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 세미나

<명리학 세미나> 10월 14일 후기

작성자
호정
작성일
2020-10-21 03:09
조회
113
역시 후기는 배운 게 식기 전에, 따끈따끈할 때 얼렁 써야 하는데. 이젠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그래서 녹취한 걸 다시 들어보니 웃음 소리가 거의 배경음악 수준으로 깔립니다. 명리학 시간은 수업도 즐겁지만, 삶의 지혜를 나누는 시간 같아요. 공부를 하다보면 각자의 사주 명식을 까게 됩니다. 궁금한 점에 대한 질문이나 사주에 대한 해석을 통해 현재의 상황이나 원하는 바가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주를 공유하며 장장 30주를 함께 하다 보니 서로에 대한 이해가 알게 모르게 생겨 더 편하고 가벼워졌나 봅니다. 또 하나 우리가 항상 잊지 않고 나누는 게 있죠. 이번 주에도 미숙샘의 협찬과 배샘의 후원으로 배 두드리며 공부했습니다. 덕분에 넉넉해진 몸과 널널해진 마음의 틈으로 바람 빠진 웃음을 내보내며 한 시즌 잘 마쳤습니다.

2주 만에 봐서 그런지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가까운 사람들의 질문을 배달하기도 하고, 답답한 자신의 상황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지금 이렇게 사는 게 힘들지만, 평생 이렇게만 사는 건 아니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어서 명리 공부가 좋다는 어느 선생님의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현실의 이러저러한 문제들로 힘들 때 그곳을 잠시 벗어나서 거리를 두고 자기 문제를 보면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내가 겪는 것들이 내 삶의 조건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복닥거리던 마음이 좀 순해지고 편안해진다고 했는데 마음이 좀 찡하더군요. 여러 사람의 사주를 통변하면서 잠시 당사주 이야기가 나왔는데 여태 배운 사주와는 달리 약간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재미있었습니다. 보통 사주는 생년월일시에 해당되는 간지(干支)의 상생·상극과 오행의 강약, 대운(大運)과 세운(歲運)의 순환에 따라 길흉이 결정되는 법이지만, 당사주는 간지의 상생과 상극에는 상관이 없고 오직 12성의 조우(遭遇;우연한 만남)로 길흉을 판단합니다. 당사주의 12개 별은 우리가 아는 12 동물을 대입시켜 풀이합니다. 예를 들면 지지의 巳는 뱀인데, 뱀을 징그럽고 간사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간사하다는 것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교활하다, 꾀가 많다, 영리하다’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학문, 문장, 지식을 주관하는 천문(天文)성이라고 합니다. 각각의 동물의 특징과 우리가 그 동물에 대해 갖고 있는 표상들이 때로는 합치하기도 하고, 때로는 어긋나기도 하면서 새로운 상징들을 만드는 것이 흥미진진하더군요.

이번 시간에는 운세 해석에 대해 배웠습니다. 천간과 지지, 육친, 대운, 세운, 월운, 일운의 해석과 좌표법에 대해 공부했는데, 배샘은 사주의 8글자를 육친 관계로만 보지 말고 운동으로 보는 걸 잊지 말라고 했습니다. 木火土金水의 오행을 각각 물상으로만 해석하지 말고, 木운동, 火운동, 土운동, 金운동, 水운동으로 봐야 한다는 거지요. 내년은 신축년(辛丑年)인데, 축이라는 글자를 볼 때 ‘나한테는 이게 관인데’ 가 아니라, 축(丑)을 운동의 관점에서 보면 ‘축토가 들어와 사유축 운동을 하는구나. 겨울 언 땅이 아니라 봄기운을 준비하는, 열릴 준비가 갖춰진 땅이구나’라는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오행 중 지지의 토에 해당하는 네 글자(辰,戌,丑,未)는 운동의 기운이 바뀌는 인터체인지, 역(易)에 해당하는 글자입니다. 운동성이 변하므로 이때 번뇌가 많이 생깁니다. 펼치던 운동성을 갈무리하거나, 또는 그 반대로 운동의 방향성이 바뀌는 겁니다. 진술축미가 들어오면 좋다, 나쁘다는 차원을 떠나, 그게 들어오는 해는 뭔가 변동이 있을 텐데 그 변동이 내 사주 전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자꾸 따져 물어야 합니다.

사주를 볼 때 주로 만세력에 많이 의지하는데, 태어난 월과 시를 알지만 만세력이 없을 때 월과 시의 천간을 계산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보통은 만세력이 있기 때문에 따질 일이 별로 없지만, 기초에 해당되는 내용이므로 명리를 30주 공부한 사람으로서 이 정도는 알고 넘어가야겠죠? 하하. 배샘의 비웃음이 들리는군요. 이미 가르쳐 주셨다는데, 생전 처음 들어본다는 듯이 해맑은 얼굴로 마주보는 저를 통해 배샘은 반면교사의 큰 가르침을 얻었다고 합니다. 불교 시간에 우리의 해맑은 얼굴을 보고 얼척 없어 하던 채샘의 마음에 접속하신 거죠. 저 역시도 저의 새로운 재능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아, 나는 스승에게 깨달음을 주는 능력 면에서 탁월하구나. 교사 조련사로서의 재능이 있구나. 하하~~꺽꺽. 이것은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니여.

자 그럼 실전문제 들어갑니다. 경자년(庚子年) 진월(辰月)에 태어난 사람의 월에 해당하는 천간은 무엇일까요?

연주의 천간의 합이 되는 글자를 찾습니다. - (乙庚合)

② 천간의 합이 되는 오행을 생해주는 글자를 찾습니다. - (生金)

③ 土에 해당하는 천간의 글자 중 양에 해당하는 글자를 찾습니다. -

(시작은 항상 양이 하고, 마무리는 음이 하므로 戊, 己 중 양에 해당하는 戊 선택)

④ 진월에 해당하는 천간의 글자를 찾습니다. -

(천간은 戊부터 시작 : 무기신임계갑을병정 / 지지는 항상 인월(寅月)부터 시작 : 인묘사오미신유술해자축) → 庚辰月

시에 해당하는 천간도 같은 방법으로 찾습니다. 다른 점은 ②에서 천간의 합이 되는 오행을 생하는 글자가 아니라 극하는 글자를 찾는 것입니다. 연습해 볼까요? 기축일(己丑日) 술시(戌時)에 태어난 사람의 시에 해당하는 천간은 무엇일까요?

일주의 천간의 합이 되는 글자를 찾습니다. - (甲己合)

② 천간의 합이 되는 오행을 극해주는 글자를 찾습니다. - (剋土)

③ 木에 해당하는 천간의 글자 중 양에 해당하는 글자를 찾습니다. -

(시작은 항상 양이 하고, 마무리는 음이 하므로 甲, 乙 중 양에 해당하는 甲 선택)

④ 술시에 해당하는 천간의 글자를 찾습니다. -

(천간은 甲부터 시작 :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을병~/ 지지는 항상 자시(子時)부터 시작 :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해) → 甲戌

후기를 늦게 올리는 바람에 다행히도 배샘이 친절하게 운을 해석하는 법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저는 중복되지 않으면서도 인상적이었던 내용 중심으로 올렸습니다. 적천수 2권이 이론 중심이었다면, 다음 시즌의 적천수 3권에서는 실전에 써먹을 수 있는 공부를 더 할 수 있다고 하니 기대됩니다. 다음 시간에 봐요.
전체 3

  • 2020-10-21 08:55
    퀴즈로
    풀어보니
    좋은데요ㅡ
    눈에
    쏙쏙
    들어오고ㅡ

  • 2020-10-21 09:12
    음으로 양으로 도움 주시는 효신샘 고마워요. 덕분에 내용 수정했습니다.

  • 2020-10-21 11:30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역쉬 후기는 호정샘이 최갑!! 그날의 분위기와 호정샘의 머릿속 풍경이 한 눈에 쫘악~~~~~~~~~~^^
    후기는 배운 내용을 정리만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실제 느끼고 생각했던 점을 중심으로 서술해야 한다는 깊은 지혜까지 듬뿍! 배워갑니다.
    새벽 세 시까지 후기 써서 올리시느라 수고하신 호정샘, 시즌 2에도 기대 만땅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