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

소생 프로젝트 10월 18일 공지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18-10-13 14:03
조회
85
오늘 산책(보다 산행? ㅎㅎ)은 어떠셨나요들. 혜원누나는 제가 닦달한 덕에 좀 힘들긴 했겠지만 그래도 잘 따라오더군요. 그보단 지영쌤이 의외의 다크호스였어요. 어쩐지 요주의인물일 것 같긴 했지만 지금 그 상태로는 즐거운 여행을 떠날 수 없습니다! 혜원누나에 대한 관심은 가져가되 지영쌤의 체력 증진을 위해 모두들 더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현합시다. ^_^

 

공지하겠습니다. 어느새 절반이 지났네요! 《천일야화》 4권을 읽고 여느 때와 같이 얘기해볼 만한 것들을 뽑아주세요. 3권까지 읽었으니 이제 대략 반복해서 보이는 게 있을 것 같아요. 채운쌤이 이번 시간, 저번 시간 정리해주신 것까지 생각하면 주제는 절대 부족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ㅋㅋ 각자 팀 세미나 책으로는 《일리아스》 5권 〈디오메데스의 무훈(武勳)〉까지 읽으시면 됩니다. 조장님들은 《천일야화》처럼 모두 공통과제를 쓸 건지 아니면 한 명 발제를 시킬 건지 정해서 월요일까지 저한테 알려주세요. 나중에 팀 발표까지 염두에 두고 준비해주세요. 간식은 저랑 정옥쌤이 준비할게요. 정옥쌤~ 후기도 부탁드려요~! 모두 파이팅입니다~~

 

이번 주 강의 중에서 재밌는 건 ‘환대’였어요. 환대는 언제든 적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있는 이를 맞아들일 때만 적용된다는 게 신기했어요. 제 경우에는 잘 아는 사람을 환대하는 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속이 좁아서 그런지, 저는 잘 안다고 느꼈던 사람이 제 기대만큼 대우해주지 않으면 확 불쾌해져요. 그래서 누군가를 대접할 때도 그의 기분을 상하지 않도록 최대한 머리를 굴립니다. 하지만 환대의 개념에서는 기준이 나 혹은 상대방의 기분 상함에 있는 것 같지 않아요. 대접을 하고, 받을 때의 즐거움이 주된 정서인 것 같은데 쉽게 이해가 되지 않네요. 나를 배신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맞아들이는 이들은 세상을 어떻게 감각하고 있는 걸까요?

그 다음 재밌었던 건 인생에 대한 이들의 태도였어요. 우선 《천일야화》는 비록 이야기의 기본 골조나 스토리를 묶은 것이지만, 그 사이사이의 풍부한 묘사, 감정선을 보면 갈랑이 거의 새로 썼다고 할 수 있죠. 《천일야화》를 읽다보면 갈랑의 동양에 대한 이해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그는 삶에 닥치는 행운과 불행은 어떤 논리적인 이유도 없다는 걸 전체 이야기 속에서 던져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증식하는 이야기의 구조를 봐도 그렇습니다. 이야기는 마무리되는 듯 하면서도 금세 다른 이야기로 전환되죠. 카마르알자만 왕자와 바두르 공주의 이야기만 봐도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았어요. 그런데 다른 이야기로 전환되면서 이 부부는 파탄 나고, 바두르 공주는 결말 부분에서 아예 등장하지도 않죠. 이것은 삶에 대한 이들의 태도가 반영된 것 같아요. 삶이 어떤 식으로 돼야 할 필연적 이유가 없다는 것은 삶에 내재하는 의미나 합목적성이 없음을 뜻합니다. 삶의 진행은 항상 우리의 인식을 뛰어넘죠. ‘한 치 앞을 볼 수 없다’는 말이 정말 딱 들어맞는 것 같아요. 여기에는 고대 중국이 자연이나 도, 상제와 같은 개념을 통해 스스로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태도와 비슷한 무엇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채운쌤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합리성을 얘기하면서 오히려 행운과 불행을 마치 우리가 좌우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죠. 그래서 우리의 인식이 작동하는 걸 보면 나에게 일어난 불행을 어떤 식으로든 보상을 받고자 하는, 인생의 공평함 같은 것도 있습니다. 합리성에 대한 우리의 맹신이 인생에서 일어난 일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줄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은 누나의 후기를 참고해주세요.

 

슬슬 여행계획을 본격적으로 세울 시간이 왔습니다. 여행 일정에 참고하게 각자 어떤 주제를 가지고, 어떤 것을 중심으로 보고 싶은지 월요일까지 대략 정해주세요. 저도 계속 물어보겠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만나요~
전체 1

  • 2018-10-13 14:18
    페르시아여! 내가 가노라! ^^
    인생이 하나의 이야기임을 아는 것! 그 자체로 이미 길 위의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