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에이징 세미나

7.15 몸, 살림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0-07-10 16:26
조회
55
200715 몸 살림 세미나 공지

이번 시간에 침을 찔러본 곳은 수소음심경의 소부(少府)와 신문(神門) 자리였습니다. 소부는 주먹을 쥐었을 때 새끼손가락과 손바닥이 만나는 지점이고 신문은 새끼손가락을 타고 내려오면 보이게 되는 손목과 팔의 경계에 난 두 가닥의 주름 사이입니다. 참고로 다른 곳보다 더 아픕니다^^;; 심호흡 한 번 하고 용기를 가지고 찔러야 하지요. 심경은 심열을 내려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화가 치밀어 오르거나 열받는 일이 있을 때 만져주면 좋다고 합니다. 찔러보니, 따끔함과 침을 찌르는 내내 남아 있는 둔통 때문에 화를 잊어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효과는 좋습니다 ㅎㅎ

심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항상성입니다. ‘나대지 마 심장아’ 라고 하는 게 괜히 하는 말이 아닌 것이죠. 긴장하거나 화가 나면 말 그대로 피를 끓이게 되는데 그러면서 피가 모자라고, 어혈이 맺히고, 역행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게 되지요. 어혈이 발생하는 축혈증에 대해서는 저번 시간에 읽었는데요, “가래가 나오고 갈증이 나며 귀가 먹고 정신이 흐리멍덩하며 잊어먹기를 잘 하고 늘 더운물로 입을 가시길 좋아한다” 라고 나옵니다(권2 혈(血), 10). 특히 이중에 ‘잊어버리기를 잘 한다’는 증상이 눈에 띄는데요. 실제로 노화로 인한 기억력 손상은 혈(血)이 부족한 것이라고 진단합니다. 이것저것 신경 쓰며 피를 끓이고 있으면 몸은 알아서(?) 그런 화나고 긴장하게 만드는 것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것이죠(!).

<동의보감>을 읽다 보면 병은 사실 습관의 다른 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병 때문에 아프다고 하지만 사실 그 병은 우리 몸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울 때 가동시키는 방어기제 같은 것이죠. 그리고 병을 앓으면서 우리 몸은 다시 활동할 수 있도록 조율 활동에 들어갑니다. 가령 이번에 읽은 코피에 대한 글을 부분을 보면, 코피는 평소 놀라고 분주한 것이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비(脾)에 있던 열사(熱邪)가 간으로 옮겨가면 놀라고 코피가 나온다.” (혈(血), 13) 라고요. 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연관이 있는 장기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 산만한 생각들로 점철된 하루하루를 보내면, ‘비가 늘어진다’고 하지요. 그리고 그 늘어지는 생각들을 쳐 주는 것이 담(膽)이고 그 결단의 계기가 될 모려를 담당하는 것이 간입니다. 다시 말해 생각이 늘어진다는 것은 간담도 같이 상한다는 말이지요. 간은 영양분을 흩어주는 소설기능과, 피를 저장하는 장혈 기능을 하는데요, 영양가 없는 생각이 이어진다면 간 역시 제 기능을 못할 것입니다. 그럼 피는 순행하지 못하고 역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생각이 산만하다는 건 뭘까요? 그건 깊은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보들의 범람에 자신이 노출되어 있다는 것 아닐까요. 가령 이번에 우리가 읽은 <바디>에서 보면, 비타민제, 물, 운동에 대한 상식 같은 것이 줄줄이 사실무근이라는 것을 밝혀냅니다. 가령 ‘물을 많이 마시면 좋다’, ‘하루에 여덟 잔 이상의 물을 마시자’라는 말을 우리는 너무 많이 듣고 살아서 마치 그게 진리인 양 생각하고 따릅니다만, 사실 물을 8잔 마시는 게 왜 건강에 좋은지 깊이 따지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그저 막연히 갈증을 풀어주고 순환을 도와주는 물은 마실수록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상식들, 정보들은, 막상 파헤쳐보면 막연하게 ‘좋을 것이다’라는 환상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요? 그럼 이번 <바디>에 나왔던 ‘빈 칼로리’ 처럼, 장부들이 열심히 일은 하긴 하는데 아무런 영양도 받지 못해 헛배가 차는 상황이 되는 것이고요.

 

다음 시간은 <바디> ‘신경과 통증’ 까지 읽어옵니다.

 

수요일에 만나요//
전체 1

  • 2020-07-13 15:50
    습관이 병을 만드는 것 맞습니다. 하나의 습이 고착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리듬이 깨어졌다는 말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병을 앓는다는 것은, 자연의 리듬에 어긋난 몸이 그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이지요. 잘 앓을 필요가 있겠네요.
    동의보감을 지도로 건강과 지혜를 함께 찾아가는 길, 시즌 3이 시작됩니다. 몸, 살림 세미나 함께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