세상행은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이야기를 알기 위해서는 역시 다음회를 보...기 전에, 실제 역사가 어떠했는지도 알아야겠죠^^

 

 

다음 시간은 <현장삼장> 읽어옵니다.

간식은 유주쌤

 

다음 시간에 만나요//

 

p.s 태희쌤께서 <현장서유기>라는 책을 추천하셨습니다. 좀 더 현장법사의 여정을 알기 자세하고도 쉽게 강의식으로 정리 해 놓았다고 해요. <현장삼장>을 읽다가 좀 더 참고할 자료가 필요한 경우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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