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 세미나

성의 역사 3 자기배려 4장 후기 (7월 2일)

작성자
미영
작성일
2021-07-06 11:17
조회
128
푸코성역세미나/<성의 역사3;자기배려> 4장 육체 후기/2021. 7. 2. 금

4장 육체

이번에 읽었던 육체의 장은 플라톤에게서 분리될 수 없었던 타자배려와 자기배려가 분리되는 갈림길로 보인다. 자기배려는 이제 타자나 도시국가를 통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자기배려의 유일하고 궁극적인 목표가 되었다. 자기 삶의 변형을 위한 자기배려는 당연히 수련을 요구했으며 헬레니즘 시대는 “수양”이 본격화된 시기라 할 수 있겠다. 여기서 의학적 지식은 자신의 신체, 건강, 환경, 상황에 대한 그물망 속에서 주체가 취해야 할 실천방식이 되었다. 현대의 우리가 접하는 육체의 돌봄=건강이라는 테마가 우리자신과 자연의 원리와 얼마나 멀리 벗어나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기원 후 1,2세기 성적관리법은 영양섭취나 식이요법 등에 비교하면 작은 부분으로 국한되어있었다. 하지만 단순한 처치술을 넘어서 지식과 규칙을 담은 하나의 생활방식으로 자리잡은 그리스 로마의 의학은 아프로디지아를 유기체의 동요로 인해 영향받고 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있는 영역으로 다양한 질병을 초래할 수 있는 질병의 발생지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학은 성적활동에 대한 극도의 주의를 요구하게 되고 주체는 자신이 지켜야만 할 규칙들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것으로 자기자신을 ‘진리’의 담론에 이끌게 된다. 이제 아프로디지아는 자연의 로고스, 육체의 본성을 익히는 것이 관건이 되었다. 육체와 관련하여 자기 연마를 하지 않는 것은 자신을 돌보지 않는 것, 다가올 위험과 질병에 자신을 내맡기는 무지한 자와 같은 것이 된다.

근대이전 1500년간 최고의 의학저술자였던 갈레누스에 따르면 성적 욕망과 쾌락은 개인의 건강과 생명 자체의 매커니즘에서 발생하는 것이지 더도 덜도 아니라고 본다. 따라서 성적쾌락이 좋은가, 나쁜가는 자기자신에게 ‘너무 과하거나 너무 적은 것을 피하는’ 적절한 양생술의 차원에서 다루어졌다. 그래서 나온 주의깊은 관리법이 자기자신의 분별이다. 출산의 시간, 주체의 연령, 시기, 개인의 체질 등의 변수를 주의깊게 살피는 것이다. 이 주의깊음에서 영혼의 역할이 나온다. 인간의 생리적활동이 관리법을 필요로 한다면 그 원인은 인간이 상상력과 정념 사랑 때문에 끊임없이 일탈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육체를 그 자체의 법칙에 따라 인도하고 교정하는 관리하는 역할을 영혼과의 상호작용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고대에서 지금과 다를 바 없이 ‘이미지’, ‘표상’과의 전쟁을 벌였다니.. 독사(doxa;억견,통념)를 가진 인간이 쾌락을 위해 ‘아프로디지아’를 추구하고 집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온 의학적방법인 인간의 동물화(에피투미아)는 우월적 인간이라는 표상과 억견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샘들 모두 감탄하며 언급했던 듯 하다. 육체의 쾌락이라는 것이 ‘행복’이라 지칭하는 개념과 결합되여 단단하게 전제된 것이 아닌가. 자연의 섭리에 대한 앎과 자기배려 방법의 부재는 우리를 더 이미지와 표상에 이끌리게 한다. 이 역시 현대의 아파르트헤이트가 아닌가. 관계적 삶을 단절, 분리시키면서 우리 스스로 소외하는 것이 되니까? ‘내부의 모호한 욕망을 추적할 것이 아니라 아무런 위험이나 손실 없이 적절하게 쾌락 행위를 수행하기 위해서 반드시 작용하게 되는 복잡하고 수많은 조건들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는 푸코의 말은 기독교와 근대 서양의 성윤리에서 간과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의 우리에게도 적절하다.

* 좀 더 논의를 했었어야 하는 것으로 자기 욕망을 양식화하는 문제, 호모 에코노미쿠스가 자기에게 가하는 금욕과 절제와는 다른 방식의 삶의 양식을 만들어가는 방법이 중요한 것인데, 우리자신의 육체를 어떤 방식으로 대하고 있는지, 각자의 경험을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후기를 쓰면서 하게 됩니다. 너무 원론적인 토의를 하지 않았는지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고대 철학자들의 시기적절함을 탐구하고, 끊임없이 자기에 대한 주의를 꾀하는 자기 수양차원의 탁월함과 견주지 않고 현재의 나의 모습(조건과 배치?)을 솔직하고 진지하게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분의 결석이 있으시고, 채운샘의 강의도 없으셔서 뭔가 조촐한 느낌의 세미나였습니다만 소현샘이 준비해 오신 엄청난 간식으로 그 허전함을 채웠던 날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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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12 12:44
    미염샘~~ 후기 잘 읽었습니다. 쌤들과 세미나하고 싶은 욕망이 굴뚝 같습니다. 우리가 '성'에 부여하고 있는 이미지가 얼마나 허접한고 얄팍한지 '성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거듭 느낍니다. 한편 푸코가 '아프로디지아'라고 굳이 낯선 개념을 가져와 스는 이유를 알 것도 같네요. 생식하면서 뭔가를 끝없이 탄생시키는 삶(인간과 인간을 벗어난 생명 가진 모두)은 근대의 욕망인이 상상할 수 잇는 범위를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동물화 (에피투미아)!!와 !!진짜 가슴이 막 두근거리네요. 곧 만나뵙기를!! 샘들 모두 보고 싶습니다~~
    후기와 숙제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