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생 2학기 4주차 공지

작성자
정옥
작성일
2020-02-05 09:17
조회
113
소생 러시아 2학기 4주차(2/6) 공지

명절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저희도 한 주를 잘 쉬고 반갑게 만났습니다. 따끈한 생강차와 곶감이 든 수정과와 구운 가래떡으로 ‘건강’하게 차려진 간식이 더 반갑게 맞이하더라구요.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지만, 건강한 간식과 열의에 찬 새들의 기운에 맥을 추지 못할 걸 알기에, 즐겁게 출발하였습니다.

오늘도 오전엔 <러시아 역사>에 대한 세미나를 하고, 전날 채운샘이 끓여 놓으신 시레기국에 점심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산책과 시험을 치르고, 오후엔 도이치를 순회하고 막 귀국하신 채운 샘의 레닌 인트로 강의가 있었습니다.

이번 주 <러시아 역사>는 18세기 말부터 19세기를 관통하여 1905년까지 왔습니다. 피의 일요일을 시작으로 러시아 혁명이 기다리는 턱밑까지 온 것이죠. 낯선 용어들 사이 그간 읽은 텍스트에 등장하는 반가운 이름과 단어들이 있어 읽는 재미가 있었어요 특히 <전쟁과 평화>의 배경이 된 나폴레옹과의 전투, 그 중 가장 치열했다는 보로디노 전투와 당시 황제 알렉산드르 1세, 모스크바 후퇴를 결정한 쿠투조프가 실명으로 등장했었죠. 또 크로포트킨의 자서전을 보면 폴란드를 자주 방문하여 그 곳 농민들의 실정을 살피기도 합니다. 폴란드가 러시아의 속국이었던 당시의 상황이 다시 이해되었지요. 러시아 역사를 읽다 보니, 폴란드의 수난사를 함께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러시아가 혁명의 시대로 접어듭니다. 성실히 공부해서 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바람이 느껴지나요?

 산책 시간을 축구로 꽉 채우고 돌아오는 축구팀.

자기 질문을 가진 여행

이번 주는 채운샘의 강의가 있었습니다. 여행에 대한 얘기들을 먼저 나누면서 강의를 시작했었죠. 저를 가장 자극했던 말은, 자기 질문을 가지고 출발하라는 말씀이었던 것 같아요. 여행은 현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질문이 있어야 하나라도 남길 수 있다는 것이었죠. 1차 이슬람 탐사 이후, 여행기 쓰기의 어려움이 자기 질문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진단도 주셨지요. 공부나 여행이나 같은 지평에 있는 것이라, 또 공부하는 우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대목 역시 자신이 느끼는 것을 ‘문제화’ 하는 것인지라 그 말씀이 쉽고도 막연하게 느껴졌습니다. 1학기가 끝나고 마지막 시간 팀별 발표에 대한 선민샘의 코멘트 역시 자기 여행의 주제를 정하라는 것이었는데. 같은 말씀들로 느껴졌습니다. 모든 여행이 현재 자기 삶의 고민에서 출발하는 것이라 그런가 봅니다. 자기 고민이 있을 대, 그 출발이 ‘나’ 일 때, 제자리에서 여행한다는 들뢰즈의 주장도 가능한 것이겠죠.

그럼, 여행이 무엇인지, 우리 시대의 혁명이란 무엇인지, 나에게 혁명이란 무엇인지, 왜 당대 철학적, 경제적 발전을 이룬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가 아니라 러시아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났는지 많은 질문을 던져 볼 수 있게 되겠지요. 샘은 러시아의 현 상황에서 푸틴의 인기는 무얼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자는 의문도 던져 주셨네요. 2학기 내내 들고 갈 질문들인 것 같았습니다. 가득 질문 한 다발을 안은 시간이었습니다.

레닌의 문제의식

지난 학기 크로포트킨의 사상과 아나키즘에 대한 새로운 사유들을 공부했었는데요, 2학기는 드디어 레닌과 유물론에 대한 사유를 배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서도 주의 깊게 살필 것은 레닌이 어떤 문제의식 속에서 맑스를 재해석하고 그 사상을 발전 시켰는지를 탐색하는 것입니다. 저도 유물론을 깊게 공부하지는 않았기에, 또 제가 알고 있던 것들을 깨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전 러시아를 공부하며, 조금 소심해졌습니다. 세미나 시간도 그렇고, 강의를 들을 때도 그렇고, 자기 검열이 심하게 작동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강고한 사고방식들을 무턱대고 노출하게 될 것 같아 조심하게 됩니다. 그래서 2학기가 더 기대되고 있습니다.

전 레닌이나 크로포트킨이 모두 국가주의를 비판했다는 사실에 계속 관심이 갑니다. 레닌도 ‘비국가 사회주의’를 표방했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중심적 힘에 대한 저항이 중요했던 것 같은데요. 레닌은 국가주의의 틀을 깰 대안으로 ‘코뮨’을 말합니다. 국가란 본질적으로 ‘장치’와 ‘억압’ ‘권력’이 작동합니다. 체제를 유지해야 하니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그러나 레닌이 국가를 해체시킬 단위로 ‘코뮨’을 말하는 것은, 모두가 국가 경영에 주체로 참여할 수는 없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국가주의를 넘을 것인가가 중요한 지점이었죠. 자신에 처한 구체적 조건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그저 수용하고 따라갈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 레닌의 주장입니다. 이것을 국가라는 억압적 단위에서 실행하기는 어렵다고 보았던 것이죠. 그래서 프롤레타리아트가 중심이 되는 국가적 해체 기구가 필요하게 되고 당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입니다. 당(party)은 치우침, 편파적인 (partial)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구체적 분석 안에서는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할 수밖에 없겠죠. 그것이 당파성일수도 있고, 철학적 견해일수도 있지만, 중도에 대한 비판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국가기구, 장치, 국가권력을 해체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고 그 단위가 코뮨이며, 혁명이란 소수가 그 국가장치를 뺏어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코뮨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블라디미르 레닌

칼 마르크스

 

# 다음 주 공지 합니다.

**러시아 역사가 혁명기에 이르렀기 때문에 남은 책들과 중복되는 것이 많아 텍스트 읽기 순서를 바꾸었습니다. <러시아의 역사> 대신 <러시아 혁명사 강의>를 바로 읽도록 하겠습니다.

* 역사: 박노자의 <러시아 혁명사 강의> 1~3장 / 출제자: 현숙샘

* 철학: <레닌을 회상하며> 1부

* 과제: 레닌의 행적과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연표 작성하듯 정리해옵니다. 상황과 주장과 연 도를 일치시키기(당시의 상황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자신이 이해 가능하도록 정리해 오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간식: 건화, 정옥

# 이번주에도 일리야 레핀의 그림을 볼까요?  <피의 일요일>이라는 작품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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