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절차탁마

절탁 서양 7주차 후기

작성자
이우
작성일
2021-03-22 09:38
조회
104
벌써 서양절탁을 한지 7주나 되었네요

오늘은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를 처음으로 읽은 시간이었습니다.

<국가>를 읽을 때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각자 과제를 써 왔는데요. 새로운 방식이었지만 재밌었습니다. 1권에서 루크레티우스는 무(無)로 돌아가지 않는 순환, 그리고 이 순환하는 것들을 이루는 원자에 대해서 많은 설명을 합니다. 그 중 정말 흥미로웠던 것은 우리가 보지도, 느끼지도, 경험하지도 못하는 원자만이 확실한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먼저 민호샘이 친절하게 정리해 주신 발제문을 읽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덕분에 루크레티우스가 누구이고 어떤 시대의 사람인지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훈샘은 전체적으로 읽으시며 불교의 ‘인연’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으셨다고 하셨습니다. ‘온전한 나의 것’이라는 것이 없다는 점에서 그렇게 말씀하셨는데요, 그러면서 이런 느낌을 받으면 왠지 삶이 헛되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소유가 있어야만 삶이 헛되지 않을 수 있는걸까요?

연주샘은 루크레티우스가 말하는 시간에 대해서 써 오셨습니다. 루크레티우스는 시간이 실제로 존재하는 하나가 아니라, 사물들에 있는 흔적으로 인해 알 수 있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연주샘은 반대로 시간이라는 것이 독립적이라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저도 여태껏 그렇게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루크레티우스가 한 말도 맞는 것 같고, 시간이 독립적으로 흘러가는 것도 맞는 것 같아서 헷갈렸습니다.

건화샘은 ‘안다는 것’에 초점을 두셨는데요. 루크레티우스는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원자를 이해할 수 있으면 죽음이 두렵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모두 ‘원자’라는 것이 세계를 이루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루크레티우스와 우리가 원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무엇이 달랐던 것일까요? 건화샘 말에 따르면 우리는 세계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정보’를 아는 것이고, 루크레티우스에게 세계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원리’였다는 것입니다. 정보로서 아는 것이 아니라 원리로서 알 수 있다면, 우리의 시선과는 다르게 이해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쓰셨습니다.

수경샘은 루크레티우스가 원자에 공간이 있다는 것을 현상들로 증명했던 것이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것과 비슷한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이 보리수 나무 밑에서 깨달음을 얻었듯이, 현상을 보면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무(無)에서 생성되지 않고 무(無)로 돌아가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무언가가 생기기 위해선 그것이 만들어지기 위한 기반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계속 나오다보면 언젠가 가장 먼저 생겨난 것이 있겠죠. 그렇다면 그 가장 먼저 생겨난 것은 무엇일까요? 여기서 말하는 ‘있다’ 그리고 ‘없다(無)’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다음주에 뵈어요~!!! (❀╹◡╹)
전체 2

  • 2021-03-22 09:46
    있다는 건 뭐고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이우의 매우매우 철학적인 질문이 인상깊었습니다. 소유가 있어야만 삶이 헛되지 않은 것인가, 라는 날카로운 질문도! 후기 잘 읽었어 이우!

  • 2021-03-23 14:06
    신속하고도 일목요연한 후기네요~~ 우리가 느끼는 허무가 결국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인가라는 질문 정말 날카로웠습니다. 담주도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