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세미나

11.20 몸 살림 세미나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9-11-15 19:32
조회
95
11.20 몸 살림 세미나 공지



몸 살림 세미나 두 번째 시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동의보감> 강독을 하고 <건강의 배신>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읽은 <동의보감>에서는 인간의 수명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그 옛날에도 ‘옛날에 비해 지금 사람들은 방탕하기 그지없어~’라는 인식이 있었나봅니다. 상고시대 사람들은 절도있게 살아서 수명도 길었고 건강했는데 지금은 틀려먹었다고 말입니다.

 

『소문』에는 “황제가 묻기를 ‘내가 듣기에는 상고시대 사람들은 모두 100살ᄁᆞ지 살아도 동작이 느리고 더디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50살만 되면 동작이 모두 느리고 더딘데, 이것은 세대 차이인가,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섭생을 잘못하기 때문인가?’고 하니, 기백이 ‘상고시대 사람들은 양생하는 도리를 알았기 때문에 사는 이치에 잘 순응했고, 몸을 단련하는 방법에 능하여 음식도 절도 있게 먹고 일상생활도 규칙적으로 하였다. 또 헛되이 과로하지 않았기 때문에 몸과 정신이 다 온전해서 천수를 다하여 100살을 더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것은 술을 물 마시듯 하고, 취한 상태에서 성생활을 과도히 하여 정액을 소모하여 진기(眞氣)를 간직해 두지 못한다. 또 만족할 줄 모르고 아무때나 성적욕구만을 추구하며, 일상 생활에 절도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50살이 되면 쇠약해진다’라고 대답하였다”고 하였다.


혈기왕성하여 잘 먹고 잘 마시는 사람을 우리는 ‘스태미너가 넘친다’고 표현합니다. 그런 사람이 건강하다고 보고요. 그런데 <동의보감>에서 술을 얼마나 많이 마실 수 있느냐는 건강과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지 알고 또 그 섭생이 때에 맞게 돌아가야 삶을 잘 기르는 것이었지요. 이런 인식은 건강을 양적으로 환원하여 보는 시선을 반성하게 합니다. 지금 우리는 건강을 수치화하여 보는 것이 익숙합니다. 체중, 혈당, 혈압, 간수치 등등 온갖 숫자 안에서 내 몸이 과연 적정선에 있는지에만 관심을 쏟고 적정선에서 벗어난 만큼 자신이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하지요.
<동의보감>에 따르면 그런 것은 자연의 질서를 무화시킨 무식한(?) 측정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명은 인간이 마음대로 추구하여 무한대로 보존할 수 있는 것이 아닌, 하늘이 내린(天命) 것이니까요. <동의보감>은 인간의 수명을 선천적 원기(元氣)를 통해 설명합니다.

 

사람이 오래 살고 일찍 죽는 것은 각각 천명(天命)에 달린 것이다. 천명이라는 것은 천지와 부모한테 받은 타고난 원기(元氣)를 말한다. 아버지는 하늘이 되고, 어머니는 땅이 된다. 아버지의 정과 어머니의 혈이 왕성하고 약해지는 것이 같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 오래 살고 일찍 죽는 때도 다른 것이다. 사람이 원기를 받고 태어날 때 부모가 튼튼하면 반드시 오래 살 수 있다. 그리고 원기를 받을 때 어느 한쪽 부모만 튼튼하면 반드시 보통 정도와 그 아래로 오래 살고, 원기를 받을 때 부모가 다 쇠약하면 잘 보양해야 겨우 오래 살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일찍 죽게 된다.


물려받은 기에 따라 이미 정해지는 수명. 다만 위안은 잘 보양하면 어쨌든 ‘겨우’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이려나요? 이때 의사는 무작정 사람이 양적으로 오래 살도록 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만 원기대로 자기 수명대로 살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를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참 감동적입니다.

 

상고시대 성인들은 100가지 풀을 맛보고 병에 해당한 약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각기 자기 수명대로 살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하였던 것이다.


부자(附子)는 나무에 붙어 있는 작은 덩어리 같은 것이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작은 것을 먹고 몸에 일어나는 반응을 보는 식으로 효능을 알아냈다고 하지요. 그런 무모한 임상을 거쳐서 우리가 부자를 독으로도 쓰고 약으로도 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만병통치약 같은 말도 정말 허무맹랑한 것 같습니다. 자연을 거슬러 무조건 낫게 해주는 신비의 영약 같은 것은 없는데, 자꾸 의학에서 그런 걸 바라게 되지요. 그런데 의사들의 역할은 인간을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살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해답 역시 자연 안에 있다는 것을 이미 알았고요. 의사의 자세란 자연의 작은 부분까지 지나치지 않는 것 아니었을까요?

<건강의 배신>을 읽으면서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방사선, 엑스선, MRI등 우리가 건강검진에서 흔히 찍게 되는 검사기구의 방사능 수치입니다. 우리는 원전이나 원폭을 통한 피폭만 걱정하는데, 사실 스스로 피폭을 당하러 병원에 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책은 일본의 저자들이 쓴 것인데, 늘 과잉검진 1위를 내달리는 일본 뒤에 한국이 추격중이라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아무래도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손놓고 보기에 우리나라와 일본의 의학 관행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비슷한 것 같습니다. 검진을 받지 않으면 의료보험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협박이라든가, 대사증후군 조심하라는 플랜카드가 관공서에 붙어 있는 것이라든가, 스포츠클럽과 야근문화가 병행되는 것, 검진이라면 일단 복지라고 여기고 몇십 가지 검사에 몸을 맡기는 것 등등. 보면 볼수록 한국 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이 책을 읽고 이야기된 경험담 중 의사가 정말 설명을 안/못한다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무엇을 위한 검사냐고 물어도 그저 필요하다고만 말하고, 이 약을 먹고싶지 않다고 하면 먹어야 한다고만 말하기만 하는 의사를 우리는 많이 만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건 의사가 환자를 무시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정말 설명할 능력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사는 검사지와 거기에 기록된 수치를 답습하는 것 외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죠. 이런 위기(?)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역시 배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설마 의학이 철학보다 어려울까! (??!!) 우선 배우고 외웁시다~!

다음 시간에는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264쪽까지 읽어옵니다. 볼륨이 좀 있으니 부지런히 읽어요^^
그리고 예고한대로 내장기관 시험이 있습니다. 나눠드린 자료를 들여다보며 간이 어디에 있고 횡경막이 어디인지 알아봅시다~

그럼 수요일에 만나요//
전체 2

  • 2019-11-16 23:31
    혜원선생님~ ^^
    혹시 읽어올 페이지가 264가 아닌 261쪽까지 아닌지요...?

    • 2019-11-19 10:09
      2부 9장까지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