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에이징 세미나

10.7 몸살림 세미나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0-09-26 12:47
조회
89
'몸, 살림 세미나'를 하다보면 나와 주변 사람들의 건강에 대해 살피고 생각할 시간이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런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는 것은 일종의 행운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선생님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다 보면 아무런 대비도 못한 채 몸의 일부분을 잘라내야 한다는 권고를 받는 일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0_0 특히 이번 시간에는 걸핏하면 잘라내는 부위, 비장에 대해 공부했기에 자연스럽게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습니다.



비장은 위에 붙어 있는 아주 작은 부위입니다. 그래서 이런 건 왜 있나...마치 사족처럼 느껴지는 부위이지요. 하지만 한의학에서 비장과 위장을 그린 것을 보면, 비장이 훨씬 크게 그러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이 그림을 그린 사람들이 비장이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기 때문이 아니라 비장이 하는 역할을 그만큼 크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비-위 한 쌍에서 비는 장, 위는 부입니다. 둘 다 음식물을 소화하는 과정에 관여하지요. 여기서 비의 역할이 중요한데, 바로 음식물을 소화할 수 있는 물질로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또 정미로운 물질을 폐로 올려 보내주기 때문에 폐가 나쁘다면 일단 비부터 봐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음식물을 수납하고 소화하는 과정의 첫 과정에 비가 있는 셈이지요. 만약 비가 없다면 음식을 먹어도 그것에 정제되지 않아 버려지거나 노폐물로 쌓이는 것이 많을 것입니다. 양의에서 비는 일종의 림프계로 보고 쉽게 절개해 버리지만, 림프계의 역할 자체가 영양을 받아들이고 구분하는 역할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작다고 함부로 취급할 장기는 아닙니다. 그런데 비가 사이즈가 작고, 나중에 이것이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덜컥 겁을 먹고 잘라내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놀랍기도 하고 나도 의사가 그렇게 하자고 하면 끌려가지 않을 수 있을까 되묻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침을 놓아본 자리는 태백입니다. 태백은 비장의 원혈인데요, 엄지발가락 옆의 툭 튀어나온 부분에서 라인을 따라 세 치 정도 올라간 자리입니다. 발목 쪽으로 침을 놓으면 되는데, 생각보다 많이 아프더라구요^^;; 그런데 뭔가 쑥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0_0 소화가 안 될 때는 태백과 족삼리에 놓으면 직빵!이라고 하니 속이 더부룩하신 분은 한번 시험해 보시길~!




미생물 관련해서는 <극단의 생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에는 온갖 '극단적 환경'에서 살아남은, 심지어 그런 환경을 선호하는 미생물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미생물들이 유별난 게 아니라는 것! 극단적인 환경에서 미생물이 살아간다는 것은, 그들이 환경을 파쇄하고 분해하며 변형시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미생물 하면 떠올리는 '발효' 작용이 그것이지요. 어디서나 일어나는 발효작용은 뭔가를 부패시키면서 거기서 생성되는 에너지를 얻어 다른 것으로 변형됩니다. 미생물이 끊임없이 거듭하는 이 발효 과정이 있기에, 우주의 지금 모습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 책은 극단적 환경의 미생물들을 통해 말해주는 것입니다. 이런 미생물의 생태를 보고 있으면 작다고, 큰 병으로 발전할 것 같다고 잘라내는 비장, 뿐만아니라 더 작고 왜 있는지 잘 모르겠는 부위에 대해서도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크기나 역할 같은 것을 나누는 건, 그것이 가장 높은 층위의 '나'를 위해 있다고 생각할 때나 가능한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은 모든 것이 각자 자신의 일을 하는 것이 선행되고, 그것이 순환되는 생태계로서 내가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 같고요. 나라는 것은 그 부단한 순환의 결과라는 것. 이를 이해한다면 쉽게 잘라내고 없앨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9월 30일은 추석 연휴 관계로 휴강이고요, 10월 7일에 다시 뵙겠습니다.

<극단의 생명>은 12챕터까지 읽어오시면 됩니다.



추석 잘 보내시고,

수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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