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에이징 세미나

7.22 몸, 살림 세미나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0-07-18 21:51
조회
62
200722 몸살림 세미나 공지

점점 종합 피트니스 센터로 거듭나고 있는 몸, 살림 세미나입니다. 이번 시간은 오금희 예비공 동작으로 평소 움직이지 않는 근육의 기운을 깨웠지요. 사슴이 되었다가 곰, 원숭이, 새, 호랑이로 변신하면서 몸의 기운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는데, 예상외로 호평이었기에 마음이 뿌듯합니다. 안마 동작까지 하니 오금 부분이 찌릿하는 것이, 운동한 기분도 들고 정말 좋더군요^^ 앞으로 정규 과정(?)에 오금희를 채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읽은 부분은 코피를 멎게 하는 각종 약 처방들이었습니다. 열 가지가 넘는 약들이 나왔는데요, 재밌는 건 그 약들이 모두 다른 증상에 쓰이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사궁산은 “코피가 나오는 것을 치료” 하는 약이라고 나오지만, 삼황보혈탕은 “육맥이 허하고 규하면서 코피가 나오거나 피를 토하는 증상을 치료”하는 약입니다. 둘 다 코피에 처방되는 약이지만 삼황보혈탕 같은 경우 맥과 토혈 증상을 고려하며 처방해야 하는 약이죠. 또 도씨생지금련탕은 코피가 계속 나와서 멎지 않는 경우 처방하는 약입니다. 그리고 대체로 복잡한 증상을 낫게 하는 약일수록 처방도 복잡합니다.
흔히 온갖 좋은 약재들을 많이 들일수록 좋은 약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한의학에서 보약이라고 할 만한 약은 많은 약재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주로 네 가지 약재를 중심으로 확장해 가지요. 그리고 확장해간다는 건 그 약이 딱 그 증상에만 맞는 약이라는 뜻입니다. 그냥 코피가 멎지 않는 것을 치료하는 약과, 피가 부족한 것을 보혈하는 약 중 더 많은 재료와 사용에 제약이 있는 것은 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보편적으로 쓰이는 약일수록 적은 재료가 들고 임상 기간은 더 오래되었다는 것이죠. 그리고 약이 복잡할수록 치료할 수 있는 것도 협소하다는 사실! 이런 약에 대한 태도는 어떻게든 지금 유행하는 병을 따라잡아 낫게 하겠다며 신약개발에 목을 매는 지금과 정 반대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약, 더 최첨단 기술이 반영된 약이 더 효과가 좋을 거라고 생각을 하니까요. 그런데 적어도 몸에 대해서는 더 신중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혈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보자면, 우리가 피를 토하는 증상이 몸의 열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토혈은 화병(火病)으로, 화(火)만 치료하면 피는 저절로 멎는다고 나오지요. 그런데 화(火)는 심장입니다. 만약 우리가 화를 잘못 다스려 어혈을 토하게 된다면 심장의 문제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그 심장은 언제나 항상성과 연관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를 땀을 가지고 설명합니다. “땀은 곧 심(心)의 진액인데, 열이 있으면 붉게 변하여 위(上)에 있는 구멍으로 거슬러 나온다. 상한에 땀을 내야 할 때를 놓치면 열독이 장기로 들어가 어혈이 되어 입을 통해 토하게” 된다고 말이죠. 땀을 흘리면서 우리 몸은 체온을 다스립니다. 그런데 이 땀을 흘려야 할 때 그러지 않는다든가, 혹은 땀이 다 마르지 않았는데 억지로 씻어내면 몸의 자연스러운 체온조절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정옥샘은 땀이 흐른 다음 바로 샤워하는 게 가장 안 좋다고 하셨는데(일동 경악), 몸이 열려 땀이 흐른 다음 땀이 마르고 몸이 닫히기까지 충분히 시간을 들여야 몸의 항상성이 계속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바디>는 성(性)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였습니다. 재밌는 건 아주 오랜 세월동안 의학은 여성의 몸에 대해 정말 몰랐다는 사실이었습니다. 19세기 초엽까지 여환자를 눕혀놓고 시선은 천장을 향한 채 이불 밑으로 더듬더듬 진찰을 했다는 이야기는 토론 시간 내내 회자되었지요. 이런 무지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어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분유 업체의 압력(?)에 못 이겨 모유 수유 장려 결의안에 반대를 표명하는 ‘웃픈’ 사태도 있었다고 합니다. 출산은 출산 전까지 파악하기 어려운 질병이었고, 위생 불량으로 산욕열로 죽어간 임신부들도 부기지수였다고 하고요. 아무튼 의학사를 보면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습니다.
이 가운데 알아낸 것이 있다면 인간 세포의 공장이라 할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가 모계 유전이라는 사실입니다. 인간이 비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유성생식을 택했다면 그건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이고 그 핵심이 미토콘드리아인 것이죠. 그런데 지금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폴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나중에 인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저자는 이렇게 의미심장한 구절로 마무리를 합니다. “지금 자라는 아이들은 현대 역사에서 처음으로 부모 세대보다 덜 건강한 삶을 살 뿐만 아니라 수명도 더 짧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있다. 그러니 우리는 일찍 무덤에 들어가는 방향으로 먹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녀들을 함께 무덤으로 끌고 들어가는 식으로 먹고 있는 셈이다.”

다음 시간은 <바디> 끝까지 읽어옵니다.

수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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